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에 떨어져 살던 심시선네 가족은 단 한번뿐인 심시선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하와이로 떠납니다. '내 제사는 절대 지내지 마라'고 말하던 심시선 씨의 당부에 따라 단 한번도 제사를 지내지 않았던 가족들은, 10년을 맞이하여 딱 한번 제사를 지내고 싶다는 큰 딸 명혜의 고집에 못 이겨 이상하고 종잡을 수 없는 제사 계획에 동참합니다.

심시선이 두 번의 결혼으로 만들어낸 이 독특한 가계의 구성원들은 하와이에서 그녀를 기리며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해나갑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순종해야 했던 시대에 굴하지 않았던 심시선과 그에게서 모계로 이어지는 여성 중심의 삼대 이야기인  『시선으로부터』  는 예술가로서 자신을 펼치고자 했던 심시선, 20세기의 막바지를 살아낸 시선의 딸 명혜, 명은, 경아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손녀 화수와 우윤의 심도있는 인생 이야기를 재치있게 풀어냅니다. 

현대사를 관통하는 주제를 담고 있는 소설들은 대게 심오하거나 진지하거나, 슬픈 줄거리들로 구성된 경우가 많은데요, 시선으로부터는 일단 '재미'가 있습니다. 잘 읽히고 답답하지 않은 사이다같은 소설이랄까? 시대의 폭력과 억압을 고통스럽게 풀어내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할 말은 하고 마는 심씨네 여자들! 시원한 성격과 당찬 행동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을거에요:) 무력하지 않은 여성들의 주도적인 이야기가 보고 싶으시다면 시선으로부터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