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낙동강 하굿둑 개방, 시험 추진해서 답 찾자

입력
기사원문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낙동강 하굿둑 수문이 올 하반기부터 시범적으로 개방된다. 올해 말까지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만 진행하고, 내년부터 실증시험을 하려던 계획을 앞당겨 수문을 조기에 개방하기로 했다. 4대강 사업 이후 올해 낙동강 녹조가 가장 심각했다. 유해 화학물질인 과불화화합물 유입까지 급증해 시민의 안전을 위협 중이니 적절한 결정이다. 상시 개방 시기도 따라서 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이미 낙동강 생태·문화관광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해 내년 3월까지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하굿둑 반대편에 지역구를 둔 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개방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제동을 걸어 자칫 갈등을 빚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농업용수 확보와 어민들의 생존권 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 개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서 지역에는 수문 개방으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한 농·어업인이 다수 있다. 이들을 고려해 염분이 가능한 한 농업용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문 개방은 이루어져야 한다. 주민에게 사전 대비 사항 설명도 필요하다. 사전 협의를 통한 소통과 공감대 형성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굿둑 개방이라는 자연의 순리다. 하굿둑을 수십 년간 막은 탓에 기수역과 함께 소중한 생물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낙동강 합천창녕보 유해 남조류 농도가 대발생 수준인 ㎖당 126만 셀을 넘어섰다. 오죽하면 부산·경남·울산·대구·경북 등 영남 5개 지역 시민사회가 낙동강 오염 상태를 '국가재난사태'로 규정하고, 국가 차원의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을까.

정부는 지난 1년간 4대강 16개 보 가운데 10개를 단계적으로 개방해 녹조가 최고 40% 감소하고, 생태계가 개선되는 효과를 이미 확인했다. 하굿둑 개방으로 물흐름이 개선되면 생태계가 살아난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은 시험 추진해서 답을 찾는 게 바른 순서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오피니언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