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주에 보내드리는 스물다섯 번째 편지 💌

라일락 꽃이 피어나는 계절 🌸
오늘은 이 계절을 표현한 문장을 제목으로 보내드렸어요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왠지 계속 곱씹게 되는 구절이죠? 🤔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생각해 봤어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이한 이들의 목소리는 누구보다 단단할 테니 

매년 그 해의 가장 성숙한 목소리로 발음하게 되는 것이 봄이 아닐까 하고요

그러니 힘든 추위를 버티고 이곳까지 온 당신이라면
이제 이 따스함을 마음껏 즐기자고요 

라일락 꽃이 질 무렵엔
얼음에 움푹 팬 상처도 굳은살로 자라나
꽃잎처럼 미련 없이 날려 보낼 만큼 훌쩍 커 있으리라 믿으며

오늘 편지에는 무럭무럭 자라난 당신을 환영하는
봄의 온기를 가득 담아 드릴게요 💌

막무가내로 꺾이는 상처 없는 사람은 꽃눈을 가질 수 없다
상처가 꽃을 피운다

상처가 뿌리를 내린다-
라는 첫 문장을 본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어요

분명히 지나간 일들인데
어딘가 곪은 상처들이 뿌리를 내려서
엉망진창 제멋대로 가지를 내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어떤 가지를 골라야 할지 몰라 내버려둔 지 오래되긴 했지만
이 봄엔 반드시 꺾꽂이를 해야겠어요

해묵은 기억들을 끄집어내
나의 자양분이 되었다면 남겨두고
해충들만 남아 좀먹는다면 싹둑 잘라버리는 거예요

막무가내로 꺾이는 것 같지만
이 가지를 꺾는 봄은 알고 있겠죠

사라질 것들이 모두 사라진 후에야
푸릇하고 싱싱한 새 뿌리가 돋아나
언젠가 내가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상상조차 못 해본 
화려하고도 어여쁜 꽃을 피워낼 거란 걸

📝 박성우 시집, 가뜬한 잠 

조그마한 관심을 기울여주면
넌 울창한 숲을 이룰걸

"저랑 친하다고 말 안 하시는 게 좋을거에요"
"왜요? 전 자랑하고 다닐 건데요?" 

모두가 편견을 가진 사람
하지만 그를 다른 눈으로 보겠다고 결심한 순간
그의 아름다움은 눈에 띄었죠 

어쩌면 그 기억이 그의 삶뿐 아니라 
제 마음에도 오래도록 남을 풍요로움을 남겼다고 생각해요

가끔 생이 무엇을 좇는지 깊은 공허함을 느낀다면
지나치는 것들에 작은 관심을 기울여보는 건 어때요?

매일 아침 출근길에 냥냥 펀치를 날리는 길고양이
늦은 밤 혼술 하는 당신의 맥주캔에 바코드를 찍어주는 편의점 알바생

당신이 그들의 봄이 되어준다면
당신도 세상도 안아줄 만큼 거대한 숲으로 자라나
당신의 아득한 밤을 깨워줄 일렁임이 되어줄지도 모르니까요

🎵 오마이걸, Dear you (나의 봄에게)
✍🏻 서정아

자,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

봄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문장은 처음이었어요

가슴 벅차고 비장한 무언가가 아닌
봄은 그저 봄일 뿐이라고 흥겹게 읊조리는 오규원 시인의 봄 

그렇게 생각해보니 봄은 자유 그 자체인 거 있죠 😊

두꺼운 옷으로 몸을 가두지 않아도 되고
바람을 피할 곳을 찾아 숨지 않아도 되는
모든 공간과 움직임이 허락된 계절

그러니 이 계절엔 자유로움을 만끽해 보세요
고정관념과 상상의 한계를 넘어선 
시도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유

그렇게 올봄에는 
봄의 드넓은 도량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당신이 되길 바라봅니다

📝 오규원 시집, 두두 中

마침내 만나게 된 너는
나의 따뜻한 봄이다

"어쩌자고 난 널 알아봤을까"

첫 줄만 들어도 감탄하게 되는 노래들이 있죠

어떻게 이런 문장을 생각해냈는지
어떻게 단 몇 마디 만에 이렇게 마음을 울리는지

때로 싸이월드 감성이라 비웃지만
발라드에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아주 조직적인 구조로 짜여진
이 노래를 들으면 탄성이 절로 나오죠

울고 있다 참고 있다로 시작해
울지 마라 가지 마라는 대구로 받아주며
결국 너는 나의봄이다-라는 아련함으로 마무리하는

창작가라면 누구나 연구할만한 문장 미학의 결정체

올봄엔 이 노래를 다시 들으며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나만의 '한 줄'을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이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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