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13
예술적 하루를 위한 작은 쉼표,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김희경 기자입니다. 

 '7과 3의 예술'
에서 7과 3은 도레미파솔라시 7계음, 빨강 초록 파랑의 '빛의 3원색'을 뜻하는데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시키는 예술은 모두 7계음과 3원색으로부터 탄생합니다.
 '7과 3의 예술'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공연이나 전시 등을 살펴보고,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낸 예술가들의 삶과 철학을 경유합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채워줄 작고 소중한 영감을 전합니다. 

 64회는 낙서 하나로 미술계를 뒤흔들고, 앤디 워홀에 버금가는 명성을 누린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육십 네번째 편지>

 최고가 기록 화가들의 평행 이론, 
                                  장 미셸 바스키아
바스키아의 '무제', 1982, 개인 소장
워홀의 '총 맞은 마릴린 먼로', 1964, 개인 소장
 (*그림들을 크게 확대해 보실 수 있습니다.)  

"나는 17살 때부터 늘 스타가 되길 꿈꿨다."

"자기 홍보는 마치 심심풀이 땅콩 같다.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으니까."

 한 사람이 얘기한 것처럼 보입니다. 누구보다 돋보이고 싶어 하고, 관심받길 원하는 인물로 보이네요.

 그런데 한 사람이 한 말이 아닙니다. 각각 다른 사람의 얘기입니다. 스타가 되길 꿈꾼 인물은 '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미국 출신의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1960~1988)입니다. 두 번째 얘기는 '팝 아트'의 선구자인 미국 화가 앤디 워홀(1928~1987)이 한 말입니다.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진 두 화가가 비슷한 말을 했다니 놀라운데요. 바스키아는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낙서로 유명해진 인물입니다. 그러다 보니 속세엔 관심이 별로 없고 어두운 음지에서만 활동했을 것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죠. 반면 워홀은 탁월한 사업 감각을 갖추고 대중적인 작품들을 남긴 화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장 미셸 바스키아
  그런데 사실 두 화가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어록에서 알 수 있듯 둘 다 스타 의식으로 가득했고, 목표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 명성은 오늘날 경매 시장에서도 톡톡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화가의 작품 모두 최고가 기록을 연이어 달성했죠. 바스키아가 그린 '무제'(1982)는 2017년 소더비 경매에서 1억1050만 달러(당시 약 1200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경매에 나온 미국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기록은 지난 9일(현지 시간) 워홀에 의해 깨졌는데요. 워홀의 ‘총 맞은 마릴린 먼로’(1964)가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9500만 달러(약 2500억 원)에 낙찰된 겁니다. 

 평행 이론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훗날 최고가 기록을 세울 화가들끼리 서로 알아본 걸까요. 두 사람은 32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만나자마자 친해졌습니다. 바스키아가 유명해진 것도 워홀의 힘이 큽니다. 

 이번 레터는 두 사람 가운데 바스키아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워홀에 대해선 예전 레터의 글(마케팅 대가 앤디 워홀 사업 잘하는 것이 최고의 예술김희경의 7과 3의 예술 | 한경닷컴 (hankyung.com))을 다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럼 낙서 하나로 미술계를 평정했던  >자세히 보기
김희경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경영 겸임교수. hkkim@hankyung.com

'7과 3의 예술'을 카카오톡으로 공유하세요!
7과 3의 예술
COPYRIGHT ⓒ 한국경제신문 ALL RIGHT RESERVED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