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선생님, 교육의봄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입니다. 긴히 드릴 말씀이 한가지 있어서요.

$%name%$ 선생님, 교육의봄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입니다. 설날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코로나로 인해 명절다운 명절을 보내지 못한 채 아마 조금은 허전하게 연휴를 보내셨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당연하게 여긴 평범한 일상과 만남이 사실은 귀한 것임을, 우리는 잃고 나서야 느끼게 되곤 합니다.   

저희는 지난 6개월 간 숨 가쁜 시간을 달려왔습니다. 10월에 출범식을 진행하고 11월부터 두 달 동안 채용 실태를 확인하는 포럼을 진행했지요. 선생님께서도 관련 소식을 이메일을 통해서 보셨겠지만, 기업의 채용 현황을 확인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선생님께 편지를 드린 것은 특별한 요청 한가지 때문입니다. 다름 아니라 선생님을 2021년 2월을 기해 ‘교육의봄’ 월정 후원자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상황이 가능하시면 월 10만원을 후원하시는 텐텐 클럽 회원으로도 모시고 싶습니다. ‘교육의봄’이 무엇 때문에 나를 정기 후원자, 텐텐 클럽 후원자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하는가, 궁금해 하실 것입니다. 잠시 저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지난 8월 교육의봄이 창립되기 직전, 사실 저희 재정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지원금 2천만 원이 고작이었습니다. 중요한 일인데 재정이 부족하니 막막했습니다. 교육운동을 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입시 경쟁 해소와 사교육 부담의 문제를 교육 운동 논리로만 풀어낼 수는 없고, 교육에 영향을 주는 기업의 채용이라는 근본의 문제를 다루어야한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일에 나서는 이들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일은 기업을 변화시키는 일이라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육운동을 하는 당사자들에게 채용의 변화란 내게 익숙한 교육 운동의 경험과 자산이 다 소용없는, 그래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낯설고 부담스러운 영역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희마저 뒤로 물러설 일은 아니었기에 시작된 일입니다.   

새 일을 시작하려 했던 2020년 초반, 이 막중한 일에 뜻을 같이 할 후원자들을 찾지 못해서 법인 승인 자체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그때 재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정말 생명을 얻는 산통과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가까스로 몇몇 소수 기관과 거액 후원자들이 나서서 초기 재정문제를 해결해 주셔서 교육의봄이란 배를 출범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러나 그 후원금들도 단체를 출범시키는 데 필요한 한시적 재정이고, 1~3년이면 다 소진될 모래시계 같은 재정이었습니다. 그 후원금엔 “우리가 이렇게 급한 불을 껐으니 1-3년 사이에 교육의봄 뜻에 동의하는 이들을 찾아 단체를 든든하게 만드세요.”라는 바램이 담겨 있었습니다. 저희가 왜 그것을 모르겠습니까?   

그래서 올해부터 월정 후원자들을 얻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올해 1,000명의 월정 후원자를 얻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300명의 월정 개인 후원자들이 교육의봄에 참여하고 계시는데요. 그런 목표라면 700명만 더 얻으면 될 일이겠지요. 하지만 사람들이 어떤 일에 후원을 한다는 것은 단지 취지가 좋다고 될 일이 아님을 저희는 잘 압니다. 취지와 뜻이 아니라 변화의 열매가 후원의 결심을 이끌어내는 것이지요. 그러니 보여줄 변화의 결실이 없는 창립 시기에 700명의 후원자를 얻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도 저희들이 기대하는 것은 저희와 같은 마음을 품은 이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저희가 물질과 시간을 교육의봄에 쏟는 것은 결실을 이미 얻었기 때문이 아니라 꼭 지켜야할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언젠가 그 뜻이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보았기에 낭비적이고 무모할 것 같은 일에 삶을 쏟는 것입니다. 시민들 가운데서도 저희 같은 분들이 나타날 것을 저희는 바라고 또 기대합니다.   

13년 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시작하기 직전의 일이었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후원자를 만날 기반이 없었을 때였는데요. 한 분의 목회자를 기억했습니다. 높은뜻 숭의교회 김동호 목사님이셨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세상에 나오기 여러 해 전, 저희들에게 “언제 도울 일이 있으면 나를 찾으시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말씀을 기억하고 그분을 찾아뵙고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목사님, 저희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단체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런데 아직은 열매를 보여드릴 것이 없습니다. 후원자도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도 일할 직원은 필요하니, 한 사람의 인건비를 한 2년 간 해결해 주세요.” 그렇게 우리의 필요를 내어놓고 요청했습니다. 적지 않은 액수의 후원 요청이었습니다. 목사님은 그때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좋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우리 교회가 후원하겠다고 함은 당신들이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 아닙니다. 열매를 거두지 못해도 좋습니다. 실패해도 좋습니다. 나는 그 일에 자기 인생을 쏟아 부은 당신들을 보고 이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직원 한 사람의 인건비를 2년간 후원해 주셨습니다.   

지금도 그때 목사님의 말씀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겁습니다. “열매를 내놓아야 후원하겠다, 그런데 당신들은 아무 것도 없지 않느냐, 다음에 결과를 가지고 오시오.” 그렇게 돌려보내지 않고, “실패해도 좋습니다. 열매를 보고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들을 보고 하는 것입니다.” 그 말씀이 아직도 오래 마음속에 남아 우리를 위로합니다. 그런 조건 없는 후원, 열매가 아니라 뜻을 본 후원, 전략이 아니라 사람을 본 후원이었기에 저희들이 큰 용기를 얻어 12년간 지치지 않고 일하며 수많은 변화의 결실을 거두었지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연장선에서 시작하는 교육의봄 일도 그렇습니다. 30대 젊은 대표들에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큰 짐을 내어 맡기느라 무엇을 내어 달라 말할 형편이 아니기에, 2020년 2월에 빈손으로 새 일에 나섰습니다.   

사실 지금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저희들의 심정은 마치 13년 전 김동호 목사님을 뵈러 갈 때와 같습니다. 선생님께 후원자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 드리지만 송구하게도 아직은 큰 열매를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저희들은 선생님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나도 후원에 참여하겠습니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 아니라 뜻에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무거운 과제, 입시경쟁에 노예처럼 잡혀 사는 아이들을 자유케 하겠다는 그 뜻 하나에 나도 당신들처럼 내 삶의 일부를 걸고 후원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십 수 년 전 김동호 목사님이 저희에게 해 주신 말씀을 선생님께 듣고 싶습니다. 선생님을 포함해 그런 분들 700명만 우리 곁에 있다면,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열매가 아니라 뜻을 보고 후원하실 700명이 저희 곁에 계시다면, 두려움이 없이 전진할 것입니다.   

언젠가 교육의봄이 변화의 열매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때 후원 요청은 오늘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와는 달리 변화의 증거를 담은 내용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런 변화의 역사가 있으니 나도 이 운동에 후원자로 동참해야하겠다”, 그런 마음이 시민들 속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보십시오. 2~3년 후면 선생님 주변 여기저기서 우리가 뿌린 씨앗이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출신학교 중심 채용의 구조가 깨지고, 다른 역량과 기준으로 채용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도처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또한 그런 채용 정보가 17개 시도 교육청을 통해 부모들과 교사들과 정치인들에게 전달되어, 아이들을 기르는 양육 방식,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 방식,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 제도를 이대로 두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없겠구나, 그런 각성이 일어날 것입니다. 사회와 교육계 속에 혁명과 같은 변화가 퍼져나갈 것입니다.   

세상이 바뀌고 채용과 교육에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어 너무도 반가운 나머지 사람들은 “어찌 해서 내가 그토록 바라던 일이 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가”, 그렇게 놀라워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 변화의 이면을 파고들었더니 어김없이 교육의봄이 일해 온 흔적이 발견될 것입니다. “저절로 찾아온 변화가 아니라 땀 흘려 고생한 결과이구나”, 그렇게 알아차린 후 그분들은 이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때 선생님은 그분들이 위로와 기쁨을 얻는 것을 보며, 뜻만 있고 열매가 없던 시절에 오늘 이 편지를 읽고 후원자로 나선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을 위해 저희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그러니 선생님, 교육의봄 속에 담긴 뜻만 보고 후원자로 참여해 달라고 저희들이 내민 손을 잡아 주십시오. 아직 변화의 조짐이 완연하지 않은 이때, 황무지와 같은 메마른 빈들 위에 서 있는 저희들에게 “그대들은 걱정 마시오. 아이들의 생명과 자유를 지켜 주는 그 일에 나도 그대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소.” 그렇게 격려하시며 이 일에 후원자로 나서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1. 2. 15.
교육의봄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올림
 

※ 이 편지를 읽으시고 교육의봄 월정 후원자로 참여해 주시고자 한다면, 아래 배너를 눌러주세요. 후원은 월 2만원부터 시작됩니다. 10만원씩 후원하는 분들의 모임인 텐텐 클럽에도 참여해 보세요.
 
※ 이 편지를 보내 드린 후 일주일이 지나서, 후원 결과에 대해 중간보고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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