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블라인드가 과연 사내 문화 개선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을 갖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종합하면 블라인드가 사내 문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약 60%는 긍정적인 면을 보지만, 40%는 익명에 숨어 올리는 저격글, 비판글에 대해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겠죠. 특히 이렇게 응답한 분들은 '블라인드라는 브랜드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5점 만점)에 1~2점, 박한 점수를 줬습니다. 

 '장기적으로 익명 커뮤니티가 아닌 HR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블라인드의 꿈에 대해서는 69.5%가 '사람이 많이 몰렸으니,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보낸사람: NEWNEEK <whatsup@newneek.co> 

Date: 2021년 5월 11일(화) 오전 7:00 

Subject: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 

To: <sunghochul@chosun.com>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참 신문 많잖아요. 100년 역사가 넘는 곳도 있고 부수 100만부도 있다고 하고, 하지만 다들 그런건 아니예요. 대체로 10만부만 넘어도 괜찮은 편이예요. 

뉴닉은 이메일로 시사 뉴스를 월, 수, 금요일에 보내는데요. 구독자 30만명이예요. 2018년 12월에 시작해 단 2년반만요. 요즘 뉴스레터 붐이라는데, 솔직히 그 붐을 만든게 바로 뉴닉이거든요. 21세기형 신문, 그게 뉴닉일지도 모른다는 말도 나와요.

그게 30만명 구독자 가운데 20대가 80%라고 하네요.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가 정독하는 미디어 스타트업, 요렇게 소개하기도 하고요. 창업한 이소연 대표도 20대요. 94년생요.

MK 뉴스에 따르면 뉴닉은 '20~30대들이 좋아할 만한 문체와 어법으로 풀어내는 뉴스레터'이고, 인기몰이는 '밀레니얼 세대에 맞는 문체' '더도 말고 덜도 없이 점심시간때 만나서 서로 시사 이슈를 말할 수 있를 만큼의 정돈된 정리' '마스코트인 고슴이(고슴도치)'라고 하네요.

작년에 김소연 대표와 빈다은 이사(공동창업자)가 나란히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뽑히기도 했어요. 그런데 2년전 6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을 정도고, 직원수도 아직 10명 정도라네요.  아직 성공이라고 하기 힘든 상황이네요.

한때 뒷광고 논란도 있었어요. 구독자 30만명에 오픈율(레터를 열어본 비중)이 40%면, 대략 12만명이 본다는건데 그럼 광고 단가가 꽤 되긴 할텐데요. 법률에 따르면 이런 이메일은 제목에 (광고)라고 고지해야 한대요. 구독자들은 (광고)라는 이메일 제목을 보면 안 열겠죠. 

작년 9월엔가 뉴닉은 광고성 기사를 담은 레터를 보내면서 이메일 제목에 광고 표기를 하지 않아 '뒷광고'라는 비판을 받았어요. 

 쫌아는기자들의 첫 질문은 “뉴닉을 왜 하나요?”였습니다. 누구도 돈을 주고 뉴스를 읽지 않는 한국 상황에서 서울대 경제학부 출신인 김소연 창업자가 하필 텍스트 비즈니스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이 창업자는 “왜 시작했나인가요, 아니면 왜 아직도 뉴닉을 하느냐는 건가요”라고 되물었고, “후자예요”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젊은 창업 희망자의 눈에 뉴스가 멋있는 아이템으로 보일 수는 있죠, 그래서 시작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2년쯤 해봤으면 그 막막함을 누구보다 알테고, 많은 창업 선배들이 뉴스에 도전했다가 피벗하는 것도 봤을 겁니다.

 시작한 계기랑 지금 계속하는 이유는 달라진 것 같아요. 공동 창업자(빈다은 이사)와 저는 대학교때 한 동아리에서 거의 창업과 똑 같은 프로젝트를 했어요. 명의만 대표자가 아니었고요. 당시 시각 장애인들의 창업을 돕는 일이었는데요, 지금도 강남 선릉 합정 등에 그때 만든 시장장애인 안마센터 프랜차이즈가 존재하고요. 

 

 스타트업이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라는 경험이 있는 상태였는데, 말하자면 뉴스를 창업 아이템으로 만난거죠. 

 다양한 해외의 뉴스레터 사례 접했고, 이런 것이 젊은 세대 일상 속에 녹아드는 뉴스 전달 방식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뉴닉을 계속하는 건, 또다른 책임감인 것 같아요. 뉴닉 구독자가 30만명 정도인데, 대부분 20대와 30대, 특히 20대가 훨씬 많아요. 뉴스에서 멀어졌고, 또 디지털로 소비하죠. 뉴스를 파편적으로 보는 그룹이죠. 

 그런 그룹이 뉴닉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있다는 게 저희로선 또다른 책임감으로 남는거죠. 

  대학때 했던 프로젝트는 명확했어요. 안마라는 상품을 파는 것이죠. (비장애인이 하는) 퇴폐 안마와 같은 불법 서비스에 대응해, 합법인 시각장애인 안마를 보다 경쟁력 있게 만드는 일이요.  팔려는 상품(안마)이 명확하고, 상품을 필요로 하는 타깃 소비자가 명확하고, 타깃 가격대도 명확해요. 

 반면 뉴스라는 콘텐츠는 도대체 누가, 얼마를 주고 살 것이지, 각각의 사람들은 어떤 동기로 소비하는지 천차만별인 것 같아요. 명확한 기준이 없어요. 

 현재의 주수입원은 광고인데요.  브랜디드 콘텐츠라고 부르는데, 뭐냐면 우리가 쓰고 있던 톤앤매너, 스토리텔링을 그대로 이용해 특정 브랜드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주는, 그런 류의 기사를 작성해 커미션을 받는거죠.  말하자면 브랜드와 협업 콘텐츠로 돈을 버는거죠.

 뉴스레터에 나가는 주제는 매트릭이란 내부 선정 기준표로 정해요. 대표인 제가 고르는 것이 아니고요. 표 형식인데 뉴스 이슈마다 점수를 매기고, 높은 점수의 뉴스를 레터로 내보내요. 나름 공정한 프로세스죠.

 오!

(이 순간 그녀의 목소리에 활기가 돌아왔다. 20대 중후반의 생기였다. 전날 야근한 탓에 피곤함이 인터뷰 내내 덕지덕지 묻어, 오래 시간 질의 응답에 미안했던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