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각] "배터리야, 넌 독립해도 되겠구나"

2020.9.25(금)│NO.14 파인애플

이번주 파인애플 조각 #LG화학 #배터리 #물적분할

안녕하세요, 파인애플입니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떼어내 독립된 법인회사를 설립합니다. 10월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처리되면 12월 (아직 확정된 회사명은 아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탄생하는데요. 이 소식이 전해지자 소액주주들은 LG화학 주식을 팔았고(4200억원어치 팔고서 지금도 매도ing), 주가는 15%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LG화학은 다른 사업들을 제쳐두고 왜 배터리 사업을 선택했는지, 개인투자자들은 왜 기업분할에 분노했는지 같이 한 조각 뜯으러 가볼까요?😋

배터리가 뭐길래 특급대우를

LG화학은 배터리 말고도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3가지 사업을 더 운영하고 있습니다. 배터리가 돈을 제일 많이 벌어와서 분사하는 건 아닙니다. 전체 매출의 점유율 1등은 여전히 석유화학(옛날부터 LG화학 주력부문)이거든요. 하지만 최근 성장세를 보면 석유화학의 자리를 위협하고도 남습니다. 올해 LG화학 주가가 120% 넘게 급등한 적이 있었는데, 그 견인차 역할을 한 건 배터리였습니다. 작년 2분기까지 계속해서 적자였던 전기차 배터리가 1년 만에 최대 실적(글로벌 시장점유율 첫 1위 달성👏)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흑자를 낸 덕분입니다.

giphy

전기차 배터리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건 테슬라 영향도 있습니다. 자동차업계 시총 1위를 찍은 테슬라가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뒤따랐으니까요. 또한 세계적으로 (특히 유럽) 배기가스 규제가 확대되면서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전기차 출시를 앞당기고 있어요. 전기차가 대중화된다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겁니다. 한 시장조사업체는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반도체 시장보다 더 커진다고 전망합니다. 이 시장을 LG화학, CATL, 파나소닉과 같은 선두업체들이 선점할 것으로 보고 있구요.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어서 이를 상용화하는 건 무척 어렵기 때문이죠.

배터리가 LG화학의 한 사업부로 남아있다면 어렵게 차지한 1위 자리를 뺏길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LG화학은 석유화학에서 남긴 이윤으로 배터리에 투자해왔기 때문에 석유화학의 성과에 따라 배터리 투자금이 결정됐어요. 사업을 키우려면 지속적인 투자금이 필요한데, 지금처럼 불안정한 구조에서는 어렵겠죠? 그래서 독립된 법인회사가 설립되면 외부투자를 받기도 쉬워지고(투자자는 원하는 사업에만 투자할 수 있으니), 경영자는 배터리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 머스크 한마디에 오르락내리락

22일(현지시각) 테슬라의 배터리데이를 하루 앞두고 일론 머스크는 "협력사로부터 배터리 구매물량을 늘리겠다"며 깜짝 트윗을 남겼습니다. 예약된 일감 덕분에 협력사 중 하나인 LG화학은 장중 5% 넘게 오르면서 강세를 보였어요. 하지만 배터리데이가 끝나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머스크의 "반값 배터리를 내놓겠다"는 발언이 부담으로 작용한 건데요. 테슬라가 향후 자체생산 비중을 높여 저렴한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건 배터리 시장을 나눠 먹겠다는 거니까요. 여기에 배터리데이가 "한 방 없는 소문난 잔치였다"는 악평에 테슬라 주가가 폭락한 영향(LG화학은 테슬라 관련주)도 받았습니다.

🍍 관련조각 유럽은 5년 뒤 내연기관車 생산을 멈춘다구?

🍍 관련조각 테슬라 '배터리 데이' 지켜본 韓업계 반응

여기에 내용을 입력하세요

기업분할은 주주에게 부정적?

기업분할은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같은데 LG화학 소액주주는 왜 분노했을까요? LG화학이 선택한 방식때문입니다. 기업분할은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나뉩니다. 인적분할은 기업을 세로로 나누는 방식으로, 존속법인 A와 여기서 떼어낸 사업부로 만든 신설법인 B가 수평적인 관계를 갖게 됩니다. 주주들이 들고 있던 주식도 그대로 유지됩니다(A의 주주가 곧 B의 주주). 다만 A와 B의 분할비율에 따라 주식의 지분이 달라져요. A가 B를 만들 때 8:2로 인적분할하면 10주를 갖고 있던 주주는 A주식을 8주, B주식을 2주 갖는 셈입니다.

문제는 LG화학이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선택했다는 겁니다. 물적분할은 기업을 가로로 나누는 방식으로, A와 B 사이에는 수직적인 관계(모회사와 자회사)가 형성됩니다. B는 A의 지배권을 고스란히 받게 되고, B의 주식은 A가 전부 소유하게 되죠. 그래서 인적분할과 달리 물적분할 후 A의 주주는 여전히 A의 주주일 뿐 B의 주주가 될 수는 없습니다.

LG화학 상황에 대입해 볼까요? 배터리에 투자하고 싶어 LG화학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합니다. 이 개인투자자가 LG화학을 계속 갖고 있으면 원래 투자하고 싶었던 배터리가 아닌 석유화학·첨단소재·생명과학에 투자하는 게 됩니다. 그래서 LG화학의 결정을 두고 "주주들 무시하는 거냐"는 불만도 나오고 "배터리 없으면 그냥 페트병 회사"라는 비아냥 섞인 말도 나오는 거죠. 증권가는 이번 분사로 전체적인 기업가치가 올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호재이며, 물적분할 후에도 LG화학이 주가 상승여력이 있다면서 나쁘게만 생각할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하나의 견해일 뿐,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언제나 투자자의 몫이라는 거 잊지 마세요!

🍍 관련조각 국민청원 올린 LG화학 소액주주 "피해 막아주세요"

🍍 관련조각 전문가가 예측한 물적분할 이후 최고·최악의 시나리오

여기에 내용을 입력하세요

몰래 빼먹는 한 조각 : BBIG

BBIG 들어보셨나요?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4가지 산업을 묶어서 부르는 이름이에요. 정부가 한국판 뉴딜정책에 따라 육성하겠다고 선별한 산업군입니다. BBIG 각 분야에서 시총이 높은 순서대로 10개씩 선정해서 한국거래소에서 만든 지수가 K-뉴딜지수인데요. 현재 LG화학도 K-뉴딜지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배터리 물적분할 이후 K-뉴딜지수에서 아웃되느냐, 남아있느냐 말이 많습니다. 여기서 정확한 답변을 들어보세요!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ㅇㅇㅇㅇㅇ

님을 위한

파인애플 세조각 요약!

🍍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을 전담마크하는 신설법인이 12월 출범할 예정

🍍 그동안 배터리 성장성만 믿고 LG화학에 투자한 개미들은 손해를 봤다며 분노의 매도ing

🍍 물적분할 이후 새로 설립될 배터리 회사의 지분을 기존 LG화학 개미들은 갖지 못하기 때문

ㅇㅇㅇㅇㅇ

다음주는 추석 특별판이 발송됩니다👪

다음주는 추석연휴를 맞아 님께 달콤한 파인애플 한조각 대신 설렘 가득한 선물을 드리려고 합니다. 연휴기간 동안 편하게 집에서 힐링하면서, 간단한 퀴즈를 통해 금융상식도 재정비해보는 건 어떨까요? 정답을 모두 맞히면 선물 득템! 지난 파인애플 조각들을 모두 소화하셨다면 충분히 맞출 수 있는 퀴즈들로 준비했으니 잊지 말고 꼭 참여해주세요! 파인애플이 준비한 추석선물이 궁금하면 다음주 파인애플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