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식단’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시류와 조금 달라 보인다. 요즘은 누구나 '도파민' 중독을 언급할 정도로 자극적인 것들이 유행한다. 음식은 맵거나 달아야 할 것 같다. 외양은 보자마자 먹고 싶어질 만큼 자극적이어야 할 것 같다. 식당은 열자마자 줄을 서야 나도 한번 가보고 싶어지는 집이 될 것 같고, 유튜브라도 열려면 없는 말이라도 지어내 자극적인 이슈를 선보여야 할 것 같다. 그 사이에서 '풀무원지구식단'(이하 지구식단)은 광장 속의 수도자처럼 정갈하게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브랜딩은 본질적으로는 건전하나 시장 안에서는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원래 풀무원이 좀 그런 회사다. 풀무원은 1984년 창사 이후 2023년까지 39년 간 연예인 CF 모델을 활용한 적이 없었다. '바른먹거리'라는 가치 자체가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지구식단은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다. 엄격하게 고른 식물성 원료를 고집하며 첨가물을 최소화하는 게 브랜드 정체성이다. 풀무원은 햇수로 2년 전인 2022년 8월 지구식단 브랜드를 론칭한 뒤 다양한 상품군을 출시했다.
비건이나 지속가능성이 트렌드 키워드여도 별도 브랜드를 만들고 다양한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제조업은 더 그렇다. 신제품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장 라인 변경 혹은 증설 등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식품 제조 회사가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했다면 그 자체가 나름의 진정성을 증명한 거라 봐야 한다.
심지어 풀무원은 지구식단 론칭 이후 1년간 꾸준히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여 품목 수(SKU)도 약 30% 늘렸다. 이는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해 일상 식단을 식물성으로 어렵지 않게 전환하도록 돕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게 진정성의 증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