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미투, UN에 가다 2] 결과보고

스쿨미투, 다시 UN에 갑니다
[스쿨미투, UN에 가다 2] 프로젝트 결과보고

 11월의 어느 날, #스쿨미투 고발의 이야기를 담아 UN에 보고서를 제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맨땅에 헤딩으로 무작정 써내려갔던 글은 UN아동권리위원회 사전 심의에 초대 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렵게 시작된 고발이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제네바까지 갔습니다. 제네바에 가기까지 4천여 분의 시민들의 지지서명을 받았습니다. 시민 분들이 5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후원해주시기도 했습니다. 혼자라도 해보겠다는 무모한 마음은 혼자가 아니라는 따뜻한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서우리는 스쿨미투 운동에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싶었습니다. 3월에는 학교를 바꾸는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을 만났고, 5월 스승의 날에는 더 이상 스승에게 감사할 수 없는 이들과 스쿨미투 토크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스쿨미투를 안타까운 피해사실로만, ‘교사에 대한 폄훼로만 여기는 시선에 맞서변화를 말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그리고 지난 7, [스쿨미투, UN에 가다 2]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다시 보고서를 쓸 때에우리는 평등한 학교를 바라는 이들의 다양하고도 많은 목소리를 담고 싶었습니다이에 시민들과 함께하는 실태조사 캠페인 [당신의 목소리를 UN에 전해주세요], 고발자와 함께하는 네트워킹 워크샵 [말하기 시작한 우리는], 지지자와 함께하는 보고대회 [멈추지 않고 학교를 바꾸는 사람들]을 진행했습니다총 369분의 시민 분들이, 3분의 고발자 분들이, 30분의 지지자 분들이 이 보고서를 함께 써주셨습니다.

실태조사 결과, 315명 중 247스쿨미투 고발 이후, 학교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대책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의 스쿨미투 대책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면피용 대책임을 보여줍니다. 대한민국 정부 대책이 적합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17명뿐입니다. 시민들은 가해교사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 학교 페미니즘 교육의 활성화와 의무화, 신속하고 정확한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당면한 가장 주요한 요구로 뽑았습니다. 고발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요구는 단 하나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습니다시민 분들의 참여로 이러한 대한민국 정부 대책의 심각성을 고스란히 담아,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스쿨미투, UN에 가다 2]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실태조사 캠페인의 결과보고서와 보고대회의 발제문을 공유드립니다. 본 심의를 대비하기 위해, 최종 보고서를 지금 공개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아직 우리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위티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질의리스트를 작성하고,본 심의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적인 작업들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보고서를 발표할 10월 즈음에는, 스쿨미투 고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UN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안이 발표되기를 촉구합니다. 그 이후에는 오랫동안 고발자와 청소년 당사자의 고통을 묵인했던 대한민국 정부가 제대로 된 변화를 위해 조금이나마 힘써주기를 바랍니다.

[스쿨미투, UN에 가다] 프로젝트에 참여해주신 여러분들이 있어, 보고서를 작성하는 청소년들이, 고발 이후를 상상하는 고발자들이, 지지활동을 이어가는 활동가들이 외롭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본 심의 이후, 좋은 소식으로 연락드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앞으로도 이어질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의 투쟁을 응원하신다면, 위티와 함께해주세요.
2019. 08. 21.
감사를 담아,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