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눈이 부시고 피부가 따갑도록 해가 쨍쨍, 또 어떤 날은 빗방울이 구름에서 지상으로 떨어질까 말까 눈치싸움 중인 여름입니다. 하지만 이 여름도 8월 8일이 되면 가을로 넘어가지요. 
팩토리는 오랜 시간 꾸려온 퍼블릭아트 프로젝트 《돌고 돌고 돌고》(이하 ‘돌돌돌’)를 일단락한 이후 ‘돌돌돌’에 집중했던 에너지를 다른 프로젝트와 아카이빙, 그리고 팩토리2의 2층 에디션숍과 사무공간을 재정비하는 데 쏟고 있습니다. 이르게 가을걷이로 손을 옮긴 팩토리의 소식들을 하나하나 소개합니다.
✉️ 매뉴얼북 <Truning Book-도는 방법> 제작 기획

‘돌돌돌’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팩토리2의 ‘터닝 피플’은 '나도 모르게 갇혀 있는 무심한 일상의 관성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이들을 위한, 기존 방향을 전환하거나 새로운 단계의 순환 방법을 제안하는 안내서'를 만들어보자 의기투합하였습니다. 가을에 출간 예정인 <Truning Book-도는 방법>(가제)에 많은 기대 바랍니다. 책의 내용을 돕기 위해 ‘돌돌돌’ 진행자로 함께 했던 이지연 님의 취지 글을 아래 소개할게요. 
“일 년의 시간을 보내며 땅과 식물, 사람, 음식의 관계를 예술의 범주 안에서 탐험하고 실험하였다. <터닝 북-도는 방법>은 프로젝트 참여자가 그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에서의 자원과 사람 간의 순환을 이해하고 향하는 간단하지만 도움이 되는 가이드를 만들고 제안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매뉴얼에는 가령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땅 배우기, 스쳐 지나쳤던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서 본능을 깨우기, 씨앗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 만들기, 음식의 순환 알아보기, 간편한 휴대 테이블을 만들거나 고치기, 자기만의 온실을 세워 순환 고리를 찾아 나가기 등. 일상에서 심고 가꾸고 만들고 고치는 과정을 통해 이 매뉴얼북을 소지하고 익힌 이는 누구나 자기만의 돌고 도는 방법을 터득해 우리와 관계하는 주변의 것들을 더 크고 깊이 탐험할 것이다.”
✉️ 스무 살의 팩토리를 축하하는 방법

2022년 12월 21일은 팩토리가 태어난 지 딱 20년이 되는 날이랍니다. ‘팩토리 20주년’이라니, 이 하나의 공간이 20년을 쉼 없이 운영되었다니, 믿어지시나요? 그런데 ‘20주년’이란 꾸밈어는 20년을 축하하기에는 조금은 김이 빠져요. 그래서 저희는 다르게 접근하기로 했습니다. 두 눈을 반짝이며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도 많은 ‘스무 살의 팩토리’로요. 2017-18년에도 팩토리는 15주년을 기념하며 <Serendipity>를 제작해 이전의 15년을 정리했어요. 스무 살의 팩토리는 지나간 시간보다 지금과 앞으로 올 시간으로 고개를 돌려봅니다. 인터뷰이 하나하나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서 즐거워하고, ‘아하’ 하며 무릎을 치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고, 더 많이 배울 예정이에요. 이 책은 팩토리 콜렉티브의 김다은과 이경희가 보라보라와 함께 ‘친구들’을 만나가며 준비하고 있답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아니 팩토리의 새로운 시작을 펼쳐 보일 ‘스무 살 기념 책자’에도 많은 기대 가져주세요.
“‘호기심 많은 예술가’인가 싶으면 때론 ‘논리적인 사색가’로, 어떨 때는 ‘열정적인 중재자’이거나 ‘사교적인 외교관’의 면모도 내비치며 유형을 넘나드는 스무 살의 팩토리 2는 언제나 그랬듯 오늘도 내일도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이어갈 참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그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를 들려줄까 한다. 삶의 모양과 색깔, 예술이 선사하는 감각과 경험, 변치 않는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하여 나눈 나와 당신과 우리의 이야기를 말이다.” (- 김다은)
* 15주년의 책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관련 내용을 참고하고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아카이빙 - 팩토리 유튜브

팩토리에 유튜브 채널이 있는지 아셨나요? 팩토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프로젝트의 부분과 전체를 영상으로 남겨왔어요. 필요한 경우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장을 찾아가 작가의 목소리를 담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취지를 알리기도 하고, 중간 과정을 기록하기도 했죠. 굵직한 프로젝트별로 블로그에 촘촘 차곡차곡 기록하기도 했지만, 좀 더 쉬운 접근과 너른 확장을 생각하다가 유튜브 영상기록이 용이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과거 비메오의 ‘갤러리 팩토리’ 계정에 있는 것도 있고, 새롭게 제작한 것도, 다른 프로젝트 블로그에 아카이빙해둔 것도 하나씩 정리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팩토리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시면서 다양한 사람, 시간, 예술, 삶이 교차한 영상들을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 전시 / A Vast in Z (강민희 작가 개인전) 
이번 주말, 팩토리2에는 강민희 작가의 개인전이 2주간 열립니다. 섬유디자인과 조소를 전공하면서도 오브제를 둘러싼 주변의 빛과 그림자의 서사에 관심을 갖고 탐구해 온 작가는 순간을 드러내는 비물질 현상의 덧없음, 주관적인 지각과 특정 시공간의 특성을 결합한 설치미술을 작업해왔습니다. 팩토리2에서는 전면의 창문을 경계로 안과 밖 사이를 유동하며 넘나드는 빛의 이야기를 창문 바깥에서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그림자로 경험하는 시적인 시간을 기대해봅니다.
“<A Vast in Z>(2022)는 실시간 창문 밖 사람들의 걸어가는 모습을 전시 공간 안에 드리우고 사라지는 그림자로써 추상한다. 실체가 없는 그림자는 거리 위 사람들의 표정, 생각, 이름 등으로 부여되는 개별성을 배제한 채 오늘날 도심 속 현대인의 고독, 익명성 그리고 타인과 구분되지 않는 유사성을 상기시킨다. 사람들의 걸어가는 페이스(pace)와 방향성에 따라 전시 공간 안에는 어둠과 빛, 즉 밤과 낮의 교차가 그려지며, 오늘날 인간 사회가 자초한 가속도 시대의 혼란한 시간성을 제시한다. 미지의 A 지점에서 Z 지점 사이 끊임없이 걸어가는 광활한 삶에서 우리는 지금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 작가노트 중에서)

전시명  A Vast in Z 
장소  factory2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기간  2022.8.6(토)-8.19(금) 11:00-19:00 (월요일 휴관) 
작가  강민희 
기획/설치 강민희 
머신러닝 김현철 
제너레티브아트 고휘 
사운드 문규철 
LED 시스템 아쏘드스튜디오 
포스터 이도경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1년의 퍼블릭아트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매뉴얼북, 20년을 축하하면서 새로운 디딤돌이 될 인터뷰 책, 수많은 시간과 노력과 사람이 담긴 영상까지. 팩토리는 각 프로젝트의 정리를 차곡차곡 진행하며 내년에 하고 싶은 일들도 함께 꼽아보며 즐거운 상상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곧 2층의 공간도 이와 함께 정리하며 소식을 전할 터이니 남은 여름도 건강히 나시고 팩토리로 자주 걸음해주세요!

기획 팩토리2 
진행 김보경, 이지연
디자인 김유나 (유나킴씨) 
에디터 뫄리아
디렉터 홍보라 
팩토리2 드림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