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시내가 사라졌다〉(감독 김진화)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12 〈윤시내가 사라졌다
6월 22일 오늘의 큐 💡   
Q. 진심 없는 가짜? ❤️‍🩹
가짜 가짜, 진심없는 가짜~🎶 잘가 잘가~👋 님, 이 노래 아시나요? 걸그룹 트와이스의 데뷔곡 'OOH-AHH하게'의 중독성 있는 후렴구랍니다🎤 한 번만 들어도 흥얼거리게 되는데요. 어떤 상황에서 자동으로 부르게 되는 노래들도 있잖아요. 새로운 공간에 들어갈 땐 '따라다란딴~' 러브하우스 BGM을 흥얼거리듯 무언가 멀뚱멀뚱한 상황이 생기면 '난 그-런거 몰-라요~' 이 노래가 자동으로 깔리는 듯 합니다. 혹시 이 노래에 대해 잘 아시나요? 이장호 감독의 74년 발표작 <별들의 고향>에 삽입되었던 '나는 열아홉살이에요', 이 맑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바로 가수 윤시내랍니다.
윤시내 님의 '공부하세요'나 '열애' 등, 특유의 허스키하고 파워풀한 목소리만 알고 계셨다면 놀라셨을 것 같아요. 1974년부터 2022년까지, 정말 롱런하는 가수지 않나요?🏃 그.런.데..(여기서부터는 영화 이야기임🎬) 이렇게 대단한 가수 윤시내가 고별무대를 앞두고 갑자기 사라졌다면요? 

모녀지간인 순이와 하다. 그들은 각각 '연시내'와 '짱하'로 불리는 게 더 익숙합니다.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로 활동하는 순이와 유튜브 채널 짱하TV를 운영하는 하다. 순이는 윤시내의 신비주의마저 따라하고, 하다는 댓글이 달리는 일이라면 길거리에서 트월킹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두 사람은 별로 친해보이지 않네요. 너무 다른 성향이기 때문일까요?
어느 날, 윤시내의 실종으로 세간은 들썩거리고 그의 이미테이션 가수였던 연시내는 의외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관심?!🤩' 귀가 번쩍한 하다는 엄마 순이와의 여정에 오르게 되고, 그리 알고 싶지 않던 서로의 모습도 마주합니다. 어차피 가짜잖아!💔 서로에게 감정을 쏟아내지만 사실 알아요. 가짜라고 진심이 없던 건 아니라는 걸요. 두 모녀의 좌충우돌 로드무비! <윤시내가 사라졌다>와 함께 오민애 배우가 표현하는 또 다른 엄마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작품, <굿마더>를 함께 소개해드릴게요.

우리는 어쩌면 무언가를 다 흉내내면서 살아가는지도 모르죠. 진짜 나로 살기엔 너무 어려운 걸까요? 하지만 가짜로 지낸 시간에도 감정은 진짜인 법😢 욕이든 칭찬이든 관심이면 상관 없다던 하다, 하지만 정말 모든 말이 괜찮지는 않았을 거예요. 우리의 진심들까지 외면하지 말고 한번 꼬옥 살펴봐주기로 해요❤️‍🩹 오늘 소개한 영화들이 그 과정을 도와줄 거예요!

나와 나의 거리

〈윤시내가 사라졌다


“네, 딱 좋아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딱 그 정도의 거리.”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 가시내(김재화)는 놀이터에서 버스킹을 하다가 마주친 장하다(이주영)에게 적당한 거리만큼 떨어져 자신의 무대를 봐달라며 이렇게 말한다상대의 관심이 부담스럽지도 서운하지도 않은 알맞은 거리장하다가 미끄럼틀 뒤로 몸을 숨겨 발만 겨우 보일 때가시내는 수줍게 미소 지으며 딱 좋다고 말한다현실에서도 나와 타인 사이의 알맞은 거리를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순이(오민애)는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이자 윤시내의 오랜 팬이다연시내가 윤시내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 서기 위해 두근거리는 마음을 달래고 있는 그 시각윤시내는 홀연히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콘서트를 앞두고 사라진 윤시내 소식에 세상은 난리가 나고순이는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도 되지 못하고 그렇다고 순이로 돌아오지도 못한 채 실의에 빠진다.

순이의 딸장하다는 유튜브 채널 '짱하TV'를 운영하는 유튜버다전 남자친구와 커플 채널을 운영할 때는 구독자도 많았지만 헤어지는 바람에 물거품이 됐다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댓글과 관심을 받는 것만이 장하다 인생의 유일한 낙그는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다시 만나자고 질척이는 순간마저 영상으로 찍어 올릴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이 고프다. 누가 자신에게 관종이라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관종이 뭐가 어때서.”


엄마 순이와 사이가 소원했던 장하다는우연히 자신의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순이가 사라진 윤시내로 오해받아 댓글 창이 폭발하는 것을 보고 눈이 번뜩인다. (...)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온라인에 올려 사람들의 반응을 즐기는 장하다와 순이로 살아야 하는 순간마저 연시내의 신비주의 콘셉트를 유지하는 순이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인물처럼 보인다허나 신비주의 콘셉트라는 것도 관객이 있을 때나 가능한 것장하다와 순이는 타인의 눈을 통해 보는 자신만이 진짜라고 믿고 그 외의 모습은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 모습은 가까이하기에 너무 두렵거나 비참하기 때문이다. 순이와 장하다는 서로의 관계를 망친 게 상대의 잘못이라며 탓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만큼이나 망가져 있는 건 자신과 자신의 관계였다.


타인과 나의 거리도 중요하지만 내가 나를 바라볼 때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원조 가수 윤시내가 사라지고 나서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연시내연시내의 확고한 세계가 흔들리고 나서야 자신의 세계를 인지하는 장하다가시내운시내 등 원조 가수 윤시내를 둘러싼 이미테이션 가수들그리고 윤시내 역시 대중 앞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까지.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타인이 바라보는 순간에만 존재하던 인물들이 스스로 자신을 마주하면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내가 나를 보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딱 그 정도의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내가 너무 크지도, 작아 보이지도 않는 나와 나의 거리는?



인디즈 은다강

<윤시내가 사라졌다> 감독 김진화|드라마|107분|12세이상관람가
영원한 디바 `윤시내`가 고별 콘서트를 앞두고 사라졌다?! 
전설적인 가수의 실종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20년 간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로 활동해온 순이(오민애)는 `윤시내`와 함께할 뻔한 꿈의 무대도, 일자리도 잃어 좌절에 빠진다.
한편, 사람들의 관심이 고픈 유튜버 `짱하`(이주영)는 라이브 방송 중 우연히 찍힌 엄마 `연시내` 영상의 조회수가 떡상하자 대박 콘텐츠를 꿈꾸며 `윤시내`를 찾는 여정에 따라 나서는데…
동료 가수 `운시내`(노재원)와 함께 가시내, 윤신애, 윤사내까지 모두 만나며 사라진 `윤시내`의 행방을 수소문하기 시작한 동상이몽 두 모녀는 과연 `진짜`를 만날 수 있을까?
연시내, 운시내, 가시내, 윤신애 말고 내가 '윤시내'! 
허스키한 음색, 독특하고 폭발적인 창법, 몽환적인 아우라까지!🙊
가수 윤시내는 '열애' '‘DJ에게’ ‘공부합시다’ 등 발표한 노래가 연달아 성공하면서 80년대 대표적인 디바로 자리잡았습니다. 가요대상은 물론 10대스타상을 휩쓸던, 그야말로 세기의 디바예요🎤 방송출연도 하고, 과거 영상들이 유튜브에 뜨면서 윤시내를 최근에 알게된 사람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윤시내가 사라졌다>를 통해 연기는 첫 도전! 얼마 전 오민애 배우와 함께 아침마당에 출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여기에서 두 사람의 귀한 투샷을 보실 수 있답니다👯‍♀️
가깝고도 먼 당신 👩‍👦

좋은 엄마가 되는 길

〈굿마더

 

엄마와 딸, 그것은 가장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사이이자 자연히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한 관계다. 그런 모녀간의 관계성을 그린 <윤시내가 사라졌다> <굿마더>는 서툴더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애쓰며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다.

<굿마더>는 동성애자 딸을 둔 엄마 수미(오민애)의 이야기다. 수미는 딸 지수(김예은)의 동성 연인과 함께 만나기도 하며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좋은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지수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불안해하고, 지수와 수미는 갈등을 빚게 된다. 영화는 성소수자의 부모 역시 사회적으로 퀴어라는 사실과 그들이 감내하고 있는 무게를 그려내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성 소수자 부모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들은 성 소수자를 인정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자식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상규범을 더욱 강요받았던 세대로서 그것을 온전히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방식이 서툴러 오해가 생기고 진심이 전해지지 못할지언정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좋은 엄마가 되어주고자 하는 노력은 애틋함을 자아낸다.

 

인디즈 유소은

<굿마더> 감독 이유진|드라마|24분
딸의 동성애를 인정하고 살던 수미는 동료 김선생의 딸 결혼 축하 모임자리에 가게 된다.
올해의 배우상, 오민애 🏆 
<윤시내가 사라졌다>의 화려한 수상이력 중 하나! 오민애 배우가 <윤시내가 사라졌다>를 통해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의 배우상을 수상했어요👏 놀라운 사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 오민애 배우가 참여한 작품이 총 다섯 편이나 상영이 되었다는데요🤩 독립영화가 찾는 얼굴, 시대를 그릴 수 있는 얼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3년 만에 장편 영화 주인공을 맡았다. 기회를 준 감독에게 감사드린다”며 수상소감을 전한 오민애 배우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실래요?
요새 독립영화계에서 가장 바쁜 오민애 배우를 또 한 번 각인시킨 작품! 손석구 배우가 연출한 작품 <재방송>의 '엄마' 역으로 등장한답니다. 손석구 배우의 실제 어머니 모습이 투영되었다는 그 캐릭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유튜브 채널도 직접 운영하고 있어요! 동영상이 많지는 오민애 배우의 기타+노래 실력을 엿볼 수 있답니다🎵 김진화 감독도 오민애 배우의 유튜브를 보고 바로 출연을 부탁하는 연락을 드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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