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1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23호

9월이 되니 이제 밤에는 제법 풀벌레 소리도 들리고 가을 분위기가 조금씩 나기 시작하네요. 여름 내내 열심히 달린 에그브렉은 1주일간 가을방학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냥 가면 아쉬우니 9월이 되면 꼭 듣는 노래 한 곡을 공유하고 갈게요🎧) 우리는 다다음주 금요일인 18일에 만나요!🙌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인류세

📚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 마이클 조던

📚 규칙 없음

📚 프랑스식 자취 요리

우리가 발견한 책

📚 윤미네 집

* 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 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9월 1주, 이 책 어때?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인류세(최평순, 다큐프라임 인류세 제작팀 지음, 해나무)

🧲 #지구 #환경 #생태 #기후 #멸종

광범위한 산불, 기록적인 폭우, 끝나지 않는 감염병... 작년부터 올해까지 쉴 새 없이 몰아닥친 자연재해 앞에 왠지 마음 한켠이 쪼그라드는 듯한 나날이에요.

그런데 혹시 '인류세'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강력한 종인 인류가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시대'를 뜻하는 단어인데요. 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0년에 발표한 이후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 되었다고 해요. 지구를 지질시대로 구분하면 지금은 신생대 4기 안에서도 '홀로세'에 속하지만, 인간이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아예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본 거죠.

이 책은 EBS 프라임 <인류세: 인간의 시대(3부작)>가 원작입니다. 인간이 먹고 버린 수많은 닭뼈, 지구 곳곳으로 흘러간 플라스틱 쓰레기, 대규모 멸종 사태, 기후 재난, 과밀화된 도시 등 인류세의 현장을 2년에 걸쳐 담아낸 기록이죠. 책에는 영상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와 인류세 현장에서 내다본 인간의 미래 등 취재 후기까지 함께 엮었다고 하네요. '인류세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묵직하게 서게 할 책인 것 같아요.

🔎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생물학자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개미 연구자 에드워드 윌슨. 퓰리처상을 2번 받은 작가이자 하버드 대학교 명예교수인 그가 육지에서 발견한 새로운 개미종만 해도 약 450종이다. (...) 사회생물학을 창시했고, '통섭’의 개념도 창안했다. 92세의 이 노학자는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해줄까. "지구상에 동식물이 몇 종 있을까요? 과학적 이름이 붙은 종만 약 200만 종이에요. 발견되지 않은 것까지 생각하면 정확히 알긴 어렵지만 통계학적으로1000만 종이 있다고 예측해요. 그런데 우리가 그들을 자연적인 멸종 속도보다 적어도 100배 이상 더 빠르게 파괴하고 있죠." (2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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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EBS <공룡처럼 사라질 대 멸종의 시대, '인류세'> 예고편(2019)
책의 원작이 된 다큐멘터리 1~3부가 유튜브에 조금씩 쪼개어 올라와 있어요. 한 부당 15~20분가량의 편집된 영상 3개로 구성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하나씩 보셔도 좋겠습니다. 1부 '닭들의 행성'과 2부 '플라스틱 화석'을 추천드려요.

📚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이경희 지음, 구픽)

🧲 #SF #소설 #영화 #마니아 #에세이

SF 좋아하시나요? 저는 이 책을 고르면서 곰곰 생각해봤어요. SF라는 장르를 의식하고 보거나 특별한 애착을 가졌던 건 아니지만, 그동안 봤던 수많은 소설과 영화 중에 꽤 재밌게 본 SF가 많더라고요.

이 책은 '구픽 콤팩트 에세이' 시리즈의 첫 번째 타자로, 덕질의 즐거움에서 시작해 직접 SF소설을 써 온 이경희 작가의 에세이를 담았습니다. SF를 향한 애정을 듬뿍 담으면서도 친절한 안내자 역할을 잊지 않은 마니아의 기록이라, 관심 있는 독자라면 쉽고 재밌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을 듯해요.

에세이도 에세이지만, 부록의 매력도 엄청난데요. 책에서 언급된 방대한 작품 리스트와 SF에 자주 등장하는 48가지 개념을 풀어 쓴 소백과사전이 엮여 있다고 하네요. 씨름, 타로 등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시리즈에서 나올 다른 주제의 책도 기대가 됩니다.

🔎 "'엘프'라는 판타지 규칙 덕분에 우리는 엄청난 분량이 필요한 설명을 딱 한 단어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만약 이야기의 모든 세부 사항을 새롭게 구성한다면 판타지 소설 한 편에 얼마나 많은 분량이 필요할까. 창작자가 규칙을 활용하는 것은 독자/시청자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이질적인 세계는 오히려 피로감을 불러올 수 있다. 습득해야 할 정보량이 지나치게 많아져 장르에 익숙한 독자마저 입문자와 같은 위치로 떨어뜨려 버리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이 『실마릴리온』이라는 거대한 부록을 필요로 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굳이 '엘프'를 두고 새롭게 '깐프'를 창조할 필요는 없다."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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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중앙일보 식물인간 엄마와 간병 지친 딸, 누굴 살릴까... SF로 던진 질문(2020.08)
한국의 SF씬 역시 점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기사에서 볼 수 있듯, 한국 SF문학은 영화와 드라마로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이 외에도 디지털플랫폼에서 SF 신인작가를 육성하거나 SF 대표작가들의 작품을 연재한다는 소식도 들려오네요. SF 전성시대가 오나 봐요.

📚 마이클 조던(롤랜드 레이즌비 지음, 1984)

🧲 #마이클조던 #농구선수 #스포츠 #평전

자신의 이름만으로 책 제목을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마이클 조던'이라면? 아마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실 이 책을 고른 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의 영향이 큽니다. 시카고불스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1997-98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다룬 다큐인데, 정말 빠져들어서 봤거든요. (이미 보신 분들은 이 마음 아시죠...?) 영상에 나오는 마이클 조던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승부욕과 강인한 체력, 흐트러지지 않는 정신력의 완전체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면, 평전으로 쓰여진 이 책은 조금 더 마이클 조던의 면면을 깊게 들여다보는 데 집중했어요. 저자는 어린 시절 성장환경에서 승부욕의 이유를 찾는가 하면, 대학시절과 프로생활을 취재한 경험에 가족, 친구, 동료, 농구 지도자 등을 두루 인터뷰하며 마이클 조던을 입체적으로 담았냈습니다. 원작은 2014년에 나왔고, 해외 독자들에게도 호평을 받은 걸로 보여요. 영상과 책을 비교하면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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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넷플릭스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 예고편(2020)
앞에선 조던에 대한 이야기 위주로 썼지만, 10화로 제작된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가 흥미로웠던 이유 중 하나는 조던뿐만 아니라 감독, 동료 선수, 구단 등 '팀'에 조명을 비추었기 때문입니다. 시카고불스의 황금기는 이들이 함께 만든 것이니까요. 아직 다큐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짧은 제작 비하인드 포스팅도 함께 공유할게요.

📚 규칙 없음(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 #넷플릭스 #스타트업 #경영 #기업문화

에그브렉 5호에서는 넷플릭스의 초기 창업자였던 마크 랜돌프의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공동 창업자이자 현재까지 넷플릭스를 이끌고 있는 리드 헤이스팅스가 넷플릭스의 경영원칙과 기업문화에 관해 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넷플릭스의 조직문화는 여러 스타트업에 많은 영향을 주었죠. '자유와 책임'이라는 푯대 아래 몇 가지 원칙으로 정리된 조직문화 문서가 회자되기도 했고요. 물론, '인재 밀도를 높이고 각종 통제는 제거하는' 넷플릭스의 까다로운 기준이 다른 기업에도 온전히 적용되기란 쉽지 않아 보이지만요.

이 책은 현 CEO 리드 헤이스팅스와 인시아드 경영대 교수 에린 마이어의 대담 형식으로 구성됐습니다. 대략적으로 알려진 이야기도 있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넷플릭스의 문화를 진두지휘해온 수장의 입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매력일 것 같네요.

🔎 "일반적으로, 회사의 상사는 직원들의 결정을 승인해 주거나 거부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것이야말로 혁신을 막고 성장을 더디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넷플릭스에서는 매니저가 마뜩잖게 생각하는 아이디어라도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실천에 옮기라고 떠민다. 우리는 매니저가 부하직원이나 누군가의 괜찮은 아이디어를 알아보지 못해 뒤로 제쳐놓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들지 말라. 회사에 가장 이득이 되는 것을 하라.'" (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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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티타임즈 넷플릭스의 퇴사 문화 '부검 메일'(2020.02)
넷플릭스의 독특한 퇴사문화에 관해 소개한 기사입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떠나는 직원이 남은 직원에게 쓰는 메일이라고 하는데요. 쓰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또 받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어떨지 잠시 상상해보게 되는 글이었어요. (한국에서는 시행하기 어려울 거라는 의견도...)

📚 프랑스식 자취 요리(이재호 지음, 세미콜론)

🧲 #음식 #에세이 #띵시리즈

집에 머무는 날이 늘어나면서 아주 조금씩 '해먹기'를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누군가 SNS에 올린 요리를 캡쳐해두기도 하고, 유튜브에 올라온 쉬운 요리를 따라해보기도 하면서요. 꾸준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나름 '해보는' 즐거움이 있더라고요.

아마 이런 경험이 아니었다면 이 책을 지나쳤을지도 모르겠어요. '자취 요리'와 '에세이'의 조합에 끌렸거든요. 음식 에세이를 선보이는 '띵'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자 '모쪼록 최선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부제를 지닌 이 책 말이에요. (표지에서는 부제가 더 잘 보이네요👀)

의대를 다니다 프랑스로 건너가 요리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다시 의학도가 된, 다소 특이한 이력의 저자는 '자신만의 요리'를 해나가는 일상을 글로 풀어 보여줍니다. 자신을 돌보는 마음으로 정성껏 한 끼를 만들어 먹고, 프랑스 요리를 탐색하고 익혀가며 내 방식에 맞게 일상을 지켜가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기운이 전해져 오는 것 같아요.

🔎 "어디서 주문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합의해둔 레시피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다시금 나는 오로지 나만을 위한 셰프가 되었다. TV나 유튜브를 보다가 따라 해보고 싶은 음식이 생기면 재료를 사서 시도해보았다. 식용유 대신 올리브유를 쓴다든지, 플레이팅을 프랑스 요리처럼 한다든지, 어떻게든 나의 색을 더했다. (중략) 나 하나 먹이는 일인데 원가 따져서 무엇 하리." (180~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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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미호 <날마다 집밥>
요리 초보자에겐 요리를 둘러싼 일이 더 큰 장벽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식재료는 어떻게 손질하고 관리해야 할지, 장은 얼마나 자주 보는 게 좋을지, 조리도구는 기본적으로 무엇을 갖춰야 할지. 이런 알짜배기 정보에 초보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요리까지 소개한 책입니다. 매끼 요리하기 힘든 어려움을 알고 있다는 듯, 재료나 남은 요리를 활용하는 법까지 알려주는 친절함을 갖췄어요. (이제 실행만 하면 되는데 말이죠...)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윤미네 집: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아내(전몽각 지음, 포토넷)

🔎 기념을 위한 사진이 아니라 매일매일이 다른, 아이들의 모습과 가족의 생활을 자연스럽게 담고 있기 때문에 <윤미네 집>은 보는 이의 가슴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특별하지 않았던 순간들이, 시간이 흐른 뒤 특별한 순간들로 다가와 그 시간들을 추억하게 했다. 그것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가족의 모든 일상의 순간을 사랑하고, 그것을 사진으로 기록해 추억하고자 했던 전몽각 선생의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61쪽)

발견의 기록

사랑하는 가족의 일상을 담은 사진집 <윤미네 집>을 발견한 건 몇 년 전, 홍대의 작은 카페에서였습니다. 친구를 기다리며 선반에 놓였던 책을 꺼내 살펴보다 이 사진집에 눈길이 닿았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카메라를 들었던 故 전몽각 선생은 큰딸 윤미와 함께 살았던 26년을 차곡차곡 필름으로 남겨둡니다.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과 늙어가는 부모의 모습, 한 권의 사진집에 응축된 시간은 가장 일상적인 순간이 갖는 힘을 느끼기에 차고 넘쳐요. 특히 첫 페이지에 실린 따뜻하고 소박한 서문을 읽으면 애정이야말로 기록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죠. 사진 일부가 궁금한 분들은 故 전몽각 선생의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잘 편집된 책으로 보면 또 다른 감동이 있어요!) 아참, 저는 카페에서 본 이 책을 동네서점에서 다시 만났고 그날 바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쉼표가 필요한 날 가끔 꺼내보곤 합니다.

[우리가 발견한 책]은 오픈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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