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최고 수소차 생산국의 규제가 세계에서 가장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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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경쟁국인 일본을 제치고 5000대의 수소전기차를 프랑스에 수출하게 됐다. 전기차와 함께 친환경 미래차 시장을 양분할 수소차 분야에서 한국차가 세계 최첨단의 기술력을 갖췄음을 보여준 쾌거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파리에서 현대차의 수소차를 시승했다. 에펠탑이 보이는 수소 충전소에서 택시 기사가 충전하는 과정도 지켜봤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한국에 있었다면 규제 때문에 이런 일은 불가능했다. 택시 기사가 수소 연료를 직접 충전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기 때문이다. 미국·유럽은 안전 교육을 받은 운전자가 충전할 수 있도록 했지만 우리는 충전소 직원만 충전할 수 있다. 수소 충전소 입지 규제도 첩첩산중이다. 파리의 충전소는 도심 한복판에 있고 일본은 의회 의사당과 정부 청사 주변을 비롯해 100여 곳의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반면 우리는 주거·상업지역은 물론 심지어 자연환경보전지역 등에서도 설치가 금지되는 바람에 지금껏 충전소가 전국 8곳뿐이다.

우리는 한 번 충전으로 약 600㎞를 달리는 세계 최고 성능의 수소차 개발 능력을 보유한 수소차 선진국이지만 규제는 세계에서 가장 무겁다. 그 때문에 5년 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하고도 국내 도로를 달리는 수소차는 560여 대에 불과하다.

미래차의 대세가 전기차냐, 수소차냐는 아직 결론 나지 않았다. 중국은 전기차를 선호하지만, 유럽에선 수소차가 앞서가고 있다. 양쪽 다 장단점이 있지만 수소차는 운행 가능 거리나 대기 정화 기능 등에서 월등하다. 지금은 수소차 양산 업체가 현대차와 일본 도요타·혼다뿐이지만, 2년 뒤엔 10여 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수소차 선점(先占) 효과를 극대화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과감한 규제 혁신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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