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119호

비평지 『문학/사상』 특집

2023년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남극에서는 빙하가 녹고 있고, 파키스탄에서는 기나긴 장마가, 호주에서는 꺼지지 않는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먼 나라까지 가지 않더라도 작년 수도권에서 발생한 폭우와 홍수로 강남 일대가 침수된 사건을 떠올려보면 기후위기가 우리의 눈앞에 당도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다 지구는 이러한 기후위기를 맞게 된 것일까요? 이는 우리의 소비, 자본주의와 깊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 시스템과 일회용품 배출, 소비와 쓰레기를 권장하는 사회는 기후위기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번 『문학/사상』 7호에서는 우리 앞에 당도한 ‘기후위기’를 주제로 다양한 담론들을 담았습니다. 파울 크뤼천이 주장한 “인류세(인류가 지구의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시대)” 시대, 우리는 어떻게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그 방안을 모색합니다.

『문학/사상』 7호 맛보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스타일러 등등 ‘필수’ 가전의 수는 점점 늘어가고, 리모델링하고 새 가전으로 채운 공간을 전시하고 공유하며 “이 정도는 있어야지. 다들 이렇게 살잖아.”라고 위안하고 소비를 독려한다. 옷은 작은 장을 벗어나 당당히 방을 갖게 되었다. 우리의 일상은 적정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게 아닐까.

인간에게 한계가 있듯이 자연에도, 당연히 지구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계를 잊도록 훈련되어 왔다. 우리 자신의 한계를 잊고 더 많이 더 오래 일하며 소진할 때까지 달리기를 강요받았고, 그러면서 자연이 그 풍요로움을 유지하지 못하고 고갈될 때까지 자연을 쓸어 담았다. 문제는 자연의 고갈이 아니다. 우리가 마주한 위험은 자연이 고갈을 넘어서 붕괴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_정다영, 「정해진 미래를 기억하라」

 

유년의 순수지각과 향수를 원천으로 삼는 서정의 불가능성은 벌써 예고되었다. 발이 눈 속에 푹푹 빠지고 천지가 하얀색으로 뒤덮이면서 꿩이나 토끼가 인가로 내려온 경험을 기억하는 이가 있다면 이미 그는 고향을 상실하였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이와 같은 경험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나아가서 많은 경우 고향은 전쟁, 재난, 도시화, 난민화로 폐허의 기억이 되고 말았다. 현실이 아닌 과거의 원천에 매달리는 서정은 상실과 노스탤지어 사이의 감정을 오가는 비가일 뿐 결코 기후위기 시대에 맞서는 양식이 될 수 없다.

_구모룡, 「문학은 어떻게 기후위기를 만날까?」

비평지 『문학/사상』이란?
 『문학/사상』은 2020년 첫 시작을 알린 반연간지입니다. “주류 담론의 지형을 뒤흔들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문학/사상』은 기존에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았던 여러 담론들에 대해 심도 깊게 이야기 나누는 텍스트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또한, 인문학의 위기에 맞서 문학과 사상에 대해 논하고, 분과학문의 벽을 허무는 통합 인문학적 사고를 위한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문학/사상』의 표지에는 어떤 의미가?

『문학/사상』의 표지는 한 가지 색상을 바탕으로 각 호에 실린 글의 제목을 나열하는 구성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새로운 호를 출간할 때마다 디자인팀과 편집위원들이 고심하여 표지의 색을 결정한답니다. 2022년 상반기 출간된 『문학/사상』 5호의 표지에는 노란색과 파란색이 아래위로 배치되어 있는데요이는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의미였습니다그렇다면 7호 표지의 청량한 연두색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문학/사상』 7호를 읽으며 그 의미를 짐작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문학/사상』의 책등에도 한 가지 비밀이 숨어 있는데요바로 매호 주제에 맞는 아이콘이 삽입된다는 사실! 3호의 책등에는 손가락 세 개를 펼친 아이콘이 삽입되어 있는데요이것은 2021년 쿠데타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던 미얀마를 응원한다는 의미였습니다이번 7호의 책등에는 방사능 기호가 들어가 있는데요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문학/사상』 7호를 읽으며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렇듯 한 권의 잡지를 만들어 내는 데에도 많은 고민과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답니다. 독자분들도 앞으로 『문학/사상』을 읽을 때 표지를 한번 자세히 들여다봐 주세요. 『문학/사상』의 내용과 의미가 한결 재미있게 느껴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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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 7호
기후위기 시대에 인류와 지구가 처한 상황들을 직시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모색한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문학이 나아가야 할 향방, 암담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품어야 하는 이유 등,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담론들을 제기한다.
이 달의 산지니는
1 대구에서 열린 ‘2023 올해의 책 선포식
지난 4월 21일, 2023 대구 ‘올해의 책’ 선포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올해의 책’에는 『기록을 찍는 사람들』도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도서 열 권에 대한 소개는 이젤 퍼포먼스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젤에 놓여 있는 각 도서의 표지 이미지가 크게 제작되어 관객석에서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성인 도서의 소개는 『기록을 찍는 사람들』의 조현준 작가가 대표로 맡아 진행되었습니다.
책 소개가 있었던 1부가 끝나고, 2부에서는 『기록을 찍는 사람들』 조현준 작가의 북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조현준 작가는 북토크를 통해 남산동 인쇄골목도 을지로와 충무로와 같은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인쇄골목의 오래된 분위기를 색다르게 꾸며 많은 이들이 찾는 곳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2 일산 호수공원에서 만난 귀여운 아이들
지난 4월 22일과 23일,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개최된 ‘세계 책의 날 <북마켓>’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책 판매와 함께 『습지 그림일기』 박은경 작가의 ‘습지의 작은 친구 도롱뇽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도롱뇽 만들기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해주어서 산지니 부스가 오후 내내 시끌벅적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도롱뇽을 본 적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책에서, 학교 현장실습에서, 가족들과 다녀온 습지에서 등 다양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요즘 아이들도 자연과 함께 어울리고, 자연 속에서 뛰노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귀여운 아이들과 소통하며 산지니도 알리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펭귄의 이웃들』오영이 작가 북토크✏️
가정의 달 오월을 맞이하여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소외의 문제를 끈질기게 탐구하는
오영이 소설가의 소설집 『펭귄의 이웃들』북토크가
유튜브 라이브로도 진행될 예정이니
많이 들어오셔서 오영이 작가에게 궁금한 점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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