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7호 2022.03

대선은 끝났지만, 변화를 위한 발걸음은 계속된다

20대 대선이 끝났다. 48.56%를 득표한  윤석열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5월 10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2등과는 0.73%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고, 진보정당들은 2%대, 1%에도 못미치는 득표율을 받았다. 촛불항쟁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낸 후 첫 대선. 무엇이 남았는가? 

 

대선 기간 내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나 ‘네거티브 대선’, 혹은 ‘막말로 막말을 덮고’, ‘비리를 더 큰 비리로 덮는’ 대선이라는 말을 수없이 보고 들었다. 기득권 양당은 ‘위대한 국민’의 현명한 선택을 요구하며, 자신들이 더 ‘국민을 위한다’는 말은 하지만 그들의 말에 좀 더 귀기울이면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정책보다는 표가 되는 정책을 주장했다. 청년 남성의 표를 얻기 위해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하거나 선심성 정책은 많지만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증세는 없는 정책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대선에서 실제로 치열한 토론이 되어야 할 시대정신이나, 정책, 국정 철학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선이 끝나고 뉴스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논쟁으로 도배되며 여전히 시급하게 풀어야 할 민생 현안은 뒷전이며, 차기 대통령은 경제 단체장들을 만나 기업을 방해하는 제도를 없애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이런 현재, 우리는 어디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

 

한국에서 대선이 끝난지 이틀이 지난 3월 11일, 지구 반대편 칠레에서는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다. 가브리엘 보리치는 2011년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칠레의 대규모 학생시위를 이끈 지도자였으며 2021년 대선에서 공산당과 좌파정당들의 연합인 ‘존엄성을 지지하다’의 후보로 출마해 극우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를 56%대 44%로 승리해 당선되었다. 보리치 대통령의 당선은 공적연금과 사회보장 체제 등의 정책 변화의 가능성을 높였을뿐만 아니라 피노체트 군부독재 정권 당시 제정된 헌법을 대체할 신헌법을 만들고 있는 제헌의회를 지켜내겠다는 칠레 민중의 승리였다. 비록 칠레 의회가 좌우로 팽팽하게 나눠져 있고, 극우 후보를 지지한 44%의 국민이 있기 때문에 칠레의 미래를 바꿔나가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의 에너지가 높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제헌의회에서 임신중지 권리가 명시된 성·재생산 권리 조항을 108 대 39표로 통과시켰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제헌의회는 7월까지 헌법초안을 마련할 것이고, 국민투표를 통해서 신헌법의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 

 

다시 지구 반대편을 돌아와 대선이 끝난 우리는 어디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 칠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답은 언제나 변화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민중 안에 있다. 그래서 대선 결과에 좌절하고 낙담할 시간이 없다. 지금 이순간에도 위험한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는 목숨을 잃고, 일상의 폭력에 두려워하는 여성과 소수자들이 있으며, 기후위기 산불 피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권리가 저절로 주어진 적은 없었다. 존엄있는 삶을 살고자 했던 역사 속의 민중들이 싸워 쟁취한 것이다. 이제 우리가 그 역사를 이어 써나갈 차례이다.

우리 손으로 만드는 미래 : 
지구 살리기 계획 3부
본 기사는 Tricontinental의 We Will Build the Future: A Plan to Save the Planet를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심태은(번역팀장)

지구는 다양한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 위축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주가나 다국적 거대 기업의 실적 발표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실업과 불평등 통계, 기아율 증가와 절망과 분노의 확산으로 알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 억 명의 사람들이 절대 빈곤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이는 수많은 국가가 재앙 수준의 국가부채와 절망감에 빠지는 상황에서 눈사태처럼 쏟아지는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 비상조치가 필요하다. 각 국가는 편협한 국수주의를 버리고 협력하여 위기에 대한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리는 신자유주의 긴축 정책과 강제적인 채무 제도, 개발 부족으로 인한 장기적 위기를 조사하는 연구 기관의 네트워크로서 새로운 세계 질서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 내었다. 우리의 계획은 신국제경제질서의 정신을 계승하여 민주주의와 세계질서, 환경, 금융, 보건, 주거, 식량, 교육, 노동, 돌봄, 여성, 문화, 디지털 등 총 12개의 주요 테마를 바탕으로 한 단기적, 장기적 비전을 제시한다. 이는 아직 골자에 불과하며 향후 1년간 더욱 확고한 계획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시대, 평화가 최우선

본 기사는 Tricontinental의 In These Days of Great Tension, Peace Is a Priority: The Ninth Newsletter (2022)를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심태은(번역팀장)

전쟁은 빈곤층에게 절대 좋은 일이 아니다. 노동자에게도 좋은 일이 결코 아니다. 전쟁은 그 자체로 범죄이다. 전쟁은 범죄를 양산한다. 평화가 최우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침략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이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제대로 이해하려면 전쟁을 유발한 여러 가지 요인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전쟁은 매우 복잡한 역사의 과정을 단순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단순히 나토나 인종 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모든 전쟁은 어느 시점이 되면 반드시 끝나야 하고 외교가 재개되어야 한다. 지금보다 전쟁을 더 확대하고, 지나치게 빠르게 입장을 확고하게 결정하기보다는 총성을 멈추고 대화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래 세 가지 의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으면 진전은 없을 것이다.

  1. 민스크 협정 준수
  2.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유럽이 미국의 이해에 좌우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러시아와 관계 구축하는 것 필요)
  3. 우크라이나의 극단적인 민족주의 법안의 철회와 다민족 협약으로의 회
[2월 진보포럼]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는가
- 우크라이나 전쟁의 역사, 지정학, 그리고 현재
사진: 디씨인사이드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생하기까지의 일련의 사건들은 2014년 유로마이단 시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2013년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EU와 자유무역협정을 거부하고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선택했다. 이로 인해 키예프 독립광장를 점거하는 집회가 시작되었고 우크라이나 서부로 확산되었다. 친러시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는 유로마이단 시위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사태는 결국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친분리주의 단체와 우크라이나 정부 간의 군사적 충돌로 확대되었다. 오랜 분쟁의 결과로, 러시아는 크림 반도를 합병했고, 돈바스 광산 동부를 친러시아 세력이 장악했다. 2021년 러시아는 침략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병력을 이동시키면서 잠재적인 침략의 두려움이 재점화되었다. 러시아는 자신의 행동이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NATO)가 우크라이나까지 진출해 러시아 국경과 맞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밝혔다. 2월 22일,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로 러시아는 군을 투입시켰다. 이런 사태가 현재의 전쟁으로 이어졌다.


국제전략센터는 현재의 갈등이 조성된 소련 시절의 우크라이나 역사와 지정학적 세력, 역학, 계획을 살펴보기 위해 2월 진보포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소련에서 유로마이단, 현재의 위기까지"에 하룬 일마즈 박사를 초청했다. 하룬 일마즈 박사는 하버드 대학 연구원이자 퀸 메리 대학의 영국 아카데미 강사이며 우크라이나, 코카서스, 중앙아시아에 관한 책을 저술한 저자이다. 인터뷰는 간결하고 명료하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편집되었다.

[3월 한국사 기행]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기행
국제전략센터는 한국의 일제강점기 시대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서대문형무소로 역사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7명의 참가자들과 형무소 역사관을 둘러보고,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못다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다른 식민주의 역사, 우리가 받았던 역사 교육의 한계, 일제강점기 시대와 이어진 미군정 시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까지! 앞으로 센터의 역사기행과 함께 영화를 보는 프로그램도 준비할 계획이니 기대해 주세요!!
[화제의 책] 워싱턴 불렛
국제전략센터는 <워싱턴 불렛>의 번역본 감수와 더 정확한 번역을 위해 저자와 직접 소통을 하며 번역과정을 함께했습니다. 그동안 미제국주의가 주류 언론과 미디어를 동원해 은폐하고 왜곡해 온 개입과 침략의 역사를 알리는데 힘을 보태게 된 것이 무엇보다도 큰 의미입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워싱턴발의 총탄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역사의 진보를 만들기 위해 전진하는 세계 많은 민중과 연대하며 희망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그 과정에 힘을 보태주시길 바랍니다.
<온라인 서점 도서 링크>
교보문고 https://bit.ly/3qScYlQ
알라딘 http://aladin.kr/p/wfIq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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