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128호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덧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에선 가을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한 해가 지나감을 느끼며 1월에 세웠던 올해의 목표를 뒤적여 보는 요즘, 산지니에선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바로 외국어 공부 바람입니다.
학창 시절의 시험을 위한 외국어 공부에서 벗어나 편집자들은 각자의 욕심과 목표를 담아 외국어를 공부하고 있는데요. 배우는 언어만큼 다양한 산지니 편집자들의 외국어 공부 방법과 후기! 지금 만나볼까요?

#소원 편집자

프랑스어로 숫자 80은 4와 20으로 표현합니다. 4 곱하기 20 뭐 그런 의미인 것 같은데, 아니 왜 80을 “80”이 아니라 “4 곱하기 20”으로 읽을까요! 심지어 90은 “4 곱하기 20 더하기 10”으로 표현한답니다… 나 참.

말하는 걸 참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 수다스러운 느낌보다는 정말 언어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생각하고, “말”을 “잘”하는 데 자부심을 느끼더라고요.

바칼로레아(프랑스 입학 시험)를 치르는 이들의 철학적 사고는 이러한 언어 훈련으로 만들어진 걸까, 호기심으로 프랑스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평일 시간이 여의치 않아 주말 하루만 학원 수업을 가는 게 아쉽지만요.

아직 “바칼로레아”라는 단어조차 못 적는 초보지만, 언젠가는 땡큐 대신 메흑씨~ 호호~ 하는 날이 오겠죠?

#raon 편집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이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대학 졸업을 위해서도 또 취업을 하고 나서도 영어가 필요했습니다. 영어는 피할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죠! 어려운 영어를 즐겁게 배우는 방법을 고민해 봤습니다.

첫 번째 시도는 학습지! 어렸을 때 달고 살았던 추억의 학습지. 추억에 젖어 구매했건만…실패! 학습지를 몰아 풀곤 하던 어릴 때 습관이 여전하더군요. 거기다 검사해 주시는 선생님이 없으니 자꾸 미루게 됐습니다😂

두 번째 시도이자 현재 진행 중인 것은 전화 영어! 지금 제게 가장 부족한 게 회화이니, 회화 실력을 늘리는 데 이만한 게 없겠다 싶었습니다. 과감하게 수강권을 끊었지만 전화가 걸려 오기 직전엔 심장이 마구 두근거렸습니다. 걱정과는 달리 수업은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됐고 제대로 된 회화 공부는 처음이라 재미도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꽤나 성공적인 것 같아요!

이렇게 저는 오늘도 영어라는 장벽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사실 어떤 방법으로 배우든 간에 ‘꾸준히’가 정답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게 가장 힘들지만요!

#날개 편집자
영어란 저에게…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옷 같달까요학창 시절부터 욱여넣은 정보는 많은데 뒤죽박죽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었죠딴 건 몰라도 입은 좀 트이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한 전화 영어! I 성향인 저에겐 정말 큰 결심이었답니다전화 영어는 전화벨이 울리는 그 순간에 눈 질끈 감고 통화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한 거더라고요두어 달 정도 아무말 대잔치에 가까운 수업을 하고 그래도 좀 할 만한데?’라는 자신감이 생겨 3개월 수강권을 끊었는데요세상에얼마 전 수강권 20개가 남았고 만료 기간은 일주일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문자를 받게 됩니다허겁지겁 하루에 2번씩 수업 예약을 해서 전화 영어를 했지만 당연히 수강권을 기간 내에 다 쓰지는 못했습니다날려버린 수강권의 여파로 저는 내상을 입고 휴식기를 갖고 있습니다이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영어 학습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요아니면 또 한 번의 잘못 끼워진 단추로 남으려나요ㅎㅎㅎ
#euk 편집자
어렸을 적, <00에서 보물찾기> 만화책 시리즈를 참 좋아했습니다. 아직도 본가에는 그때 모았던 책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했던 나라는 바로 튀르키예였습니다. 그림으로 본 블루모스크가 정말 아름다웠고, 언젠가 꼭 가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후 TV 프로그램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튀르키예 편을 보며 그 다짐을 이어갔고요.
어느 날, 학습지로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raon 편집자님의 말을 듣고, ‘그럼 나도 도전해 볼까?’라는 생각에 덜컥 튀르키예어 학습지를 결제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역시나 그동안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언어를 공부하는 일은 쉽지 않더군요. 기본 인사말 몇 개 정도만 배우고 지금은 공부를 미루고 있습니다 하하… 서랍에 조용히 자고 있는 학습지를 생각할 때면 펼쳐봐야지 하면서도 결국 미루게 되는 나 자신이 싫어지기도 합니다.
언젠가 저도 튀르키예 여행을 가서 가벼운 인사를 할 수 있을까요…?
#제나 편집자
어렸을 때부터 종이남친이 많았던 저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는데요. 그래서 다른 언어보다 일본어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아직 번역이 되지 않은 만화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일본어를 아는 것과 일본어로 말하는 것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소심한 성격에도 용기를 내 전화 일본어를 시작했답니다. 이왕 아는 언어, 사용할 줄 알면 좋잖아요? 벌써 시작한 지 1년이 지나고 있는데요. 선생님이 제 또래에 관심사도 비슷해서 거의 친구와 수다 떠는 느낌으로 하고 있어요. 말은 느는 것 같은데 일본어를 읽는 건 또 멀어져 가는 것 같아요. 이거 공부 맞는 거겠죠…?
빛나는 목표이자 한편으론 마음의 짐인 외국어 공부. 산지니 편집자들도 누군가는 고전을 겪었고, 누군가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나는 매일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의 저자 한성진 외교관 역시 하면 할수록 힘든 게 외국어라 밝혔습니다.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거주지가 계속해서 바뀌다 보니 한 가지 언어를 깊이 있게 배우긴 힘들다고 하는데요. 그렇기에 그는 꾸준히 외국어 공부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언어로 몇 번의 위기를 넘긴 한성진 저자는 라트비아 대사 시절엔 낯선 라트비아어로 축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언어와 도전 정신으로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수교 전 소련 유학도 이뤄낸 그의 언어 공부법은 쇼츠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 기차가 헝가리와 소련 국경 부근 역에 도착하자 기관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올라와서 여권과 출국비자 등 관련 서류를 요구했다. 뭐 출국비자도 있었나?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나는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하고, 그동안 배운 서투른 러시아어로 최대한 친근감을 표시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영 쌀쌀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들이 러시아 국경수비대가 아니라 헝가리 국경수비대임을 알아차렸고 그동안 기숙사 사감과 함께 갈고 닦은 헝가리어로 인사를 건넸다. 그들은 금세 반응했다. 헝가리 국경수비대는 미소를 지으며 안전여행 하라는 말과 함께 우리를 통과시켜 주었다. 더듬거리더라도 자국어로 인사말을 건네고 사정을 설명한 우리의 대응이 만들어 낸 또 다른 기적이라고 나는 믿는다. 
_2장, ‘가자, 모스크바로’ 중에서
이달의 신간
나는 매일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한성진 지음 | 232쪽 | 18,000원

인생이란 거친 물살을 헤치고 꿈을 향해 나아가다.
드넓은 바다를 건너는 항해사, 냉전 시대 소련 1세대 유학생, 초대 라트비아 대사, 러시아 이르쿠츠크 총영사까지. 저자의 끝없는 도전은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지구별에 도착하셨습니다
박태성 지음 | 240쪽 | 18,000원

30년 넘게 소통을 다룬 전직 저널리스트가 말하는 자연과 일상의 연결.
우주와 자연의 섭리를 통해 삶의 기원과 목적,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답을 구하고 진실된 사랑의 가치를 배우다.

사려니 숲의 휘파람새
장미영 지음 | 272쪽 | 17,000원

2019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장미영 소설가의 첫 소설집.
표제작 <사려니 숲의 휘파람새>를 비롯한 일곱 편의 작품은 자기 자신, 또는 타인과의 사이에서 이유 모를 혼란과 관계 변화를 겪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행사 안내  

2023 출판도시 인문학당

현직 경찰관이 말하는 고독사 현실과 대책
2021년 고독사 사망자 수는 3,378명입니다. 고독사 사망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사회 인식은 턱없이 부족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과 대책이 필요할까요.
하반기 인문학당에서는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의 권종호 저자와 함께 고독사 현장과 고독사 예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함께 사회 문제를 들여다볼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 2023 출판도시 인문학당 “현직 경찰관이 말하는 고독사 현실과 대책”

✔ 일시: 2023년 9월 20일(수) 오후 3시
✔ 장소: 산지니x공간(부산시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A동 710호)

✔ 이미지를 누르면 사전 신청 폼으로 이동합니다.

✔ 유튜브 “채널산지니”에서 실시간 시청 가능합니다.


사전신청은 여기로

2023 부산수영구 한국지역도서전이

10월 20~22일로 연기되었습니다.

이번 주 주말 개최 예정이었던 2023 부산수영구 한국지역도서전이 비 소식🌨으로 인해 한 달 뒤로 연기되었습니다.

해변에서 개최되는 도서전인 만큼 그 취지와 의미를 살리기 위함이라고 하니 여러분의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도서전은 10월 20일(금) ~ 22일(일)로 순연되었으니, 혼동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럼, 10월의 바다에서 만나요:D

독서 아카데미 3차 수강생 모집

산지니 독서 아카데미 <기후위기와 문학의 대화> 마지막 3차 회원을 모집합니다. 3차에서는 기후위기와 문학의 관계를 철학을 바탕으로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문학과 문학 비평의 과제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3차 산지니 독서 아카데미 일정
✔ 인류세와 죽음의 존재론적 의미: 김서라(문학평론가)
  -일시: 9월 21일 오후 2시
  -장소: 산지니X공간
함께 읽을 책: 로이 스크랜턴(안규남 역), <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시프)

✔ 기후 위기와 시적 과제: 최정란(시인)
  -일시: 10월 5일 오후 2시
  -장소: 산지니X공간
함께 읽을 책: 나희덕, <문명의 바깥으로>(창비)

✔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소설의 양상: 정광모(소설가)
  -일시: 10월 12일 오후 2시
  -장소: 산지니X공간
함께 읽을 책: 김기창, <기후 변화 시대의 사랑>(민음사)

✔ 인류세의 철학과 문학 비평의 과제: 구모룡(문학평론가)
  -일시: 10월 19일 오후 2시
  -장소: 산지니X공간
함께 읽을 책: 시노하라 마사타케(조성환 외 역), <인류세의 철학>(모시는사람들)
                     백무산, <이렇게 한심한 시절의 아침에>(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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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은 2020년 첫 시작을 알린 반연간지입니다. “주류 담론의 지형을 뒤흔들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문학/사상>은 기존에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았던 여러 담론들에 대해 심도 깊게 이야기 나누는 텍스트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또한, 인문학의 위기에 맞서 문학과 사상에 대해 논하고, 분과학문의 벽을 허무는 통합 인문학적 사고를 위한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문학/사상 7호 기후위기
기후위기 시대에 인류와 지구가 처한 상황들을 직시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모색한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문학이 나아가야 할 향방, 암담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품어야 하는 이유 등,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담론들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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