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V. LETTER
며칠 전 화재사고를 뉴스로 접하면서,  매거진MSV <Mobility>호에서 다루었던 실내 안전과 관련된 이슈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위급상황시 자력으로 대피하기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스스로 빠르게 출구를 찾아 뛰어나가기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이렌 소리를 듣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 디자인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독자분들이 기존에 인지하지 못했던 '안전'과 관련된 더 넓은 시야를 가지길 바랍니다. 아래 내용은 <Mobility> 호를 재편집하여 제작되었습니다.

글 김병수 ㅣ 매거진 MSV 발행인
일러스트 ㅣ 젬마 Gemma

<Interview>
이동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에게
안전은 최우선 과제 


'안전하다’의 사전적 정의는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음. 또는 그런 상태’ 입니다. 코로나 이후 안전한 주거공간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창간호인 <Mobility>호에서 인터뷰한 장애인, 노인, 영유아 동반자, 임산부 등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국가에서 지정하고 있는
안전취약계층입니다. 그런데 혼자 있을 때 화재가 나거나, 낙상을 당하거나, 물난리가 나는 등 집안에서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아래 인터뷰이들의 경험담을 들어보시죠.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한 안전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최근에 겪은 사건이 있다고 들었어요.

3주 전이었어요. 자고있는데 오전 7시 20분경에 화재가 났으니 대피하라는 관리실 안내 방송이 계속해서 나왔어요.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8시 반쯤 활동보조 선생님이 오시거든요. 아직 이른 시간이라 저 혼자 나갈 수도 없었어요.게다가 저는 폐가 약해서 유독가스를 잘못 마시면 위험해져요. 머리가 하얘지고 눈 앞이 깜깜했어요. 강아지만 끌어안고 ‘얘야 우리같이 하늘나라 가게됐어.’하면서 울고 있는데 이상하게 소방차 소리가 나질 않았어요. 문을 겨우 여니까 옆집 아주머니들이 대화를 하고 있고, 들어보니 화재 경보가 오작동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네요. 오작동이었다는게 천만 다행입니다.

중증 장애인들, 특히 혼자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대책이 없어요.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도 작동이 멈추잖아요? 저는 2층에 살고 있고요. 도와 주는 사람이 없으면 저는 그대로 갇히는 거예요. 방독면만이라도 구비가 되어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5분정도 119가

올 때까지 버티기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소화기도 손 닿는 곳으로 이동시켜

놓아야겠어요. 다행히 그 뒤로 집에 119 직통전화를 설치해준다고 하셔서요. 곧 설치 할 예정입니다.

 

전상실 님, MSV <Mobility> 21p



낙상이라든가 화재 같은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나면 누구나 당황하게 될 텐데요. 비슷한 경험을 하신 적 있나요?

집에 물난리가 났었어요. 그런 상황에 저 혼자 있었다면 진짜 답이 없었을 것 같아요. 물이 발목까지

차올랐었거든요.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화장실 타일이 깨지면서 폭포수처럼 물이 쏟아졌어요.

바로 정전이 됐죠. 마침 저녁이어서 잘 보이지도 않았고요. 총체적 난국이었어요. 혼자 있을 때 그런

재난상황이 온다면 어떨지 상상이안가요. 쉽지않을 것같아요.


버튼을 눌러서 119에 구조요청을 할 수 있는 호출 벨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전화기 형태로 된 게 있는데요. 한 번도 이용은 안 해봤어요. 비상시에 쓰라고 준 것 같은데 실제로 비상상황에서 별로 유용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걸 제 방에 놓지는 않고 거실에 두었는데, 결국 거기까지 가서 눌러야 되는 거잖아요. 실제로 위급한 상황이 생기니까 그걸 누를 정신이 없더라고요. 게다가 그 버튼이 불길 속에 있다면 사실 무용지물이잖아요. 아무래도 전화를 하게 되죠. 그리고 만약에 불이 났다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게 휴대폰이고요.


박위 님, MSV <Mobility> 34p 




혼자 집안에 계실 때 가장 걱정되는 상황이 있다면 어떤 때인가요?

낙상이 가장 위험한 것 같아요. 저는 넘어지면 혼자 일어나지 못해요. 예전에 넘어질 땐 무릎을 꿇으면서 넘어지거나 엉덩 방아를 찧는 게 가능했는데 진행성 근육병이다보니 점점 힘이 약해져서 지금은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더라고요. ‘이젠 정말 잘못 넘어지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씻을 때 화장실에서 미끄러졌던 적이 있었는데 정말 위험했죠. 또 휠체어에서 바퀴달린 의자로 몸을 이동할 때 의자가 뒤로밀려서 넘어진 적도 있었어요.


조서연 님, MSV <Mobility> 47p 

 

<Key Needs>
안전사고 발생부터 대피까지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자력 대피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화기가 옆에 있다면 직접 대처할 수도 있지만,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울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빠르게 대피할 수 있어야합니다.물론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가족의 도움을 받아 대피를 하거나 응급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능합니다.그러나 혼자 거주하고 있거나 일시적으로 혼자 남겨져 있는 경우 대피에 상당한 제약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에게도 자력으로 대피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건축 설계로만 가능하지 않습니다. 위급 상황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즉각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터칭포인트Touching Point를 고려해야합니다.


감지에 의한 자동신고

대피도 중요하지만 위급상황 시 빠르게 구급요원이나 가족,지인에게 나의 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신고를 해야합니다.그러나 낙상을 당했을 때 일시적인 충격으로 정신을 잃거나 가스 중독 등으로 정신을 잃는다면 자력 신고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거주자의 상황을 기기나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감지하고 신고하는 기능이 유용한 솔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장애를 가진 사람뿐 아니라 어르신, 영유아 등 안전취약계층 모두에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안전한 대기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이나 어르신 네명 중 한 명은 혼자 거주하고 있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력으로 대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고 이후에 최대한 몸을 보호하면서 안전하게 기다려야하는데요. 화재가 발생했을 때,이동이 어려워 대기가 우선인 사람들을 위해서는 호흡기를 보호하는 개인용 방독면이나 특별한 보호구가 구비되어야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대처

기도 확보, 인공호흡, 심폐소생술 등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조력자의 정확한 대처가 중요합니다. 평상시에 응급조치 요령을 숙지하지 못한 경우, 조력자는 실시간 영상을 통해 구급요원의 지시에 따라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꼭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있는 상황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난 많은 분들은 유사한 장애를 가진 부부도 있었습니다. 물론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혼자 남겨져 있을 수도 있고요. 정확한 대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장애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제품과 환경이 셋팅되어야 합니다.

Our philosophy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과 가치는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지속가능한 가치를 위해 디자인합니다. 우리는 디자인의 역할이 심미적인 것뿐 아니라 사람을 살리고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에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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