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이웃 소개
이름: 김춘숙 자원봉사자
본업: 한라봉 농사 / 취미: 시 쓰기, 책 읽기, 문화봉사활동
특징: 남들보다 하루를 3시간 일찍 시작하는 부지런쟁이

인터뷰 한 이웃 소개
단체명: 오라책읽는주부들의모임(오라의 꿈) / 회장: 문명숙
활동분류: 문화봉사(책 읽어주기, 함께 노래부르기 율동하기 등)
동아리 이름의 뜻: 오라동에 위치해 있고 '책을 매개체로 많은 활동을 하고싶은 주부들 모두 이리로 오라~' 라는 뜻
'김춘숙님' 본업 한라봉 농사꾼
일을 하면서도 머릿속은 자원봉사 연습중🗣️

제주시자원봉사센터 선한 이웃 인터뷰의 기회를 얻어 목련이 피고 벚꽃이 움틀 무렵 남보다 3시간 이상 일찍 시작하는 부지런쟁이’ 자원봉사자를 만나 인터뷰를 시작하였습니다왜 부지런쟁이인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함께 들어보실까요?

 

오라의 꿈: 선생님 안녕하세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김춘숙님코로나19 때문에 못 만난 지 2~3개월 된 것 같아요요즈음은 일어나서 바로 밭으로 갑니다하우스 한라봉을 1,000평 정도 하는데 손이 많이 필요하거든요며칠 전에 정전(가지치기)을 마쳤습니다.

 

오라의 꿈 : 일을 하시는데 힘들지 않으세요?

김춘숙: 이제는 익숙해요. 새벽 세 시만 되면 잠에서 깨어나 밭으로 가는 습관이 되어 웬만한 일은 새벽에 다하는 편입니다밭 일을 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자원봉사 연습을 해요.


오라의 꿈: 손도 머리도 바쁘시네요. 연습이라면 무슨 연습을 하시나요?

김춘숙: 1주일에 한 번은 장애인 보호 시설이나 지역아동센터 또는 어르신들이 계시는 곳에 가서 책도 읽어주고 옛날이야기도 들려주고 함께 노래도 부르고 율동도 하는데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항상 머릿속으로 연습을 하고 있어요.


오라의 꿈: 활동하는 것을 지켜보면 항상 행복해하는 것 같아요! 책 읽어 주는 활동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나요?

김춘숙저는 칠남매에 여섯째로 태어나 아버지가 3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글쓰기는커녕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었죠그러던 중 15년전에 당시 책 읽는 주부모임’ 회장님이 저에게 활동을 권유했는데 내가 무슨 글이야라는 마음에 거절했지만 끈질긴 회유에 못 이겨 시작하게 되었죠.

 어르신들께 책을 읽어드리고 있는 김춘숙님

오라의 꿈: 그럼 활동하신지 15년이나 되신 거예요? 정말 대단하세요!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으신가요?

김춘숙첫 활동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남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왜 이렇게 떨리고 시간은 또 왜 그렇게 안 가는지... 30분이 3시간 같았어요지금은 시간이 너무 짧아요책을 더 맛깔나게 많은 내용을 읽어드리고 싶은 욕심도 나고요.

 

오라의 꿈: 선생님의 열정이 느껴지네요. 오랫동안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요?

김춘숙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선생님들 모두 같이 하는 것이니까 가능합니다. 자원봉사 활동 뿐만 아니라 다 함께 책을 만들기도 하는데 내가 쓴 글이 책이 되어 나왔을 때 그때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이었습니다평생 밭일만 하다가 책을 읽고 글을 쓰다니... 자식들과 손주들도 제가 자랑스럽다고 하고 저 떄문인지 기부나 자원봉사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런 모습을 보면 괜히 뿌듯하지요.


오라의 꿈: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자원봉사 활동이 많이 축소되셨을 텐데 어떠세요?

김춘숙너무 안타깝죠저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아른거리고 매주 만나서 책을 고르고 이야기를 나누던 선생님들도 만나지 못했어요그러다가 작년부터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기 시작했어요화상회의를 하기위해 컴퓨터도 배웠지요. 그렇게 자원봉사 활동을 준비해서 제한이 풀렸을 때 바로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오라의 꿈: 저도 잘 못하는 컴퓨터를 배우셨다니, 멋쟁이 할머니네요.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김춘숙사람들이 기회가 주어진다면이란 말을 많이 합니다저는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책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 열심히 배우고 준비해서 직접 독서가 불편한 대상에 게 내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고 함께 즐기며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하고 싶습니다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가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이지요.

 

오라의 꿈: 그럼 마지막으로 직접 쓰신 시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한번 들어보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김춘숙쑥스럽지만 한번 낭송해 보겠습니다이 시는 5년 전에 쓴 작품인데 저희 집 마당에 목련 꽃을 보면서 지은 시입니다. 

본인이 지은 시를 낭송하고 있는 김춘숙님

백 목 련

김춘숙       

 

달빛에 바랜 하얀 숨결

그리움에 못 견뎌 꽃을 먼저 피우네

 

새하얀 버선발 동동거리며

임 오시길 기다리나

담벼락을 기웃거리네

 

살포시 내려앉은 새벽이슬로

속살까지 하얗게 단장을 하고

산들바람에 향기 실어 날려 보내네

 

나날이 데워지는 햇살에

한숨을 토해내고

삐죽삐죽 밀고 들어오는

눈치 없는 잎새

 

새벽하늘에 하현달이 걸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