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친배우미, 안녕하신가요?
곧 11월도 끝나갑니다. 이제 마지막 달인 12월이 찾아오네요. 바야흐로 연말로 들어서는 것이지요. 이번 일곱 번째 ‘마친배우미’ 소식은 디자인 스튜디오 예성 ENG로 활동하는 예주(이예주)가 주인공입니다. 더배곳 1기인 예주는 2015년 졸업 이후 꾸준하게 활동하며 커리어를 탄탄히 쌓아왔는데요. 최근 개인적으로 탐구하던 작업을 집대성한 개인전 ‘3MM’를 성공적으로 치렀고, 오는 12월 9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9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공동 아트 디렉터도 맡고 있답니다. 디자이너와 작가의 경계를 생각하지 않고 충실히 병행하며 삶의 균형을 찾고 있는 예주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예주, 안녕하세요. 지난 10월 15일부터 11월 8일까지 팩토리2(옛 갤러리팩토리)에서 개인전을 가졌어요. 코로나19 속에서 무사히 열고 마친 것 정말 축하해요. 끝나고 나니 기분이 어떤가요? 관객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고맙습니다. 개인전을 열면서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시고 흥미롭게 작업을 봐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무래도 지난 5년 동안 축적된 작업을 전시 공간에서 보여줄 때, 이야기의 구조를 구성하는 방법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덜어내는 과정을 통해서 더 분명하게 전달하고 싶은 것,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표였고요. 기억에 남는 관객은 아이들과 강아지들이었어요. (웃음) 일반적으로 전시 공간을 구성할 때 휴먼 스케일은 성인을 염두에 두고 적용하잖아요. 그런데 아이들과 강아지들 몸 크기가 성인의 신체보다 작다 보니 한 공간에서 서로 부딪힐 때 작업 혹은 공간이 훨씬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이런 일시적인 착시 현상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3MM’ 전시는 예주가 기획하고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성사됐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 ‘도무송’이라는 주제에 대해 전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건 지난 2017년이었어요. 2015년부터 충무로 인근에 작업실을 마련해 출퇴근을 했는데요. 왔다 갔다 하는 길 근처에 인쇄업체가 밀집된 골목이 있었죠. 거기서 처음으로 ‘파지’를 수집하게 되었어요. 도무송은 의도한 모양대로 오려내는 인쇄 기법 혹은 기계를 지칭하는 용어인데 공정 과정에서 파지가 나오게 돼요. 쓸모가 없어 버려지는 파지를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다양하게 놀이하듯 작업을 하다가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시리즈 작업이 탄생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인쇄 공정에 따라 수집한 파지에 대해 실험한 결과물을 일종의 실험 공간에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 결과가 2017년 지금 ‘취미가’를 운영하는 분들이 당시 오랜 기간 운영하시던 ‘반지하’라는 공간에서 열린 첫 번째 개인전인 ‘UNUSED SPACE’였어요. 저는 처음부터 전시를 목적으로 작업을 하기보다는 작업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되다가 공간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쌓이면 전시를 매체로 삼아 풀어가는 편인데요. 그래서 이번 두 번째 개인전도 도무송을 주제로 잡은 책이 시차를 두고 총 4권까지 제작되고 전체적으로 하나의 세트처럼 완결할 시점과 맞물려서 기획하게 됐어요.

이예주 개인전 ‘3MM’, 팩토리2, 2020
예주 하면 도무송에서 비롯된 파지를 활용한 작업이 더 익숙한데 정작 이번 전시 명은 3MM라서 의아했어요. 
이번 전시 제목에 쓰인 3mm는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굉장히 익숙한 인쇄 용어이지만 대중에게는 다소 어려운 치수로 느껴질지도 몰라요. 3mm는 인쇄 영역에 재단선을 넣을 때 원본이 상하지 않도록 설정하는 인쇄 여백의 단위에요. 도무송 작업의 부산물인 파지는 기하학적이면서 무규칙적인 형태가 특징이지만, 여기에서 유일하게 발견되는 규칙이 바로 인쇄 여백인 3mm의 흔적입니다. 이는 곧 제가 파지로 다양한 그래픽 놀이를 시도할 때 제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였어요. 그래서 3mm의 규칙을 따라 그리드를 만들고 그 위에 파지를 배치하며 작업을 시작했고 평면을 넘어 일상 사물과 공간까지 영역이 확장되었죠. 이번 전시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전달하고 싶어서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 발견했던 제약인 3mm를 전시 이름으로 선택했습니다.
도무송과 파지에 대한 관심은 오래되었다고 들었어요. 어떤 부분이 예주의 마음을 사로잡았나요?
시각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은 인쇄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남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제 경우만 해도 작업실 주변이 온통 인쇄와 관련된 풍경으로 채워져있었고, 그 공간에 머물면서 자연스럽게 나름의 놀이 방식을 찾은 게 바로 도무송 공정에서 나오는 ‘파지’를 수집하는 것이었어요. 평면의 종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인쇄 후가공 기법인 도무송의 공정을 살펴보니까 종이를 다루는 방식에 계속 흥미가 가더군요. 종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사용하지 않는 종이의 영역을 공간적으로 바라보면 어떤지 생각하니까 머릿속에 다양한 상상이 떠오르더라고요. 이런 과정을 매일 꾸준히 지속하다 보면 의자, 선반, 옷, 스카프, 컵, 쟁반 등 평소 익숙하게 사용하는 사물과 연결이 돼요. 제게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때 그들도 쉽게 형태를 인식하고 상상에 빠지는 모습이 흥미롭더라고요. 이럴 때마다 ‘아, 다행이다. 나만 즐거워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흥미를 줄 수 있는 작업이구나’ 안심하며 동시에 기쁨을 느낍니다.(웃음)

<3MM 시리즈>, 콜라주 기법, 210 x 297mm, 2015-2019

<도무송 텍스트북>, 2020
2017년 ‘UNUSED SPACE’ 전시와 이번 ‘3MM’ 전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지난 ‘UNUSED SPACE’는 제 머릿속 개념을 공간에 스케치하는 과정이었어요. 공간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어요. ‘3MM’를 준비하면서 두 가지 목표를 설정했는데요. 하나는 시리즈 작업의 결과물인 책들을 하나의 세트로 완성한 후 공간과 매개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도무송 프로젝트가 나아갈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거였죠.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을 시도했어요. 특히 포스트 스탠다즈의 김민수 대표와 가구를 만들면서 제 작업 요소의 상당 부분을 기능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심미적 영역을 넘어 프레임의 구조와 기능적인 부분과 긴밀히 엮이는 선반 같은 게 대표적인데요. 결과적으로 의도했던 목표를 모두 이룬 셈이라 전시의 큰 성과로 생각하고 있어요.

<스툴>, <선반>, 2020
예주는 PaTI 더배곳 1기죠.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어요?
PaTI를 처음 알게 된 건 우연이었어요. 당시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PaTI의 입학 설명회에 참여하게 됐죠. 많은 스승들의 소개와 PaTI에 대한 비전을 들어보니 전문적으로 디자인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PaTI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자 ‘호기심이 이끄는 방향대로 몸을 움직여보자’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기 입학생이 되었습니다.(웃음)
PaTI에서 기억나는 배움이 궁금합니다.
PaTI 생활은 회사 생활을 하던 제가 다시 학생으로 바뀌는 시간이었어요. 디자인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싶어서 찾아갔기 때문에 엄청 열심히 했죠. 자기 주도적으로 배움을 끌어가는 더배곳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디자인 원리를 학습하는 중심에 스스로를 두어야만 했어요. 제게 맞는 학습 과정, 훈련, 이론과 기술을 모두 활용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걸 연습했어요. 지금도 기억나는 건 더배곳 1기 친구들과 서로의 작업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의견을 끊임없이 주고받았던 순간들이에요. PaTI에서 얻을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2015년 더배곳 졸업 작업을 바탕으로 『기억 박물관』이란 책을 출간했어요. 
졸업 에세이였던 <기억 박물관>을 PaTI 출판사를 통해 책으로 내보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졸업 즈음에 단행본을 만든다는 건 당시 제게 무척 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약 9개월간 후반 작업을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협업에 대한 방식이 익숙지 않아서 모두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기획과 글쓰기, 편집, 디자인까지 모두 했어요. 사진 촬영과 책 홍보도 모두 제 역할이었죠. 근데 책의 뼈대는 존재하지만 부족한 점이 많이 보여서 결국 박활성 스승에게 공동 기획을 부탁드렸어요. 그때 책의 구성, 목차와 관련해 기획자 입장에서 글의 순서와 구성 방식이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해서 많이 배웠어요. 『기억 박물관』은 개인의 사물을 통해 다른 사람의 기억을 모으는 방식으로 구성됐어요. 사물의 이름을 가리고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타인에게 보여주면, 그들의 기억으로 옮겨져 또 다른 사물로 연결되는 거였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아폴로 11호 등 역사적인 사건 또한 개인의 사물을 통한 기억에서부터 공공의 기억으로까지 연결되는 내용으로 엮었습니다.
『기억 박물관』, 2015
더배곳 졸업 에세이 결과물을 PaTI 정식 출간물로 발행했다.
『Bb: 바젤에서 바우하우스까지』, 2014
PaTI 더배곳 1기의 ‘길 위의 멋짓’ 여행기를 담은 책으로, 편집장 역할을 맡아 제작의 전 과정에 참여했다.
PaTI에서 만난 사람 중 테이블유니온의 김영나 디자이너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김영나 스승은 저의 지도 선생님이셨어요. 그분의 수업을 듣고 작업을 보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죠. 하나의 주제를 통해서 어떤 방식으로 이 주제를 끌고 나가고 다듬는지, 그 원리 방식은 어떻게 작용되는지, 그리고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며 작업을 어떻게 통제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 등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러한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졸업 이후에도 종종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실무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중요한 분이시죠, 저한테 김영나 스승은.
PaTI를 졸업한 지 벌써 만 5년이 되었어요. 지금 다니는 친구들에게 혹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PaTI만큼 다양한 가능성이 열린 곳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실현할 수 있는 과정을 살펴보는 공간이라는 부분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동시에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신의 환경을 스스로 주도하지 않는다면 많은 것을 놓칠 수도 있는 단점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잘못된 것을 주도적으로 찾아내고 획득하세요. 해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습니다.(웃음)

PaTI 더배곳 시절 ‘Bb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모습, 2013
지금까지 다양한 작업을 해왔는데 예주의 대표 작업 혹은 많이 회자된 작업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졸업 직후 시작해 지금까지 진행하는 도무송 프로젝트가 아닐까 싶어요. 특히 작업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말이죠. 디자이너가 저자로서 책을 발간하고, 작가로서 전시를 하는 과정을 클라이언트 일과 병행하기란 결코 쉽지 않지만 제가 스스로 만든 놀이 방식 중 하나라서 앞으로도 계속하지 않을까 싶어요. 되돌아보면 저는 디자이너와 작가 사이를 구분하는 태도 또는 그 관계에 대해 질문하거나 의심하는 대신, 항상 경계를 생각하지 않고 작업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스스로를 어느 지점에 놓아야 할지 고민하기 보다 작업을 하고 싶은 욕망이 더 컸다고 느끼고요. 제게는 의뢰받은 디자인 작업과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작업 모두 소중해요. 두 가지를 병행하며 제 삶의 균형을 찾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이예주의 커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업을 뽑는다면요?
201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SeMA 예술가길드-표본창고’라는 행사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맡은 적이 있어요. 전시를 기획한 윤민화 큐레이터의 제안으로 시작했는데 졸업 이후 개입한 프로젝트 중 큰 규모에 속했던 일이라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업을 총괄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당시 평면에 한정되는 그래픽 작업을 넘어 사물과 공간까지 주도적으로 맡아 작업을 진행했는데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고 큰 활력을 얻을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성취감을 가장 크게 느꼈던 프로젝트 중 하나로 기억에 깊게 남게 됐어요. 
‘SeMA 예술가길드-표본창고’, 2017
‘Scenes of Fugitivity’, 2018

<IN & OUT>, ‘2019 타이포잔치’, 2019
《월간 디자인》에서 2017년과 2020년 진행한 두 편의 인터뷰를 읽어보았어요. 특정 작업이 아니라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로 세간에 알려지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2017년도에는 ‘지금,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 10’에 선정되어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당시 선정된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흥미로운 질문을 많이 받아서 무척 즐겁게 인터뷰했던 기억이 남습니다. 얼마 전에는 올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아트디렉터로서 인터뷰를 응했죠. 매체를 통해 제 활동을 알리는 건 여러 의미가 있는데요. 먼저 시간이 지나고 한 분야에서 조금씩 조금씩 무언가를 쌓아 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 다행이죠. 그리고 제가 그 매체에 맞는 형태의 작업을 하고 있으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 작업의 다양한 가능성을 스스로 살펴보는 기회가 되니까요.
‘인터뷰를 통해 많은 영감을 얻는다’는 구절이 무척 흥미롭더군요.
제가 어렸을 때 챙겨보던 잡지가 두 개 있었어요. 《필름 2.0》과 《씨네 21》입니다. 전자는 1,000원이었고 후자는 3,000원이라 학생인 저에게는 매주 구매하기에 적은 돈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돈이 없을 때와 있을 때 구매하는 잡지가 달랐죠. (웃음) 그때부터인 것 같아요. 인터뷰 글을 좋아하게 된 게. 인터뷰이와 인터뷰어가 나누는 질문과 대답을 문자로만 구성한 지면을 따라가며 상상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인터뷰를 방해하는 작은 요소가 등장하거나, 질문에 똑같은 대답을 반복하는 상황 등을 상상하는 걸 좋아했죠. 지금은 예전만큼 인터뷰를 자주 읽지는 않지만 여전히 그 습관은 남아있어요. 이번 인터뷰 역시 PaTI에 입학하기로 한 순간부터 현재 제 모습까지 전체적으로 훑으면서 혹여 놓쳤던 부분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북디자인 작업들. 『세상을 바꾼 벽보: 녹색당 신지예와 선거 포스터』, 2018 / 『자아 예술가 엄마』, 2020
12월에 열리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 공동 아트 디렉터에 선임됐는데 원활히 준비되고 있나요?
이번 행사의 키워드 기획부터 키 비주얼 작업까지 1차적으로 완료했고, 지금은 온라인, 인쇄물, 공간에 관련된 일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 행사의 의뢰를 받고 뉴노멀이란 키워드를 제시했어요. 뉴노멀이란 키워드로 시간과 서모그램 그리고 픽셀, 이 세 가지의 시스템 운용과 RGB/CMYK 색상체계를 온/오프라인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인쇄물과 온라인 그리고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요. 행사 아이덴티티 작업을 하면서 각 영역에 적용할 전반적인 시스템을 기획하는 게 결코 쉽진 않지만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굿즈 기획을 맡은 최경주 작가와 함께 공동 아트 디렉터로 활동한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릴게요!

‘제19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 공동 아트 디렉팅, 2020
예주의 커리어를 보면 안정되고 탄탄하게 쌓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다 계획이 있구나’ 같달까요. (웃음) 2021년 예주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저만큼 계획이 없는 사람도 드물걸요.(웃음) 2021년 계획도 마찬가지죠. 다만 지난 3월에 충무로에서 소공동으로 스튜디오를 옮기면서 이전까지 고수하던 스튜디오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 더 체계화시키고, 일부분은 분업화의 형태를 모색하고 있어요. 2021년 예성 ENG에서 고민하고 계획할 부분은 규모보다 형태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 같아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번 개인전에서 발견한 도무송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실현시킬 방법들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가구로 제작하면서 발견한 작업의 요소를 기능적으로 적절하게 결합하는 과정 속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 해요.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은 것, 이것을 내년에 하고 싶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네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해주세요!
저는 지속적으로 자기 작업을 이끌어나가는 디자이너의 형태에 대해 고민하고 실현하는 일을 끊임없이 시도할 생각입니다. 동시에 클라이언트 일을 의뢰받아 해결하며 형성되는 디자이너의 자세 역시 너무 중요한 일이에요. 결국 둘 사이에서 조화롭게 균형을 잡는 방법과 더불어 어떻게 해야 원활히 유지하며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지 계속 알아가고 싶습니다. 전시를 계기로 이렇게 찾아와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이를 통해 제 근황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그럼 다음 기회에 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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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Paju Typography Institute, PaTI)은 2013년 봄, 파주에서 움튼 독립 디자인 학교입니다. 새로운 디자인 교육의 필요성에 동감한 시각 디자이너 안상수와 여러 스승이 꾸린 교육협동조합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의 지혜와 정체성에 바탕을 두고 무권위와 무경쟁을 지향합니다. 배우미는 스승과 함께 학교를 디자인하며 스스로 뜻한 바를 자발적으로 성취합니다. PaTI는 일반 대학에 준하는 4년제 바탕 과정 ‘한배곳’과 대학원에 준하는 2년제 심화연구 과정 ‘더배곳’, 1년 동안 원하는 수업을 듣는 ‘더배곳 진수 과정’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2020.11.27.쇠날
인터뷰·글: 전종현  |  멋지음·빛박이: 박하얀 
영상 촬영·편집: PaTI 영상연구소 이형곤, 나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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