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가 Z세대에게 쓰는 편지,
Z에게 📬

Z, 안녕! 어느덧 입추가 훌쩍 지났어. 여전히 더운 날이지만 낮의 길이가 부쩍 짧아진 걸 느끼곤 해. 쉴 새 없이 내리던 비와 끓는 것 같은 더위, 그리고 그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걸으면서 우리가 익숙하게 여겨오던 일상의 무너짐에 대해 생각해보게 돼. 그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파괴하고 있었나 하는 것들도 말이지.

8월 16일 발표된 서울・경기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하자도 다시 문을 닫았어. 이제 온라인으로 회의하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언제 다시 같은 공간에서 마주 보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기약 없는 약속에 공허한 마음이 들어. 박물관과 미술관, 공연장도 다시 문을 닫았대. 어둡게 닫혀 있는 문을 볼 때마다 씁쓸함이 밀려오곤 해. 이번 편지에서는 ‘코로나 시대의 예술과 연결’에 대해 이야기해볼 거야!

사실 누군가에게 일상은 이미 재난이었을 거야. 학교에 다니면서 미술을 공부하는 제투는 작년도, 지금도 여전히 열악한 작업환경에 고민이 많대. 분명 학교에서는 돈을 낸 만큼의 수업과 공간을 보장해 주겠다 약속했는데 말이지. 제삼이는 공연이 주수입인데, 계속해서 공연이 취소되면서 힘도 에너지도 다 빠져버린 것 같다고 해. 작년과 지금, 청소년 예술인을 바라보는 편견 섞인 시선과 부당한 페이는 여전해. 이미 존재하던 문제들은 코로나19로 더욱 날카롭게 드러나 우리 폐부를 찌르지. 예술하는 청소년의 삶은 코로나 시대에도 무사할 수 있을까?

요즘 역설적이게도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것 같아.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 우리 사이의 끈끈한 연결을 느끼는 건 왜일까? 그 사이를 타고 흐르는 예술에는 어떤 힘이 있는 걸까? 우리는 서로 떨어진 거리 속에서 어떤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까?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라고 하잖아. 어쩌면 코로나 시대에 기회로의 전환 가능성을 예술에서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몰라!

아, 지난 편지에서 이야기했던 서울청소년창의서밋 다들 기억해? 창의서밋은 워크숍, 전시, 공연, 포럼 등을 통해 청소년의 목소리와 상상력을 나누는 청소년 축제야. 하자에서 2008년부터 매년 다른 주제로 이어져 왔는데, 올해의 주제는 <재난을 마주한 우리의 ‘연결’과 ‘거리’>래. 우리 서밋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때?
이번 편지는 이렇게 써봤어
우리 여기 있어요 🎹🥁🎸🎤
너와.나의.연결.고리❓🔗
# 벽을 허무는 노래를 부르자
같이 보면 좋을 컨텐츠도 모아봤지
# 9월의 편지도 기대해줄래?
# 8월의 편지를 마무리하며, 나미짱 편집후기

01  짱소의 편지
우리 여기 있어요 🎹🥁🎸🎤

Z야! 혹시 그림 그리고, 노래하고, 글 쓰는 것 좋아해? 내가 좋아하는 일로 하루를 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말이지... ‘예술인=프리랜서’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일정한 수입이 없어 투잡 쓰리잡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예술인들을 나는 많이 봐왔어.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8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작활동으로 인한 월 수입이 100만원도 안 되는 예술인이 전체의 72%를 차지한대. 예술은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한다는 인식, 사실 예술가가 창작으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는 구조 자체가 마련이 안 되어 있다는 걸 드러내는 게 아닐까? 예술가라서 배제되고, 청소년이라서 배제되는 경험들. 우리에게 일상은 이미 재난이었다고! 

이 이야기들을 주제로, 하자 음악작업장 <뉴트랙>의 결, 준, 아가미를 만나 다양한 생각을 나눴어. 뉴트랙은 ‘놀면서 작업하고 함께 배우는 음악 커뮤니티’인데, 올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2기가 진행 중이야. 코로나로 달라진 점은 뭔지, 청(소)년 예술인으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02  미운의 편지
너와.나의.연결.고리❓🔗

학교를 자퇴한 후, 하자 음악작업장 <뉴트랙> 1기를 수료하며 처음으로 음악 활동을 하기 시작한 나는 19년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내 노래를 만들었어. 뉴트랙을 통해 만난 인연들과도 자주 만나 함께 합주를 하고 노래를 만들며 여러 가지 공연 준비와 더불어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는 등 나름의 커뮤니티를 생성해오고 있었지. 하자에서 하게 된 공연을 수월하게 잘 마치고, 외부 공연장에서의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가 다시 만난 건 새해를 맞이하고 난 1월의 어느 날이었어. 합주를 해보고, 공연장과 컨택을 하며 일정을 정하던 중에 누군가가 ‘근데 이건 뭐야? 코로나?’ 하고 말했어. 이미 한국에 코로나가 들어온 이후였지만 심각하게 여길 만큼 화제는 아니었기에 우린 그저 각자가 본 기사들이나 가십거리들을 꺼내놓을 뿐 이 문제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어. 
 
그런데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지금 상황에서 절대 공연을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어. 공연이 잡혀 있던 홍대에선 집단 감염이 일어났고 계속되는 확산세에 모두가 혼란을 겪고 있으니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야....

03  나무의 편지
벽을 허무는 노래를 부르자

안녕 Z, 기상이변, 태풍, 홍수, 전염병, ‘묻지마’ 폭행까지. 온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있어. Z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 네가 어지러워 쓰러지지 않기를 바라. 
코로나 초입만 해도, 사람들과 연결되지 못하고 고립된 사람들이 훨씬 많았잖아. 작은 방 안에서 왔다 갔다, 누웠다 일어섰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누구를 만나기에도 어려운 상황. 지금도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이럴 때 우린 무시무시한 무료함과 외로움을 느끼지. Z야, 너도 그랬어? 내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때 봤던 드라마와 영화들이 심심함을 달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라고. 화면 안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보다보면 금세 시간이 갔다더라나. 그 말을 들으니까 재난 상황에서 우린 무엇으로 이 시간들을 채울 수 있을까, 더 나아가서 우린 무엇으로 우리가 연결되어있음을 알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더라. 그리고 나는 그게 예술이라면 어떨까...

👀 같이 보고 싶은 컨텐츠도 모아봤지.  추천!
이번 나미짱 추천 코너에서는 우리가 아는 다양한 청소년 예술가들을 Z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Z도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청소년 예술가가 있다면, 답장을 통해 알려줘! 📬
7월에 받은 답장 이야기 💌
7월의 편지 청소년은 섹스 안한다고? 완전 ZZㅏ증나는 사회에 불만있는, Z에게!를 읽고 두 명의 Z(무화과, 꼬랑)가 답장을 보내줬어! 정말 고마워. 이번에는 지면상 답장을 이곳에 싣지 못하였지만,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읽어보았어. 곧 답장에 대한 답장을 보낼게 💌
😚 9월의 편지도 기대해줄래?
Z, 혹시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느껴본 적 있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몸이 움직여주질 않아서 누워만 있고. ‘내가 게을러서일까? 뭔가 짜증나는 일이 있었나?’하고 고민하게 되는 일들이 생기는 것 말이야.
국내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의 5-10%가 우울증을 앓으며, 40%에 이르는 청소년이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대.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의 우울을 사춘기, 중2병 같은 말들로 치부해버리고 말지. 우리의 아픈 마음과 지쳐버린 몸, 슬픈 생각은 어디서부터 비롯 되었는지, 나미짱의 우울에 관한 이야기와 최근 새롭게 등장한 ‘기후 우울증', 또 번아웃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Z에게 보내는 2020년 마지막 편지, 잘 부탁해 💌🌿
💬 8월의 편지를 마무리하며, 나미짱 편집후기
  • 🐚미운 #음악가 #02년생 #촌사람
    : 예술가에게 돈과 명예를 주세요 🥺
  • 🌝짱소 #예술가 #산책러 #97년생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어!, 너 거기 있고 나 여기 있지!
  • 🐛나무 #비대학 #99년생 #해피비건
    : 지금이 바로 예술이 필요한 굿 타이밍

2020년 8월 26일
Z의 친구
나무, 미운, 짱소 씀.
이번 편지 어떻게 읽었어? 
우리와 더 이야기 나누고 싶다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궁금한 것이 있다면,

또 다시 일상이 불안한 나날들, Z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 🤔우리 사이, 이대로 괜찮을까?
2020년 서울청소년창의서밋에서는 코로나19라는 재난 속에서 청소년을 '학생' 뿐 아니라 더 다양한 주체로 생각해보고, 각자의 거리 속에서 어떤 연결이 필요한지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려 해! 
공연, 워크숍, 수다회, 낭독회 등 여러 청소년이 준비한 세션이 있으니 Z들도 많이 신청해줘!😉 (잘 보면, 나무🐛가 준비한 세션도 찾아볼 수 있을 거야.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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