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 일정, 슬로건 해제, 디자인 해제🙂

▪︎영화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상영됩니다.
▪︎www.covid19shrff.org에서 별도의 회원가입, 로그인 없이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영화에는 한국어자막해설과 한국수어통역영상이 있습니다.

7.2.목  ‘여는 영화’ ⎮문 밖으로: 자유를 위한 투쟁 We’ll Be Alright⎮78분
7.3.금 컨베이어 벨트 위의 건강 Health Factory⎮58분
7.4.토 (테)에러 (t)error⎮84분
7.5.일 청소 Cleaning ⎮8분, 야간근무 Night Shift⎮27분
7.6.월 피난하지 못하는 사람들 Left Behind: Pesrons with Disabilities from 3.11⎮74분
7.7.화 멈출 수 없는 청년들 Youth Unstoppable⎮89분
7.8.수 사고 파는 건강 Health For Sale⎮53분
7.9.목 ‘잇는 영화’⎮퀴어의 방 Queer Room⎮29분
7.10.금 20:00⎮라이브토크 1부 
7.11토 15:00⎮라이브토크 2부
7.12.~19. 앙코르상영
우리는 똑같이 아프지 않다.
누군가는 더 아파야 했고, 안전한 공간 바깥에 남겨져야만 했다.

“아프면 쉬라”는 재난문자가 쇄도할 때, 확진자가 발생한 물류센터에서는 당일 오후조가 정상출근했다.
혐오와 낙인으로 온갖 미디어가 요란할 때, 어느 성소수자는 가슴 졸이며 선별진료소에 들어섰다.
긴급 기금을 출연한 기업들이 칭송받을 때, 어느 노동자는 가장 먼저 ‘삭감’의 대상이 되었다.
제약회사의 주식이 치솟을 때, 어느 이주민은 등록과 미등록의 경계를 두고 약국에 들어가지 못했다.
한국의 선진적인 방역을 앞다투어 칭찬할 때, 어느 격리시설에서는 집단감염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있었다. 코로나19의 ‘안전’과 ‘방역’이 나눈 경계 속에서, 누군가는 나머지수로 남겨져야 했다.

생소한 일은 아니다. 코로나19는 그 이전부터도 이미 소외되고 배제되어있던 사람들의 장면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을 뿐이다. 

동시에 우리는 똑같이 아프다. 
바이러스의 확산과 함께 세계는 애도의 틈도 없이 갈라지고 무너지며 연대를 유보했으나, 오히려 그 속에서 우리는 모두 연결된 한 몸임을 느낀다. 아픈 사람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모두 아프다. 이제 더 이상 아프다는 것은 오한과 발열, 인후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집회 금지 조치로 텅 빈 광장에서, “임대” 딱지가 나부끼는 거리에서, 낙인의 바람이 휩쓸고 간 이태원에서, 타인의 고통이 상상되는 곳곳에서, 우리는 모두 아프다. 

아프지 않기 위해 잠시 멈추고 거리를 두라 하지만, ‘잠시 멈춤’이 우리의 삶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멈춰야 할 것은 나의 일상이 아니다. 지금의 혐오를, 지금의 해고를, 지금의 불평등을 멈춰야 한다. ‘거리두기’가 우리의 관계를 차단할 수는 없다. 거리를 둬야 할 것은 지금의 사회적 재난을 만들어낸, 뿌리 깊은 차별과 배제다. 점점 더 많은 존재가 멈추어지고, 점점 더 많은 관계가 차단될 수록, 코로나19의 위기를 만들어낸 불평등의 뿌리는 깊어질 것이다.

코로나19의 ‘극복’은 “신규 확진자 0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바이러스의 종식만으로는 이 재난을 극복했다고 할 수 없다.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한 발 물러나는 것만으로는, 어떤 존재를 없애는 것만으로는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없다. ‘안전’은 누구의 안전인지, 국가의 ‘방역’이 유보하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해야 한다. 확진자와 사망자의 숫자에 가려져있던 사람과 관계, 장면과 사건을 말해야 한다. 차별과 배제로 인한 위기의 불평등이 우리 모두의 사회적 재난임을 외쳐야 한다. 바이러스가 사라진 세상을 넘어 차별과 배제와 혐오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야 한다. 서로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떠올리고, 기억하며, 우리는 더욱 더 연결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누구도 남겨두지 않겠다.

우리가 상상하고 만들어나갈 세상에서는,
누구도 남겨지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의 많은 부분들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위기, 소비의 변화, 위기 대응 체계 등에 대해 많이 거론되지만 사람들에 대해서는 통계와 번호로 다루는 뉴스를 보고 있자면 많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바이러스는 사람들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취약한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잔인하게 다가옵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 아파도 쉬지 못하는 사람들, 위생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 일거리가 없어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 자신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는 사람들, 나열하고자 하면 끝이 없을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지금과 같은 위기의 시대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어야 하는지, 왜 그렇게 된 것인지,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금을 바꾸기 위해서 어떤 세상을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갑작스런 위기의 상황이 가져온 예측불가능한 변화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고통받지 않고 차별받지 않도록, 누구도 남겨두지 않겠다고 계속해서 말하고 또 말해야 할 것입니다.
(이효정 GRAFIK P.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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