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당신은 영화 없이 살 수 있나요?🎥〈찬실이는 복도 많지〉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2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감독 김초희)

오늘의 큐 💡

Q. 당신은 영화 없이 살 수 있나요? 🎥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까지 구독하는 사람한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영화에 대한 질문 앞에서는 이상하게 한번쯤 주춤하게 되지 않나요? 어쩐지 마음을 한껏 드러내기는 창피하고, 그렇다고 숨기자니 별 것 아닌 것 같습니다. 매주 독립영화를 챙겨보는 '영화사랑꾼' 인디즈 또한 마찬가지였다는데요.

그런 인디즈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작품!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입니다. 예술영화 PD 찬실은 오로지 영화만 보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날벼락처럼 영화 작업이 멈추게 되고, 영화가 전부였던 찬실의 인생까지 멈춰버립니다. 찬실은 처음으로 고민을 시작합니다. '나, 영화 없이 살 수 있을까?'

오늘은 찬실이를 만나 영화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는 인디즈 리뷰를 소개할게요. 얼마전 진행했던 인디토크와 강말금 배우의 또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단편영화도 만날 수 있고요! 오늘의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이든, 아마 찬실을 만난 뒤엔 또다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우린 영화를 참 좋아한다는 사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리뷰 :

마음을 담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엄청난 복

왠지 낯 간지러워서 영화를 꽤 오래 좋아하고도 그에 대해 자신 있게 내뱉은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문득 옛 기억을 헤집어 보면 역시, 영화를 좋아하긴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도 영화 좋아하는 게 다 뭐라고, 남달리 특별할 것도 없는 영화에 대한 일방통행이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했다. 영화란 건 언제나 특별했지만 동시에, 또 아무것도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영화를 다루는 영화를 보면 항상 마음이 괜히 더 동했다. 영화에 대한 영화는 그 자체로 감독이 영화에 보내는 편지 같았기 때문에, 그 마음이 전해지는 작품들이 좋았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말하자면 아주 직설적인, 영화에 대한 영화다. 영화와 감독을 너무 깊이 연관 지어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어찌 됐건 이 영화는 김초희 감독과 오래도록 함께해온, 혹은 그를 괴롭혀 온 영화에 대해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을 주인공 ‘찬실이’를 빌어 쏟아내 버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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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다가 어떻게 나이가 들지 가끔 궁금했다. ‘나는 나이가 들어서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영화를 좋아하고 있을까? 지금 좋아하는 영화를 그때도 좋아할 수 있을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좋아하는 영화의 세계는 점점 좁아져만 간다. 그럼에도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낭만 어린 마음을 대변해주는 이 영화를 보며 조금은 안심이 됐다. 이 영화를 핑계로 영화를 오래도록 좋아하고 싶은 마음을 새삼스레 고백해본다. 뻔뻔하게 이런 지면을 빌려서 말이다.

좋아하는 것을 잘, 온전히, 마음을 담아 사랑할 수 있는 ‘복’을 누리며, 이 이야기를 뛰어넘을 김초희 감독의 새로운 영화를 기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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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14기 정성혜

덧붙이는 인디즈 한마디! 💬

로맨스도 다큐도 없는 성실한 일상에게, 우주에서 보내는 응원 -정유선

예술이자 노동으로서의 영화, 그 안에서 사람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가 든든하다 -이보라

오늘을 애써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최유진

오늘의 질문, 김초희 감독에게도 물어봤습니다 💡

'복댕이'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이미 보셨나요? 그렇다면 강말금 배우와 김초희 감독, 셀럽 맷이 만난 인디토크 기록을 한 번 읽어보세요. '영화 없이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김초희 감독의 단호한 대답은 무엇일까요? 대화 속에서 영화를 함께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두 분의 거대한 애정이 느껴지실 거예요.

굳세게 살아가는 자에게 복을 내려주고 싶은 무해하고 다정한 마음

전직 영화 프로듀서 찬실은 마흔 살에 인생의 위기를 제대로 맞는다. 실직을 하고, 산동네로 이사를 가고, 가사 도우미 일을 한다. 그래도 굳세게 언덕길을 올라가는 찬실의 모습은 그가 생활을 지속하는 모습과 닮아있다. 찬실을 중심으로 모인 무해한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주문처럼 외우게 된다. 찬실이는 복도 많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예전에 저는 영화를 안 하는 저를 상상해본 적이 없어요. 영화라는 걸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서부터는 열심히 살았어요. 종교는 없지만, 영화가 저를 지탱하고 살려준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영화만큼은 순정이 있었거든요. 근데 영화는 혼자서는 못 찍고 반드시 누군가가 필요할 수밖에 없어요. 실직하고 생각해보니 제가 사람들을 좋아해서 그랬던 거 같아요. 누군가랑 같이하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된 거죠. ... 무엇을 할 것인가 만큼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요한데, 그런 계획이 없었던 거죠. 제가 가장 원하는 게 뭔지 알아야 어떻게 살 건지 알 텐데, 그런 물음을 할 시간을 스스로 안 줬더라고요. 마흔 한 살에 인생의 위기를 맞이하고 돌이켜보니 사람들하고 함께 있는 거, 우정을 나누는 거, 사랑하고, 사랑받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안 거예요. 그걸 아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멋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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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14기 이주혜

배우, 강말금의 얼굴

'찬실' 강말금 배우의 얼굴이 낯익다면? 아마 2018년 많은 영화제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은 김도영 감독(<82년생 김지영> 감독님 맞습니다👌)의 단편작 <자유연기>를 관람하셨을 것 같아요. <자유연기> 못지 않게, 일상의 얼굴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강말금 배우의 또다른 작품 <보통날>을 소개합니다. 넷플릭스, 왓챠에서 볼만한 건 다 봤다 싶으면 단편영화로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요?

이제는 강말금의 얼굴을 들여다 볼 차례다

한 여성의 고행이자 여행인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열심히 살다가도 어느 날 '이 길이 정말 아니었나'라는 질문이 들이닥치는 순간, 서사를 가득 메우는 건 '찬실이의 얼굴'이라는 이름 아래 펼쳐진 배우 강말금의 표정이다. 강말금은 애써 표정을 지어보이거나 숨기려 들지 않은 배우다. 외려 담담하다. 그러나 그 표정과 목소리들이 우리를 날카롭게 찌르는 순간들은 자꾸만 그의 얼굴을 돌아보게끔 한다. 보통의 감정을 담담하고도 내밀하게 표현한 이 역사는 그가 출연한 단편 영화 이력에서부터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엔 비교적 알려진 <자유연기>외에 단편영화 <보통날>을 소개하고자 한다. 삶에 찌든 우리네 엄마에게 젊은 시절 '엄마의 엄마'가 살아 돌아와 짤막한 하루를 보낸다는 이야기. 우리가 그간 보아온 엄마의 기쁨과 슬픔을 역시 다 안다는 듯 무던한 표정들은 적극적인 액션이기보다 리액션을 자처한다. 상대방의 감정을 담아내고자 비워낸 표정들이 서사에 녹아드는 순간, 강말금의 얼굴은 영화 안에서 가장 가득 찬 존재가 된다. 그의 표정들이 단편영화를 거쳐 이번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우리들 곁에 오기까지 그의 연기는 관객에게 끊임없이 위로란 무엇이며 소통이란 무엇인지를 상기시킨다. 그것이 이 배우의 이전만큼이나 이후가 궁금한 이유이다.

-인디즈 14기 서지원

💡 강말금 배우의 출연작 〈보통날〉이 궁금하다면? 이 링크를 클릭하세요.

보너스! 2만 관객 돌파 기념, 복댕이들 모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