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김형석 교수님의 소소한 일상을 다큐멘터리로 구성한 명절 특별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습니다. 올해로 104세가 되셨다고 해요. 감자 한 개와 반숙 계란 한 알로 구성된 소박한 아침 식사부터, 짧은 낮잠, 꼼꼼한 메모, 40명이 넘는 가족들 이야기, 그리고 여전히 강연으로 바쁜 일상들이 정말 재미있게 담겨있었습니다.
“은퇴하기 전에 열심히 일했어요. 그리고 은퇴 후에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한 세기를 지켜낸 나무같이 담담하게 이야기하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김형석 교수님께서 은퇴 후에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콘텐츠, 끈기, 성찰
저는 이 세 가지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지속가능한 콘텐츠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타인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 역시 때로는 고통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 년의 삶을 살아오신 교수님도 이 단순한 명제를 실천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도록' 만든 것이 아닐까요?
작년에 퇴직 통보를 받은 많은 퇴직자들이 말할 수 없이 복잡한 심경으로 연휴를 보내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어떤 말을 보태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요. 오직 일을 통해 정체성을 증명해 온 대한민국의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퇴직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순간의 연속일 것입니다. '회복 탄력성(Resilience)', 요즘의 경영 환경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용어인데요, 큰 변화를 겪은 개인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화담,하다 Research & Study에 따르면, 약 85% 이상의 퇴직자들이 퇴직 당시 극심한 인지적 불안정 상태를 경험합니다. 그러한 정서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 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약 65%는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새로운 목표 설정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나 많은 퇴직자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용기를 내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전문성을 이어갈 커리어 골든 타임을 놓치고 있습니다. (출처: 화담,하다 Research & Study)
30년 간의 경험과 통찰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게 내버려 두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