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_03호
 아동 필독 도서로 곧잘 선정되는 시튼 동물기에는 <늑대왕 로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로보가 이끄는 늑대 무리가 미국 뉴멕시코 주 농장들을 덮쳐 손해를 끼치자 사람들은 덫, 독극물 등 온갖 함정과 속임술 써보지만 똑똑하고 영리한 로보를 잡는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현상금을 걸고 사냥꾼들을 고용해도 잡히지 않자 농장 사람들은 로보의 짝인 암컷 블랑카를 먼저 잡습니다. 그리고 블랑카의 사지를 찢어 덫과 함께 넣아둡니다. 블랑카를 잃은 로보는 이성을 잃었고 슬픔과 분노에 휩싸여 늘 쉬이 피하던 덫에 걸리게 됩니다. 포획된 로보는 사람들이 주는 먹이는 커녕 물도 마시지 않고 굶어죽고 맙니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이지요. 
 "인간적이다"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드시나요? 따뜻함, 공감, 정이 넘치는 이미지는 혹시 아닌가요? 그러나 시튼 동물기 <늑대왕 로보>에서 보여지는 인간상은 그런 것들과 거리가 멉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모습들은 우리 사회에도 곧잘 목격됩니다. 
 어미 고양이 앞에서 새끼 고양이들을 무참히 살해하거나 타인의 반려견을 잡아먹는 사건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떤 모습이 진짜 인간적인, 인간다운 모습일까요. 여러분은 어떤 모습을 추구하시나요?
# 쉼터 소식
태여&태을 중성화 수술했어요.

 태여와 태을이가 중성화 수술을 마치고 쉼터로 돌아왔습니다. 수술로 아프기도 아프고 병원도 낯설어서 힘들었을텐데 대견하게도 잘 견뎌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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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흥건한 외부견사에 임시방편

 외부 견사 중 물이 흥건한 2칸에 팔레트와 벽돌로 임시방편을 하였습니다. 수고해주신 봉사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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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 뉴스
 어느 부부싸움의 결말

 화성시 아파트 화단에서 강아지 사체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망 원인은 부부싸움으로 홧김에 강아지를 창 밖으로 던졌다고 알려졌습니다.
  부부싸움, 연인 간의 싸움 등 사람 간의 다툼에 화풀이 대상으로 반려동물이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1년 12월 20일, 수원지법은 남편과 다툰 뒤 분을 참지 못해 16층에서 반려견을 던져 죽인 A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였습니다. 한 생명의 무고한 죽음에 대한 처벌치고는 너무나 가벼운 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의 동물보호법은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솜방망이 처벌은 범죄를 억제하기는 커녕 오히려 화를 부르기도 합니다. 
 동물은 물건이 아닙니다. 더 이상 재물손괴 수준의 처벌로는 안 됩니다. 
 디시인사이드 대표 입건

 살아있는 길고양이 몸에 불을 붙힌 이른바 <VPN테스트> 사건에 이어 햄스터 학대 게시글까지 올라온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대표가 입건되었습니다. 접속자를 늘리기 위해 동물 학대 및 엽기적 행각을 방조, 방관한 혐의로 고발되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였습니다. 
 디시인사이드 야옹이 갤러리에는 캣맘을 조롱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건이 올라오며 길고양이 학대를 옹호하고 부추기고 있습니다. 학대 자체에 쾌락 등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그러한 행위를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공개함으로써 이를 보고 분노를 표하는 캣맘 및 일반 대중의 반응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디 이번에는 강력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져 동물학대가 범죄라는 것이 제대로 사회에 각인되길 기대합니다. 
# 도서 추천_철학자와 늑대

 너의 사랑을 잃을까 두려워
 진짜 공포는 브레닌을 잃게 된다는 절박함에 있지 않았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중략..) 가장 큰 두려움은 나의 늑대가 더 이상 내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낄 것이라는 데서 왔다. 자기를 사랑해 줘야 할 사람이 며칠이고 고문을 했다고 느낄지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 책은 어느 괴짜 철학자가 늑대 브레닌과 11년을 함께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철학자의 수업에 동행하여 학생들을 대신해 큰 하품으로 철학 수업의 지루함을 호소하거나 소들이 노니는 강가 주변에 설치된 전기 담장에서 철학자와 브레닌이나란히 가벼운 감전을 겪는 등 소소하지만 평범하진 않은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저자가 철학자인 만큼 브레닌과의 관계와 삶 속에서 느낀 성찰들은 동물과 반려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7장 아직 너를 보낼 수 없어>에서는 죽어가는 브레닌을 살리기 위한 철학자의 고군분투가 그려져있습니다. 밤낮없이 두 시간마다 부패한 상처 부위를 소독하는 일은 악취로 고역스러웠지만 그 보다 브레닌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한다는 것, 소독을 위해 커다란 넥카라만 꺼내도 겁을 먹는 브레닌의 모습을 보면서 철학자는 자신이 브레닌을 괴롭히고 있다는 절망을 느낍니다. 그리고 브레닌이 "내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낄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입니다.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지켰는 분들이라면, 특히 노환이나 질병으로 반려 아이도 보호자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보신 분들이라면 너무나 공감할 내용들을 철학자는 매우 솔직하면서도 이성적인 어조로 적어내려갔습니다. 다가오는 반려 아이의 죽음도 두렵지만 반려 아이 생의 마지막을 보호자라는 내가 망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 애정의 대상에서 원망의 대상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불안. 그 불안은 철학자의 말마따나 공포입니다.  
 단순히 철학자와 늑대의 만남이라는 독특함을 벗어나 한 마리의 동물이 한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읽어 내려가면서 "반려()"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되새겨 볼 수 있는 책입니다.
# 함께 생각해보기 _ 이름을 붙여준다는 것
 이 거리의 생명에 (この街の命に)
 이 뉴스레터를 작성하고 있는 필자가 학생이던 시절, 일본 연수 중 보았던 단편 드라마입니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동물애호센터」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수의사들의 이야기로 이들의 주 업무는 '처분'입니다. 끊임없이 들어오는 유기견, 유기묘들은 단 5일의 공고기간 후 '처분'합니다. 업무에 대한 회의감과 죄책감을 느끼지만 공무원이고, '일'이라는 이유로 애써 외면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한계를 느낄 무렵, 새로운 소장이 부임하면서 센터는 '처분'보다는 '양도' 즉, 입양을 늘리기 위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XX월 XX일 : 처분 대상 흰색1, 검은 색2, 갈색2 .. 
 입양을 늘리기 위한 첫번째 작업은 "이름 붙이기"였습니다. 그 전에는 아이들의 털색을 기준으로 개체를 확인하였습니다.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인식을 달리한다는 것이자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너와 나 사이에 관계가 생기는 것.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작은 큰 변화를 가져와 '처분' 대상을 줄이는데에 성공합니다. 물론 100% 달성은 아니지만요. 
 길 위의 아이들은 이름이 많을 수록 안전하다고 합니다. 이름이 많다는 것은 그 아이를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거든요. 밥을 주고 얻어먹는 사이이던 종종 눈만 마주치는 사이이던 사람과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거리, 이 사회에서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나 최근, 길 위의 아이에게 소리내어 이름 부르는 것을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저 아이가 사람에게 친화적이 되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의선 책거리 고양이 자두, 창원 고양이 두부 등 사람을 좋아하고 따르던 아이들이 처참히 희생당한 사건들이 있었기에 더욱 조심스러워집니다. 
 그럼에도 길 위의 아이들에게 이름을 붙여주시길 바랍니다. 비록 소리내어 부르지 않아도, 아이를 마주할 때 마음 속으로만 부르더라도 이름을 붙여주세요. 지켜봐주세요. 
 이름은 곧 관계가 되고, 어린왕자에게 사막여우가 말했듯이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 입양 홍보
# 후원하기
 150여 마리의 아이들이 있는 양주 쉼터에는 일손 만큼이나 물품도 많이 절실합니다. 
 후원자님들의 작은 관심은 큰 도움이 됩니다.

  • 개, 고양이 사료, 캔 및 기타 간식
  • 이불, 강아지 옷, 사각 철장(대)
  • 고양이 모래
  • 청소용품 – 세탁세제, 락스, 주방세제, 고무장갑, 수세미, 화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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