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마지막주 브랜디의 뉴스레터를 기억하고 계신가요? 일회용 비닐 문제를 다룬 지난 5주차 ecoty news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한 적이 있는데요. 그 때 제가 "많은 과학자들은 전염병의 확산과 기후변화가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또다시 환경을 파괴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라고 말씀드렸었죠. 환경파괴와 전염병, 정확히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요?

육류 소비는 국민 소득의 증가나 산업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통계를 보면, 19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육류 소비는 계속해서 증가해왔는데요. 주요 원인은 소득 향상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개선됐기 때문이죠. 한국의 경우 1980년대 이후 경제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소고기 소비량이 연평균 6.5%씩 상승했습니다. 

앞서 ECOTY NEWS란을 통해 공장식 축산과 전염병의 관계를 파악하셨을 텐데요. 이와 관련해서 지난주 주제였던 '항생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겠죠? 

축산에서 항생제가 사용되는 용도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둘째,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셋째,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이 중 특히 항생제의 개체 성장 촉진 효과는 가히 극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50년 사료 1톤에 항생제 2~3킬로그램만 섞으면 가축의 성장 속도가 50퍼센트가량 증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후 공장식 축산과 항생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게 되었죠. 지금까지 발견된 어떤 물질보다 효과가 탁월했거든요. 이후 항생제는 사실상 치료 목적보다 성장 촉진 혹은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활용됐습니다. 

2002년 한국은 축산물 1톤을 생산하는 데 910그램의 항생제를 사용하여 전 세계 1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현재의 정확한 수치와 순위는 찾을 수 없었으나, 검역본부와 식약처가 공동 발간한 ‘2018년 축산 분야 국가 항생제 내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축산용으로 판매된 항생제는 총 961톤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육류 생산 및 수입 총량이 약 292만 2000톤이었으므로 2018년 기준 축산물 1톤에 약 330그램의 항생제를 사용한 것을 알 수 있죠. (판매된 항생제를 모두 사용했다고 가정함) 이는 2002년 대비 한국의 엄청난 발전을 보여주는 지표처럼 보이나, 2017년 기준 EU 주요국의 항생제 사용량 평균이 축산물 1톤 당 약 110그램인 점을 감안하면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항생제의 과다 사용으로 '진짜' 문제가 시작됩니다. 동물에 대한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은 내성을 초래하고, 축산물은 물론 축산 주변까지 오염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최근 10년간 페니콜계 항생제(항생제의 한 종류) 내성률을 보면, 돼지는 지난 2009년 33%에서 2018년 54%로 약 21%, 닭은 2009년 35%에서 2018년 55%로 약 20%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가축 체내에 있는 균에도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 '내성균'이라는 것을 만들어냅니다. 2010년 식약청의 조사에 따르면 유통 축산물에서 발견된 대장균과 장구균의 항생제 내성률은 52~66%에 이르고, 사료, 토양, 주변 하천수나 음용수 등의 축산 환경 항생제 내성률은 66~69%에 달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것들 중 대부분이 사람에게 치명적인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감염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세균은 직접 항생제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항생제 내성을 획득한 세균과의 접촉을 통해 유전자 교환이 이루어지면서 내성이 전파될 수 있습니다. 

온실가스는 기후변화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온실가스란,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하거나 재방출하여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대기 중 가스 상태의 물질이죠. 교토의정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등입니다.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18%를 차지합니다.

특히 지구 온난화에 크게 기여하는 탄소만 놓고 보면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최소 18% 이상이라고 하죠. 이는 모든 교통수단(비행기, 자동차, 기차, 선박 등)을 합친 배출량(약 13%)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메탄가스의 경우, 인간 활동에 의한 전체 배출량 중 축산업이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 한 마리가 1년에 방출하는 메탄가스는 약 100kg이며, 전 세계 소가 발생시키는 메탄가스는 전체 메탄 배출의 25%를 차지합니다.

가축의 분뇨는 환경을 오염시킵니다. 소 1마리는 하루에 약 21.3kg의 분뇨를 배출하죠. 소 1만 마리가 배출하는 분뇨의 양은 11만 명이 사는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 양과 맞먹을 정도예요. 이는 강과 바다, 그리고 토양을 오염시킵니다. 퇴비로 사용하거나, 정화시키는 등 분뇨를 처리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엄청난 양에 따른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불법적인 해상 무단 투기까지 이루어지고 있어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축산에 필요한 물의 양이 전 세계 인간의 사용량보다 8% 이상 많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농축산업이 전체 물 사용량의 70%를 차지하는데, 그중 대부분이 육류 생산을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 특히 1kg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1만 5천 L의 물이 필요하죠. 같은 양의 감자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500L의 물이, 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900L의 물이 필요하며, 옥수수 생산을 위해서는 약 1,400L의 물이 필요합니다. 

왜 육류 생산에는 유독 많은 물이 필요할까요? 사실 지구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1/3 이상은 가축의 사료로 쓰입니다. 공장식 축산이 시작된 이후, 가축을 더욱 살찌게 만들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곡물 사료인 것이죠. 뿐만 아니라 2번에서 언급한 오폐수 처리에 들어가는 물의 양도 포함되니 그 양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가축들이 먹을 곡물 사료를 키우기 위한 경작지가 점점 넓어지는 동시에,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5초당 한 명이 식량 부족으로 목숨을 잃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농경지와 목축을 위한 새로운 토지 개척을 위해 삼림을 훼손합니다. 아마존에서 일어나는 삼림 파괴의 약 91%가 가축, 특히 소 때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