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18일_13번째 다카포 페이퍼

2020년 8월 18일 화요일

글: 루바토 / 편집: 루바토와 유니쓰

당신의 감성을 찾아 줄 클래식 음악 페이퍼, 다카포입니다.

대단한 기차 경주(The Great Train Race for solo Flute)

이안 클라크(Ian Clarke, 1964- )

안녕하세요, 화요일의 아침 루바토입니다!😃 오늘은 평상시와는 조금 다른 작품을 가지고 왔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이 20세기 이후의 음악을 궁금해하셨기 때문이죠. 현대음악에 대한 정의는 ‘딱 이렇다.’라고 명확하게 내리기가 어려워요. 왜냐하면 음악의 범위가 넓고 다양해지면서 그것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졌기 때문이죠. 정말 다양하고, 재미있고, 새롭고, 낯선 현대음악이 많이 있어요. 그리고 그중에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곡을 하나 가져왔어요. 오늘 소개할 작품은 플루티스트 겸 작곡가인 이안 클라크(Ian Clarke)의 독주 플루트를 위한 대단한 기차 경주(The Great Train Race for Solo Flute)입니다.

이제 이 곡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볼까요?

사진 출처: Ian Clarke의 악보 <The Great Train Race>

이 작품의 제목은 기차가 달리는 것을 표현하여 지어졌어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까지 익숙하게 들었던 음악과 달리 새로운 관점에서 봐야 할 것 같아요. 플루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주법이 쓰이면서 여러 가지 음색을 만들며 곡을 전개하고 있죠. 낯선 것 같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흥미롭고 매력적이지 않나요?

어려울 수 있지만 오늘은 약간 특집인 것처럼 글을 써볼게요. 현대음악에서 ‘음색’은 중요한 음악적 재료로 여겨졌죠. 그러면서 작곡가들은 새로운 소리를 음악적 재료로 사용하고자 여러 가지 시도를 했어요. 쉽게 이야기하면 어쿠스틱 악기를 관습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다루고 새로운 음향을 위해 주법을 개발하며 다양한 실험을 하였죠. 이 당시에 작곡가들 기준에서 현대음악은 악기 내에서 새로운 음향을 탐구하는 미학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겼죠. 물론 결국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는 다른 방면으로 새로운 음악적 패러다임을 맞게 되지만요.

그렇다면 음악에서 말하는 ‘아름다움’이라는 질문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네요. 이러한 음악도 음악인 것인가? 이 음악이 아름다운 것인가? 에 대해 말이죠.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과거의 전통적인 선율, 화성 등의 요소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어요. 우리가 지금 19세기 악기를 이용하여 현대음악을 작곡했다고 상상해봅시다. 악기 내에서 발견한 새로운 소리의 음향적인 요소는 기존과는 다른 측면에서 아름다움의 가치를 의미하죠.

예를 들어볼게요. 매미가 있어요. 클래식으로 비유를 하자면 나무에 붙어있는 매미랑 매미 우는 소리가 아름다운 거예요. 항상 이러한 관점에서 본 거죠. 그러던 어느 날 매미 유충이 허물을 벗고 성충인 매미가 되기 위해 탈피한 과정을 본 거예요. 처음에는 놀라면서도 징그러웠는데 곱씹을수록 그 과정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거예요. 매미 그 자체와는 다른 면에서 아름다움을 느낀 것이죠. 매미 탈피 과정을 통한 새로운 미학적 가치의 발견이랄까요? (음식 비유가 질려서 아름다움의 기준과 가치에 대해 새롭게 매미로 비유를 해봤는데 역시 낯섦은 또 다른 아름다움이군요)

그런 면에서 이안 클라크가 이러한 곡을 쓴 이유도 기존의 틀 안에서 익숙함과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깨기 위해서 아닐까요? 그리고 음악적 실험을 해보려는 작가 정신도 있기 때문이겠죠. 다양한 현대주법을 통하여 플루트의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게 큰 특징이면서요. 실제로 이안은 록에도 관심이 많아서 록 밴드 활동도 하였고 관련한 연주곡도 썼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아쉬운 점이 있긴 해요. 너무 기차 소리를 ‘모사’했다는 것이에요. 대다수 현대음악은 그러지도 않을뿐더러 특정 소리를 따서 음향적인 효과만을 내는 것은 ‘모사에 불과한 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모든 작품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종종 어떤 현대음악은 때로는 새로운 것에만 중점이 되어 작품에서 논리성의 상실, 음악의 전체적인 구조에서 통일성의 결여 등과 같은 한계점을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악기라는 한정된 틀 안에서도 그들만의 새로운 음색을 구현했다는 점에 가치를 둔다면 오늘의 페이퍼는 평상시와는 다른 면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하네요.

당신이 조금 더 알고 싶은 TMI는요..

들으면 속도도 빠르고 굉장히 어려울 것 같은데 놀랍게도 연주 자체는 어렵지 않다고 하네요.

출처: 박사까지 공부를 마친 플루티스트 다카포리

🎧 감상 포인트 ?

앞서 말씀드린 대로 플루트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연주 주법을 통한 음색에 집중해볼게요. 기본적으로 텅잉을 이용한 소리, 연주하면서 노래하기, 멀티포닉 주법을 이용한 화음 등 말이죠.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이 어떻게 하나의 음악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집중한다면 더 재밌게 감상하실 수 있을 거예요. 코로나로 여행을 갈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이 곡을 들으며 대신 기차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까요?

다시 감상하기 🎧

🙋 유니쓰의 감상평: 대중적인 소재로 모든 사람이 알만한 소리를 플루트의 현대주법으로 재연해 낸 것이 재미있었어요. 현대음악이 다소 낯선 사람들에겐 소리의 개연성이 명확히 그려지니 음악을 이해하기가 좀 더 수월할 것 같아요.

🙋 루바토의 감상평: 음악은 작곡가의 감정과 사상을 반영하며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죠. 작곡가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아 새로운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고요. 하지만 그 속에 사용된 음악적 요소들은 기존의 대가들이 사용해왔던 혹은 아예 다른 방면에서 차용한 아이디어들이 대다수죠. 물론 결과물로 봤을 때는 충분히 창의적인 생산물이에요. 이렇게 기존의 어쿠스틱 악기 내에서도 계속해서 본질적인 접근을 통하여 새로운 음색을 찾아낸다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겠죠. 물론 작곡을 하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는데 오직 새로운 소리에만 집착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그런 의미에서 밑에 ‘소음’도 하나의 음악적 재료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쓴 작곡가 라헨만의 작품을 들어보세요.

🎼 들어볼 곡: 헬무트 라헨만(Helmut Lachenmann)의 압박(Pression)

Pression 감상하기 🎧

✏️ 오늘의 음악 이론 : 어쿠스틱 악기를 사용한 음악 말고도 또 다른 음악이?

기존의 어쿠스틱뿐만이 아니라 현시대를 포함하여 20세기 이후의 수많은 작곡가는 새로운 음색을 찾기 위해 전자매체에 관심을 돌리고 있죠. 특히 오늘날 전자음악의 중요성은 더욱 주목받고 있어요. 또한 현대 작곡가들은 전자매체 속에서 가져온 새로운 소리를 하나의 음악적 요소로 개념화하여 자신들의 곡에 적용하고 있어요. 창조적인 음악적 생각과 과학기술의 발전이 중요하면서도 너무나도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죠. 물론 나중에 다카포에서 전자음악을 이용한 곡도 하나씩 소개할 계획이니 기대해주세요.

다카포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클래식에 대해 소통할 거예요. 네이버에 '다카포페이퍼'를 검색해서 많은 사람이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게 알려주세요.😀

가까운 음악회 소식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9월까지 대부분 음악회가 취소됐습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이번 음악회 소식은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2020 교향악축제'를 다시 한번 소개해 드릴게요. 교향악 축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향악단들의 연주로 이루어진 클래식 음악 축제로 매년 개최됩니다. 원래는 4월의 행사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연주가 미뤄지기도 했었는데요. 바로 얼마 전 그 축제를 성황리에 무사히 마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주는 네이버 TV를 통해 9월 10일까지 다시 보기로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더 자세한 정보를 눌러서 확인해보세요.

더 자세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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