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프랑스 에너지 기업과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5년까지 프랑스에 수소전기차 5,000대를 수출한다. 지난달 스위스에 수소전기 트럭을 처음으로 수출하기로 한 데 이은 낭보다.
세계적으로 수소차 출시가 본격화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제작 기술을 보유한 현대차에 전 세계 업체들의 협력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에너지기업 에어리퀴드, 엔지와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한다고 14일 밝혔다. MOU에는 전 세계적 과제인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고, 대기오염을 줄이려는 각 사의 공동 노력이 담겼다.
에어리퀴드는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수소ㆍ일산화탄소 등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제4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최근 전라남도ㆍ여수시와 약 1,3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해 한국에서도 알려진 기업이다. 에어리퀴드는 올해 말 설립 예정인 수소 인프라 확산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참여 의사도 밝히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에어리퀴드와 엔지는 2025년까지 프랑스에 수소충전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해 수소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와 MOU를 맺어 프랑스 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투자 및 운영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공동 개발 △정부 및 유럽의 관련 정책과 재정적 지원 확산 노력 △클린 모빌리티 실현을 위한 수송용 수소 연료 활용도 제고 등을 함께 도모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프랑스 내 수소전기차 공급도 맡는다. 2025년까지 프랑스 현지에 수소전기차로 된 승용차부터 버스ㆍ트럭 등 상용차에 이르기까지 총 5,000대의 수소전기차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1998년부터 수소전기차 개발에 들어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승용차인 투싼ix35를 양산했으며 올해 2월 2세대 모델 넥쏘를 출시했다. 경쟁 모델보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약 100㎞ 더 긴 609㎞를 자랑한다.
또 수소전기버스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최대 713㎞에 이르는 3세대 모델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운행했고, 수소전기트럭은 기존 엑시언트 차체를 이용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약 400㎞에 이르도록 개발에 들어갔다.
이런 세계적인 기술을 인정받아 6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을 공유하기로 하는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 스위스 수소에너지 기업 H2E에게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수소전기 대형 트럭 1,000대를 공급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H2E와의 MOU는 첫 수소전기 트럭 수출로, 본격적으로 유럽 상용차 시장에 수소전기차로 진출하게 됐다.
현대차는 이번 프랑스 에너지 기업과의 MOU 체결로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친환경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에 따르면 2050년까지 수소전기차가 전 차급으로 확대되며, 승용차 4억대, 트럭 1,500만대~2,000만대, 버스 500만대 등이 보급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에 동행한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글로벌 수소전기차 기술 리더십을 지속해서 확보하며,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혁신적인 협력모델 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