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 
커밍홈투서울 
Coming Home to Seoul
2021. 7. 21. – 9. 10.

헬싱키의 로컬(Lokal)과 서울의 팩토리(FACTORY)가 오랜 시간 쌓아온 관계에서 만든 전시이자 브랜드인 ≪Coming Home to Seoul≫이 2021년 9월 10일 종료되었습니다. 

팩토리는 ‘심리스 플로우(Seamless Flow): 감상과 경험의 경계 없는 교감’을 위해 오랜 동안 팩토리 에디션(Factory Edition)이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로컬 고유의 온도감을 지닌 아름다운 작품(로컬 아트, Lokal Art)과 디자인 오브제(로컬 오브제, Lokal Object)를 선보였습니다. 이에 더하여 전시 기간 동안 로컬의 ‘작가와 작업 소개’는 물론, 본 전시를 함께 꾸려간 백솔 님의 ‘헬싱키 일상’을 온라인 레터로 전하며 꾸준히 안부를 전하였지요. 

해당 전시는 하나의 단락을 마무리 하였지만, 팩토리의 ‘심리스 플로우’는 전시 동안 다 담지 못한 아래의 이야기에서, 그리고 내년으로 예정한 루프트(Luft, 오키나와)와의 전시에서도 계속 됩니다.

✉️ Kitchen & Office w/ Lokal & Factory

≪커밍홈투서울≫에서 선보인 로컬 오브제의 아름다움과 유용함은 전시장이나 헬싱키라는 도시에서만 유효하지 않습니다. ‘예술과 디자인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로컬의 태도는 장소와 도시를 넘어서는 것임을 팩토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에서 기록하고 제작한 <Kitchen & Office>가 여러분에게 더욱 다양한 활용의 영감으로, 생활 속 심리스 플로우의 경험으로 자리하길 바랍니다. 

진행  김유나, 김보경 
영상  금다듬 
사진  허인 
모델  김보경, 백솔

✉️ 로컬 작가 인터뷰

여느 전시가 그러하듯, ≪커밍홈투서울≫ 역시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함께 했습니다. 특히 로컬과 팩토리를 이어주기 위해 현지에서 아주 작은 것까지 챙기고 살펴 준 김형민 코디네이터는 참여 작가의 스튜디오를 방문해 작업의 이야기를 확장해주기도 하였습니다. (동행해준 강주성 님께도 감사인사 전합니다.) 

아래는 참여 작가 중 사샤 휴버의 인터뷰 중 발췌한 것과 함께 한 김형민 님의 코멘트입니다.

💬 사샤 휴버(Sasha Huber) 

“스테이플 건으로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04년 헬싱키에서 석사 과정에 있을 때였다. 정치적인 문제로 엄마의 고향인 아이티에 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던 때였다. 가족을 만나지 못하니 좌절했고 결국 아이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다가 이 스테이플 건으로 작업하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하지만 테스트 후 도구의 무게와 소리 때문에 이것이 무기처럼 느껴졌고, 내 귀와 눈을 보호해야 했다. 

처음에는 아이티에 문제를 일으킨 이들의 초상화를 만들기로 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독재자 뒤발리에 부자, 프랑소아가 그 출발점이었다. 그들은 우리 가족을 포함하여 뉴욕으로 이주한 여러 가족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 후 나는 반격의 방법으로서 스테이플 건을 사용하여 그들의 초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내가 이 시리즈를 <Shooting Back>이라 부르는 이유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한 나의 작업을 바라보며 깨달았다. 그 작업에 더는 나의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반대로 그들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이들의 역사를 살펴보기로 했다. 내 작업 안에서 그들과 식민주의는 내가 그것들과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을 보여준다. 그래서 내가 도구를 사용하는 이유도 그 상처를 만드는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이는 고통을 보여주고 또한 그 상처를 돌보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단지 여러 번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 아니다. 내가 그들을 묘사하는 동안 나는 그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과도 같으며, 그들과 또 다른 역사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 

💬 인터뷰를 마치고 - 김형민 

스테이플을 하나씩 박아 나가는 것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을 정도의 소음이 동반되는 작업이었는데, 그 소음 속에서 숨죽이며 작업을 지켜본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커밍홈투서울≫전시에 간 사샤의 작업처럼 배경재료로 일반 나무도 사용하지만, 사샤는 소리를 흡수하는 보드(acoustic board)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중 역사적 인물 -가령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핀란드 시민권을 받은 사람인 교사 Rosa Emilia Clay 등- 을 새기면서 스테이플 건의 상징적 의미와 그들이 역사 속에서 받은 상처와 아픔 등을 기리고 치유하는 의미를 배경 재료의 물성과 연결한다는 것이 새롭게 와 닿았다.

✉️ 키토스(Kiitos)!
≪커밍홈투서울≫의 마지막 인사는 마치 안부 속 안부와 같이 전시 기간 중 열심히 손을 흔들며 우표 꾹 붙여 보낸 열네 번의 레터 중 일곱 번의 특별한 인사를 전했던 백솔 님의 마지막 ‘파이바(Päivää!)’ 시리즈로 대신 합니다. 단 한번이라도 로컬의 레터를 읽으신 여러분의 일상 속 예술, 예술 속 일상의 모습이 때론 고요하게, 때론 즐겁게 드나들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äivää! 헬싱키의 일상과 로컬이 만나는 순간들> 번외 편
🦉Kotiin 집으로, 다시
에세이·사진, 백솔
한 공간이 집이 되어 가는 과정은 흥미롭다. 핀란드에 사는 동안 세 번의 이사를 했고, 네 개의 집이 있었다. 처음에는 내 것이랄 게 없었기에 삶에 필수적인 요소들만 들여놓고 살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곁에 두고 싶은 물건이 하나씩 늘어났고, 비어있던 공간도 소소하게 채워졌다. 그렇게 헬싱키의 '작은 공간'은 점차 '나의 집'이 되어갔다. 

‘무엇을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그 무엇에 얽매인다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얽매일 것 없고 애착 없는 삶은 또 다른 한편으로 무료함이 되기도 한다. 살을 비비고 바라만 봐도 좋은 무언가로 채워진 공간은 나를 매일 집으로 돌아오게 하고, 나의 영역이라는 안정감을 주었다. 몸 하나 누울 곳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기에 이 작은 공간이 주는 의미는 나에게 컸다. 지독하게 얽히고 싶은 것들과 적당하게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 나에게는 어울렸다. 

집을 떠나며 내가 남긴 흔적들을 본다. 그리고 다시 텅 비어버린 이곳이 나에게 남긴 흔적까지 돌아본다. 짐 꾸러미 속 사물 하나하나가 내 발이 닿는 다음 공간을 다시 아늑하게 채워 줄 것이다.
Päivää(파이바)는 영어의 ‘day’를 의미하며, 핀란드에서는 ‘좋은 날이야!’라는 뜻의 첫인사로도 쓰입니다. 
Kotiin은 집을, 그리고 Kiitos는 감사의 인사를 뜻합니다.

전시명   Coming Home to Seoul 커밍 홈 투 서울 (by Factory Edition) 
참여작가 
보오케 융야스(Bo-Åke Ljungars), 이이나 부오리비르타(Iina Vuorivirta), 야타 라비(Jatta Lavi), 옌니 로페(Jenni Rope), 요한나 글릭센(Johanna Gullichsen), 크리스티나 리스카(Kristina Riska), 나탈리 로튼바허(Nathalie Lautenbacher), 오우티 마르티카이넨(Outi Martikainen), 레나타 야코울레프(Renata Jakowleff), 사이야 할코(Saija Halko), 사샤 휴버(Sasha Huber), 베라 쿠르유(Veera Kulju), 요시마사 야마다(Yoshimasa Yamada) 
기간  2021.7.21(수) ~ 9.10(금) 
기획  팩토리(FACTORY) x 로컬(Lokal Helsinki) 
헬싱키 코디네이터  김형민 
진행  김유나, 김보경 
그래픽 디자인  김유나 
공간디자인  무진동사 
홍보, 번역  백솔 
도움  이경희, 허인, 안아라 
주최  팩토리(FACTORY)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Frame Contemporary 
Art Finland(프레임), 퀀텀인텔리전스

팩토리2 드림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