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님만의 이야기로 가득 찼을 2022년은 어떠셨나요?
다양한 순간이 합쳐진 지난 364일을 보내고 마침내 오늘에 다다른  님에게 저희 내색이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요즘처럼 혹독한 겨울을 견디기 위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곰과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면서 에너지를 비축하곤 합니다. 저희도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해 몸과 마음이 채워질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12월에는 따뜻한 실내에서 님만의 체온을 유지하며 이 추운 계절 동안 2023년을 지혜롭게 보낼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님만의 힘을 비축하길 바라며

내향인의 색, 내색 드림 🍀

* 지메일로 보고 계신 독자분들은 꼭 맨 아래의
'전체보기'를 누르셔야 빠짐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1] 포근한 동화(冬画) 속 작은 집 - 스테이 사계
    [2] 내면으로 가는 길(我道) - 아도
    [3] 한옥과 양옥 그 사이 어딘가, 다루지
 




    순창   숙소
아니수

"나만의 비밀기지에 온 듯 편안하고 고요한 밤을 지냈다."

함박눈이 내리면 예쁜 이곳은 아이러니하게 폭설이 내린 여행 당일 취소되었다. 두텁게 쌓인 눈이 녹고 흙이 드러날 즘 다시 찾아오게 되었다.

굽이굽이 산 능선을 따라오면 좁은 시골길이 눈에 띈다. 산속에 꽁꽁 숨겨 있는 이곳을 찾아오는 길은 불편하지만 온전히 내면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레기도 했다. 마치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처럼 말이다.

높은 언덕에 위치한 방들은 스태프가 작은 차를 타고 길을 안내해 준다. 스태프의 차를 쫓아 등불을 따라 오르면 나무 사이로 작은 집들이 보인다. 이곳에 놀러 온 손님들이 서로를 방해할 일이 없도록 배치된 구조였다.

하루를 머물다 갈 C05번 객실. 그 앞엔 야외 자쿠지가 있지만 영하의 날씨에는 오픈하지 않아 모든 객실엔 실내 자쿠지가 마련되어 있다. 전기 그릴은 추가요금이 붙는데 실내에선 고기나 냄새나는 것들을 못 굽게 해서 배달이 안 되는 스테이 사계에선 필수처럼 느껴졌다. 춥고 번거롭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다음 손님이라고 생각하면 섬세한 배려 같다.

50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영화 ‘플립’을 켜놓고 작지만 동선이 편리한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었다. 사실 나 혼자 산다를 틀었는데 공간에 영 맞지 않아 어울리는 무드의 영화를 틀었다. 모두 공감할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방에 차가운 바깥공기가 맞닿은 창문에 서리가 끼면, '이날만큼은 내 영역이다!' 하고 표시하듯 괜히 이름을 적고 그림을 그려본다. 꽤 많은 세대가 있었지만 객실과 객실 사이의 넓은 거리 덕분에 외부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여행 숙소가 아닌 나만의 비밀기지에 온 듯 편안하고 고요한 밤을 지냈다.

늦은 체크아웃이 주는 개운한 아침을 맞이했다. 전날 손수 준비해 주신 조식 바구니를 들고 와 테이블에 가지런히 세팅했다.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 무엇 하나 빠지지 않게 맛있는 조식. 허겁지겁 먹고 나갈 준비를 하지 않아도 좋았다.

스테이 사계에서 '무엇이 가장 좋았느냐'라고 묻는다면 체크아웃 전에 창문 밖 앙상한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도란도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할 것이다.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듯, 전자기기가 절전 모드를 하듯,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우리의 일상에도 잠시 에너지를 채울 숙면의 시간이 필요하다.

영하의 온도로 야외 자쿠지는 이용하지 못했지만 온천 없이 따뜻한 숙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연말을 맞아 왁자지껄 지인들과 보내는 것도 좋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에너지를 모아 다음 해를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
마지막으로, 얼마 전 눈이 오는 스테이 사계에 방문한 지인의 사진을 나눠본다.

 TIP & INFO 

스테이 사계

 위치  전라북도 순창군 복흥면 용지길 51

 영업시간  10:30 ~ 9:20(라스트 오더는 8:30)

 전화번호  010-8440-4955/ 인스타그램(4_seasons_stay)

 체크인  A01 ~ C02: 체크인 15:00 / 체크아웃 11:00 
C03 ~ D02: 체크인 18:00 / 체크아웃 15:00

 방문 TIP                                                  

조식은 냉장고에 미리 준비해드립니다
2박 이상 연박 예약 시 총 10,000원이 할인됩니다.
실외 전기그릴 대여비용은 20,000원 입니다.
숙소가 외지고 가파른 곳에 있어 
미연의 사고방지를 위해
8세 미만 영유아 숙박을 제한 하오니 너른 양해부탁드립니다.
    영등포   카페
노텐동

"즐비한 철공소들 사이로 레트로한 감성과 힙, 그리고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 같지만 옛 골목과 밤의 고요함을 가지고 있는 공간, 
문래동에 오늘의 공간이 위치해있다."

차가운 밤 공기와 적막한 문래동의 골목이 주는 분위기에 문래동의 곳곳을 돌아보았다. 철공소들 사이로 위치한 옛 골목 곳곳에는 레트로함을 가진 가게들이 위치해있고 적막한 골목과 다르게 가게안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데, 그 옆을 지날 때면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대화소리가 기분 좋은 소음을 만들어 전달해준다. 그리고 이게 문래동 만이 보여줄 수 있는 힙과 감성이라고 생각한다.

문래동을 둘러보던 중 찻집이라는 두 글자에 이끌려 공간으로 들어섰다.
문래동의 찻집 ’아도’가 오늘의 목적지이자 공간이다.
아도는 1층과 작은 다락으로 구성된 작은 찻집이다. 다락에는 이미 먼저 온 손님들이 차를 즐기고 계셔서 1층 바 테이블에 착석하였다. 
나 아(我) 길 도(道)라는 이름을 가진 아도는 [내가 가고자 하는 길, 나의 내면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심야 찻집이다. 심야 찻집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24시까지 운영되어 퇴근 후 혹은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방문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아도에 들어서면 바깥의 차가운 공기와 대비되는 따듯하고 고요한 공기가 몸을 감싸며 자리에 앉기도 전에 나를 차분하게 만들어주고 마치 겨울잠을 자기 위해 따듯한 집에 들어선 듯한 포근함도 안겨주었다.

자리에 앉으면 사장님이 메뉴판을 보여주시며 메뉴 하나하나를 직접 설명해 주시고 주문 방법을 안내해 주신다. 여기서 아도의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는데, 바로 독특한 메뉴 구성과 주문 방법이 그것이다.


아도의 메뉴는 희로애락과 같은 감정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날 혹은 평소 내가 느끼는 감정 그리고 내가 느끼고 싶은 감정을 선택하여 주문을 하면 된다. 그리고 함께 주어지는 주문서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감정의 농도를 알아보고 내 감정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작성할 수 있다.
메뉴를 고르는 과정에서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이지?’, ‘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싶지?’, ‘그리고 이 감정을 어떻게 하고 싶지?’와 같은 고민을 통해 나의 내면으로 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독특하면서도 아도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메뉴 선택을 마치면 찻잔을 선택 하게 된다. 
아도만의 시그니처 찻잔과 한국 작가님들의 잔으로 구성된 9개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 과정이 오늘 내 감정을 어디에 담아 마실지, 느끼고 싶은 감정을 어디에 담아 느낄 지에 대한 선택으로 다가와 고민을 거듭하게 되었다.

차는 사장님이 직접 우리셔서 숙우에 담아 잔, 다관과 함께 제공된다. 다관에 담긴 찻잎을 통해 3번까지 우려서 마실 수 있으며, 숙우에 담긴 차를 잔에 조금씩 덜어 마시는 방법이다. 이렇게 천천히 조금씩 차를 마시면 차분히 그리고 여유롭게 차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고개만 돌리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카페가 아닌 어떻게 보면 조금은 덜 친숙하고 낯설다고 느껴질 수 있는 찻집이라는 공간으로의 방문이었지만, 이번 공간으로의 방문은 하루 끝에 지쳐있고 감정적으로 예민해져 있는 나에게 차분히 앉아 쉴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해주었다.

아도의 이름이 의미하는 대로 ‘나의 내면으로 가는 길’을 즐기고 싶다면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TIP & INFO 

아도

 위치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25길 16 1층

 영업시간   16:00 - 24:00(평일)

12:00 - 24:00(주말)

 전화번호  0507-1364-7490 / a.do.official

 방문 TIP  다락에서 차를 드시면 직접 우려서 마시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강화도   카페
백구십

"내가 사는 주변 세상의 이야기와 다른 각자의 이야기는 항상 생각을 넓혀주고 에너지가 된다."
6년간의 학교생활을 졸업 논문을 끝마치고 나에게 1주일이라는 빈 시간이 주워졌다. 나는 가끔 반복적인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오랜만에 그 기회가 주워진 것 같았다. 

여러 가지 장소를 찾던 동안 강화도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내가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고 한 번도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호기심도 들었다. 여행을 가는 느낌보다는 나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얻기 위한 힐링의 목적이 강했기 때문에 아무 계획 없이 일주일 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고 강화도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강화도에서의 1주일, 일상처럼 일도 하면서 가끔 새로운 장소와 사람을 경험한 내용을 모두 담기를 힘들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강화도에 눈이 내린 다음 날 게스트하우스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카페 다루지’라는 장소로 출발했다.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장소에 있기 때문에 방문할지 고민했지만, 감사하게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차량을 제공해줘 방문할 수 있었다.

오전 9시 이른 아침에 오픈하는 ‘카페 다루지’의 첫 번째 손님으로 방문한 것 같았지만, 이미 주변 마을 주민들이 카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역시, 부지런하다.

‘카페 다루지’는 강화도 토박이인 부부가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드립 커피 전문 카페이다. 외관상 지은지 오래되지 않은 건물이라 느낄 수 있지만, 사실 3대째 내려오는 유서 깊은 공간이다. 
1950년 목수로 일하시던 부부의 할아버지가 손수 이 집을 지은 이후, 부부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50년간 튼튼하게 유지해온 공간을 물려받은 부인의 인테리어 감각을 더한 새로운 공간을 추가하여 ‘카페 다루지’가 탄생했다.
입구에 들어가자 보이는 커피 머신과 각종 자격증들이 심상치 않다. 드립 커피 전문 카페답게 주인 부부의 바리스타 실력과 커피 맛이 궁금해진다.
메뉴는 주로 드립 커피와 주변 농가에서 직접 기른 과일과 채소들도 구성된 디저트와 브런치로 구분되어 있다. 모든 메뉴가 기억나지는 않지만, 굳이 알아보고 가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기대감과 궁금증으로 공간을 방문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물론 ‘카페 다루지’는 그 부분은 충분히 충족한다.
같이 방문한 사람들과 주문을 마친 뒤 공간을 둘러본다. 앞에서 말했듯이 기존 한옥에 새로운 공간을 연결했기 때문에 위에 천장을 보면 하나는 한옥식 하나는 양옥식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차를 마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다양하고 아름다운 공간이 있으니 꼭 방문하기를 바란다.

글을 쓰면서 어떤 음식을 소개해 줘야 할지 고민했지만, 하나하나 놓치기 아깝고 여러분들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소개하기로 했다.
우선 블랙 티인 얼그레이 인젠과 자뎅 블루는 예쁜 티포트에 담겨서 각자의 매력을 뽐내고 있어 속을 따뜻하게 해줬다. 치아바타 가든 샌드위치는 농가에서 직접 기른 채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최근에 먹은 치아바타 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추천한다.
디저트인 당근 케이크와 브라우니도 인위적인 맛없이 재료 본연의 맛이 잘 담겨있었다. 디저트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나도 어느새 보니 깔끔하게 싹 다 비워져 있다.
카페에서 강화도에서 만난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각자의 세상과 생각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사는 주변 세상의 이야기와 다른 각자의 이야기는 항상 생각을 넓혀주고 에너지가 된다.

눈 내린 산속에 있는 ‘카페 다루지’에서 대화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모습은 마치 겨울잠에 드는 동물들이 다음 해를 위한 에너지를 준비하는 모습과 같다는 재밌는 생각을 하면서 ‘카페 다루지’와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로 한다.

 TIP & INFO 

카페 다루지

 위치  인천 강화군 길상면 마니산로 254-36 카페 다루지

 운영시간  09:00-19:00(매주 수요일 휴무)

 전화번호  010-4670-0107

 방문 TIP  개인 텀블러를 가져가면 음료가 2000원 할인됩니다.

님 이번 달 내색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포근한 겨울을 보내면서 한 해의 노고를 씻어낼 수 있는 곳으로 준비했는데, 님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아늑하고 편안한 곳에서 고단했던 님의 2022년을 마무리하며 정돈하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봅니다.
한 줌의 시간을 내어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면서, 올해 사진들이나 노트에 수놓아진 기록들을 들춰보는 것도 좋고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을 읽는 것도 행복할 것 같아요. 이 시간을 보내면서 올해 스쳐 지나간 사람이나 생각, 마음들을 되돌아보며, 그동안 쌓아온 님의 2022년을 웃으며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가오는 2023년에는 겨울잠을 자는 동안 꿈꿨던 꿈들이 진짜가 되길 기대하며 님의 삶에 근사한 한 페이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3년 첫 번째 달,
마지막 날에 다시 만나길 바라며
내향인의 색, 내색 드림 🍀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더 알고싶은 정보가 있다면 자유롭게 의견을 남겨주세요.
향인의 : 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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