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이번 주 인간 강혁진의 주제를 뭐로 할까 아주 잠시 고민 했습니다. 그런데 딱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더군요. 바로 ‘클럽하우스' 였습니다.

클럽하우스는 작년 3월에 미국에서 생겨난 음성 기반의 SNS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작년 연말부터 조금씩 확산되기 시작해 지금은 꽤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클럽하우스가 뭔지 쉽게 설명한 영상을 함께 전달드리니 참고해주세요. (클럽하우스 소개 영상 보러 가기)

클럽하우스를 이용한 지 이제 1주일이 되어 갑니다. 벌써 다양한 방에 참여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애환을 나누는 방도 있었고, 책을 쓰고 읽는 사람들이 모인 방도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웃고 떠드는 방도 있고, 개그맨 뺨칠 정도의 재치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성대모사 방도 있습니다. 

클럽하우스가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그러니까 사람들이 클럽하우스에 모여드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생각한 클럽하우스의 인기 비결은 이렇습니다. 

그 첫 번째는 참여에 필요한 에너지가 적다는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는 사진과 글 그리고 영상을 올리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에서는 음성 이외에는 그 어떤 형태의 컨텐츠도 올릴 수가 없습니다.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한 방에 모여 음성으로 빠르게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글이나 영상을 보는 것처럼 힘을 들일 필요 없이 모두에게 가장 익숙한 ‘대화'라는 방식으로 소통합니다. 얼굴이 나오지 않아도, 힘들게 글을 쓰지 않아도 누구나 편하게 어울릴 수 있습니다.

두번째 인기 비결은 바로 연결입니다. 클럽하우스에 참여하고 있으면 마치 전화통화를 하는 것처럼 상대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립니다. 거기에 더해 내가 원하는 주제를 가진 방을 골라서 입장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초기 서비스이다 보니 조금만 자주 들어가면 벌써 아는 체를 해주는 사람도 생깁니다. 

누군가는 ‘같은 방에서 대화하며 혼자서 맥주를 3캔이나 마셨다'며, 오프라인 술자리에서 얻을 수 있었던 교감과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참여자들 간의 충분한 교류가 이뤄집니다. 

세번째는 공정함입니다. 클럽하우스 이용자 중에는 연예인이나 셀럽도 많습니다. 가수 호란이나 재주소년이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수십만에서 백만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도 있죠. 화면 너머에만 존재할 것 같은 사람들과 한방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들과 같은 방에 있으면 누구나 공평하게 발언 기회를 갖습니다. 10명의 발언자가 있다면 누구나 1/10만큼의 발언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권한을 갖지 않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양보하는, 클럽하우스 안에서의 보이지 않는 배려와 규칙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 마음속에 쌓여 있던 연결과 소통, 교감과 교류에 대한 욕구가 제대로 폭발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폭발 속에서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즐겁고 정겹게 보이는 건 저뿐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훈훈한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당분간은 즐겨보려 합니다. 

이번 주에는 설이 기다리고 있네요. 5인 이상 모일 수 없기에 가족, 친지들과 함께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겁게 보내시기 바랄게요. 

혹시라도 클럽하우스에서 만나게 되면 (제 아이디는 @hyokjin 입니다 ㅎㅎ) 인간 강혁진 잘 보고 있다고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

다음 주에 뵐게요. 

고맙습니다. 

강혁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