안녕하세요 찰리입니다.
오늘은 샘 페킨파 감독이 만든 서부극 한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샘 페킨파 감독을 설명할때는 '폭력의 미학'과 '논란의 작품'이라는 수식어들이 자주 쓰입니다. (페킨파는 '피의 시인'이라고도 불립니다😗)샘 페킨파 감독이 만든 서부극이라고 하면 그의 가장 유명한 대표작 <와일드 번치>(1969)가 생각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와일드 번치>(1969)는 처음부터 충격적인 장면들과 10여분에 달하는 잔인한 총격전으로 시작합니다. (영화의 첫 대사는 '만약 움직이면...죽여버려!'라는 대사이죠😮)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총격전 또한 입벌리고 보게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영화는 <와일드 번치>(1969)가 아닌, 그에 비하면 훨씬 말랑말랑한 <하오의 결투>(1962)라는 영화입니다.

<하오의 결투>(1962)는 <와일드 번치>(1969)와 마찬가지로 '수정주의 서부극'입니다. 수정주의 서부극이란 서부극 장르 초기의 선과 악의 뚜렷한 구분이라는 특징 대신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한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는 서부극 장르의 후기 특징을 가진 영화들로 '반(反) 서부극'으로도 불립니다.<하오의 결투>(1962)는 수정주의 서부극의 시작에 있는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서부극 장르의 후기에 만들어진 영화인만큼 서부극장르 영화들에서 대활약했었던 베테랑 배우들인 랜돌프 스캇과 조엘 맥크리어를 주인공들로 캐스팅한것 또한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랜돌프 스캇의 경우에는 이 영화가 마지막 영화출연이기도 했습니다)

<하오의 결투>(1962)는 어느 한 마을에 스티브 저드라는 은퇴한 연방 보안관이 도착하면서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를 기다리면서 길가에 서있습니다. 스티브는 사람들을 보자 자신을 반기는줄 알고 손을 흔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오는건 마을 경찰의 길을 어서 비키라는 반응입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서부극의 전형적인 선한 주인공 캐릭터가 얼마나 더이상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의 시대는 이미 지나버린것이죠.
스티브는 마을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옛 친구 길을 찾습니다. 그는 길에게 금광에서 은행으로 금을 운반하는 일을 같이 하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길은 이 제안을 듣고 중간에 금을 가로채려는 다른 꿍꿍이를 가집니다. 스티브, 길, 그리고 길의 젊은 파트너인 헥 이 세명은 같이 길을 떠납니다. 길은 스티브를 조금씩 떠보지만 스티브는 전혀 금을 가로챌 생각이 없습니다. 
스티브, 길 그리고 헥은 길을 가다가 어느 농장에 하룻밤 머물게 되는데 그곳에서 엘사라는 젊은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엘사는 자신에게 과하게 엄격한 아버지에게서 도망쳐서 자신에게 결혼을 하자고 말한 해몬드가 있는 금광에 가려고 합니다. 엘사는 스티브, 길, 헥을 보고 자신의 기회가 왔다고 판단하고 아버지에게서 도망쳐서 그들과 합류합니다. 이들은 과연 각자가 원하는 것들을 얻게 될까요?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과연 무엇일까요?

<하오의 결투>(1962)는 이미 자신의 시대가 지나버린 이들에 대한 영화입니다. 이 주제는 <하오의 결투>(1962)뿐만이 아니라 페킨파의 영화들에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영화는 구원에 관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 안에 내재되어있는 선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는 꽤나 자주 미국의 감옥에서 상영이 된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항상 보는 이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고 한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페킨파가 영화의 주제에 대해서 잘 그려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를 제외하고도 이 영화는 아름다운 서부의 가을 풍경을 담고 있고 (배경인 가을은 이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과도 맞닿아있죠😉) 주인공 스티브와 길의 티키타카 또한 영화의 재미를 더합니다. 애송이 같은 헥이 스티브와 길 앞에서 날뛰는 모습을 보면 보는 우리마저 내적으로 쯧쯧거리며 잠시나마 라떼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리 말씀드리자면 길의 빨간내복은 꽤나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페킨파의 대표작은 흔히 <와일드 번치>(1969)지만 일부 평론가들은 <하오의 결투>(1969)를 페킨파의 최고작으로 뽑습니다. 서부극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좋아하신다면 더더욱 와닿을 영화지만,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이번주말에는 서부극 한편 어떠실까요?🙂


P.S. <하오의 결투>(1962)왓챠, 웨이브 그리고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감상하실수 있습니다!

P.P.S. '가장 순수한 페킨파'로 묘사되는 <가르시아>(1974)(원제는 '알프레도 가르시아의 목을 가져와라'라는 꽤나 무시무시한 제목입니다😗)와 페킨파의 또 다른 수정주의 서부극인 <관계의 종말>(1973) 또한 왓챠, 웨이브 그리고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감상 가능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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