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엔 장애인 영웅이 필요한가?

패럴림픽엔 장애인 영웅이 필요한가?

The disabled heroes : Why they call the Paralympic athletes 'inspirational'?

저자 김스피

(Authors) Kim, Supi

출처 인스피아 저널, (5), 2021.9.1, 1-5 (5pages)

(Source) Journal of the Inspia

지난회차 https://page.stibee.com/archives/107426

(Archive)

주제어: 패럴림픽, 영웅, 장애인, 올림픽, 타자화

1.머리말

2.내가 대단하다고요?

3.장애는 극복해야 하는가

4.패럴림픽의 메시지는 '극복'아닌 '희망'

5.맺음말

【1.머리말】

안녕하십니까. 느긋하게 해찰하며 걷는 것을 좋아하는 김스피입니다. 👤

9월 5일까지 2020 도쿄 패럴림픽이 진행됩니다. 최근 저는 패럴림픽과 관련된 한 영상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든 패럴림픽 홍보영상인데요. 이 영상의 제목은 "올림픽은 영웅이 탄생하고, 패럴림픽은 영웅이 출전한다"입니다.

<fig.1>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23일 공식 유튜브에 업로드한 2020 도쿄패럴림픽 홍보 영상

같은 스포츠인데 왜 올림픽에선 영웅이 '탄생'하고 패럴림픽에는 영웅이 출전한다고 하는 걸까요? 장애인 선수는 그들의 노력이나 성과와 무관하게, 그들이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영웅이라 불려야 하는 걸까요?

미디어에서도 장애인 선수의 '성과'보다 '장애'에 집중하는 시선은 반복됩니다. 사람들은 이들의 종목이나 퍼포먼스,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들이 얼마나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삶이 얼마나 기구하고 힘들었는지 등의 사연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곤 합니다. 이런 현실에 대해 프랜시스 라이언은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올림픽 선수들은 그들이 '성취한 것'에 대해 찬사를 받는다. 하지만 패럴림픽 선수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단지 그 자체로 찬사의 대상이 된다. 이는 장애에 대한 인식 속에 숨어 있는 무언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장애를 가진 삶은 가장 용감한 사람만이 '극복'할 수 있는 끔찍한 존재라는 사실 말이다."1)

이번 레터에선 해릴린 루소의 에세이 <나를 대단하다고 하지 마라>와 킴 닐슨이 쓰고 김승섭 교수가 번역한 <장애의 역사> 등을 통해 장애와 '극복'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합니다.

1)Why the Paralympics won't challenge perceptions of disabled people, The Guardian, 2012

【2.내가 대단하다고요?】

다른사람 같았으면 집에서 한발짝도 안나갔을테고 어쩌면 자살을 결심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내가 대단한 것이 자살을 (아직까지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된다.

-해릴린 루소, <나를 대단하다고 하지 마라>(이하 동일)

<나를 대단하다고 하지 마라>를 쓴 해릴린 루소는 미국의 작가, 인권운동가입니다. 뇌성마비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사소한 일에도(이를테면 혼자서 외출을 하거나 스스로 뭔가를 사먹거나) '대단하다'며 호들갑을 떠는 것에 진절머리를 내며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은 마치 그가 하루 24시간 자신의 장애로 인해 괴로워하며, 장애 외에는 아무런 고민이 없는 것처럼 대하곤 합니다.

한 예로 어느날 그는 강연에서 자신이 면허를 따서 직접 운전을 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한번에 면허를 땄고, 그는 그럭저럭 만족하면서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루소가 이 이야기를 하자 강연을 듣고 있던 한 여학생이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당황합니다. '아니 이게 대체 뭐라고?' 그리고 그는 씁쓸하게 그 장면을 회상하며, 울음을 터뜨린 여학생에게 상상 속에서 말을 건넵니다.

"장애소녀가 적을 물리친 성공담, 장애에도 불구하고 운전을 배우는 데 성공한 감동 스토리로 들어버린거니? 아니면 그 장애소녀의 존재 자체가, 괴상한 몸놀림과 뚝뚝 끊기는 발음이, 그 사람이 말하는 내용이 귀에 안들어올정도로 눈물 쏙 빠지게 슬펐던 거니?"

<fig.2> 뇌성마비 장애인이자 인권운동가, 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해릴린 루소

루소는 긍정적이고 풍부한 유머 감각을 지닌 사람입니다. 그는 열살 때는 콩이 불어나는 것을 모르고 한 상자를 냄비에 들이붓는 바람에 온 집을 끓인 콩 천지로 만들고, 차라리 모르는 사람이 내 장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을 듣느니 가슴이 작다는 걸 지적하는 게 낫겠다고(이건 유전이야!) 한탄하기도 합니다. 그는 샌디 언니를 삶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중학생 때 '씹할(f**k)'이란 욕의 뜻을 알려줬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자신의 유년시절부터 학창시절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장애인으로서 살아오며 느낀 점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섬세한 시선으로 적고 있습니다. 그의 시선은 장애를 넘어 다른 약자에게까지 뻗어갑니다.

루소는 어느날 시내 식당에 갔다가 구걸하는 한 여성 거지(애나)를 만납니다. 그는 1달러를 내밀지만 거지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돈을 거절하고 달아나버립니다. 그는 결국 돈을 주지 못하고 대신 상상 속에서 애나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해릴린 : 내 상황이 뭐가 어때서요? 아주 잘 살고 있는데. 사랑하는 가족 있지. 친구도 많지. 애인에 섹스에 좋은 직장에 좋은 연봉에, 원하는 건 다 갖고 있다고요.

애나 : 그래요? 내 삶도 썩 나쁘진 않아요. 그냥 돈이 조금 부족할 뿐이지.

해릴린 : 이렇게 하죠. 당신이 내 말을 믿어주면 나도 당신 말을 믿을게요.

애나 : 좋아요. 자 아까 내 코앞에 들이밀었던 1달러 지금이라도 내놔봐요. 아니면 돈을 그렇게 잘번다니 인심 좀 더 써서 5달러를 주든가. 그리고 다음에 만나면 죄책감 덜어내겠다고 돈만 휘둘러대지 말고 인사라도 좀 건네봐요.

해릴린 : 그거 좋네요. 우리 '죄책감 유발자'들끼리 이렇게 뭉치는 거요.

이 책을 읽으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그가 누구와도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텐데요. 루소가 만약 '대단'하다면 그것은 장애 때문이 아니라, 일상에서 작은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이를 멋지게 글로 써내는 능력 때문일 것입니다.

📎

내가 대단한 이유를 말해주겠다. 그건 내가 온갖 장벽, 바리케이드. 그러니까 당신들이 뭔가를 -아마도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당신과 나 사이에 둘러치는 몹쓸 것들을 다 참고 견디면서 동시에 제때 집세를 내고 다크초콜릿도 음미하는 삶을 누리고 있어서다. 용기 없는 사람은 견디지 못할 삶이다. 하지만 보통 때의 나는 그냥 내 할일을 하고 모든 신발가게에서 12사이즈 기성화를 팔게 되는 날을 꿈꾸는 재미없는 사람이다.

【3.장애는 '극복'해야 하는가】

해릴린 루소는 장애를 대단하게, 혹은 불쌍하게 여기는 이들에 맞서 나도 '보통 사람'이라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장애와 비장애 사이에 놓인 벽이 처음부터 이렇게 높고 단단했을까요?

<장애의 역사>를 쓴 킴 닐슨은 "장애/비장애를 나누는 잣대는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을 뿐"이라고 합니다. 그는 18세기 이후 현재까지 미국 대륙의 역사를 '장애'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봅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역사란 장애를 기준으로 어떤 사람들을 쓸모없는 '비(非)국민'으로 배척해온 역사입니다.

18세기 무렵 유럽대륙의 정복자들이 미대륙에 도착하기 전 토착민들 사이에서 장애인은 이상하거나 배척해야할 대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닐슨에 따르면 당시 어떤 사람은 두 팔이 아니라 한 팔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한쪽 다리가 다른쪽보다 짧았지만, 그것은 새지 않는 냄비를 만드는 능력이 사람마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몇몇 토착민 집단은 오늘날 정신장애라 불리는 증상을 보물처럼 다뤄야할 재능으로 생각하고, 공동체 지혜의 원천으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영어로 통일되기 이전엔 200개가 넘는 부족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선 수어가 필수였다고 합니다. 간단한 의사소통의 경우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보다는 수어를 배우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죠. 수어는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이들이 편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이하 강조는 에디터)

미국 독립혁명 이전에 유럽계 정착민 공동체에서는 일반적으로 신체 장애인을 위한 제도가 없었고 그와 관련된 논의도 없었다. 이는 신체장애가 그다지 주목할만한 일이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그러한 신체적 다양성은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예상 가능한 것이었고, 그 신체장애인이 공동체의 노동에 참여할 수있도록 대응책이 만들어졌고 또 단순히 그런 대응책 없이 노동하기도 했다.

-킴 닐슨, <장애의 역사>(이하 동일)

무엇을 '장애'로 규정하고 배척할 것인지는 지배층의 필요에 따라 결정됐습니다.

19세기 새뮤얼 카트라이트라는 정신과 의사는 <니그로 인종의 질병과 신체적 특이함>이라는 책에서 '출분증(Drapetomania·흑인이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려하는 열망)' '디사에스테시아 아에티오피카(Dysaesthesia Aethiopica·흑인들이 게으르고 주인의 재산을 망가뜨리려는 성향)'라는 기묘한 정신병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선천적인 '장애'가 있기에 "흑인들은 백인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였죠.

앞서 17세기 앤 허친슨이라는 여인은 장애아를 낳았다는 죄로 사형당합니다. 당시 장애아를 낳거나 사산하는 것은 굉장히 흔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사실 '죄목'은 핑계에 불과했고 그가 사형당한 진짜 이유는 "설교를 듣는 게 아니라 직접 하려 했고, 아내가 아니라 남편이 되려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fig.3>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제작된 포스터에서 '상이군인 부대'에 합류할 장애 남성을 모집하고 있다. ⓒwikipedia

한편 남북전쟁 당시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국가는 상이군인들을 별도의 부대로 모집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비록 전장에 뛰어들진 못해도 후방에서 경비 업무나 수송 등 다양한 필수 업무들을 도맡았는데요. 이런 일들은 '평소'라면 장애인들에게 주어지지 않았을 일들이었고 이들은 맡은 업무를 충분히 잘 해냈습니다. 물론 이들은 전쟁이 끝나고 나선 다시 '능력 없는 몸'으로 치부되어 시설이나 집으로 복귀해야 했죠.

19세기 말~20세기 초 시카고, 펜실베니아 등의 주는 '어글리로(Ugly law)'를 만들어 장애인들을 공공장소에 나오지 못하게 했고, 인디애나주 등 30개 주에선 장애인·부랑자·동성애자 등 '사회 부적절 계층'을 상대로 강제단종법이 시행됐습니다.

킴 닐슨은 특정 집단을 격리, 소외시키려는 국가의 시도로부터 몸을 되찾아오는 것이 곧 장애해방운동의 역사였다고 말합니다.

미국 장애의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이야기는, 몸이 당사자가 머물 수 있는 집이 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그런 몸을 다시 만들어내는 변화들이었다. 그 몸은 그 사람 자신의 몸인 동시에 "도둑맞은 몸"이다.

【4.패럴림픽의 메시지는 '극복' 아닌 '희망'】

이처럼 근대사는 '장애'의 개념을 만들어 특정 집단의 사람들을 사회에서 몰아내 온 역사이기도 합니다. 패럴림픽의 아버지 루트비히 구트만은 이와같은 역사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나치 집권 시기 독일에 살고 있던 유태인 의사 구트만은 나치를 피해 영국으로 탈출합니다. 그는 상이 군인들의 재활을 도우며 장애인들을 위한 올림픽의 꿈을 키웠는데요. 처음 그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말하자 주변에선 "미쳤다"며 고개를 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48년 스토크 맨더빌 병원 내에서 열린 작은 양궁경기를 시작으로1952년에는 국제 대회가 열렸습니다. 패럴림픽의 'para-'은 'parallel(평행한)'의 약자입니다. 올림픽과 대등하게 나란히 열리는 경기라는 의미죠.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선 처음으로 같은 도시에서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함께 열리게됐고 점차 종목이 늘어 현재는 총 22개 종목(세부종목 총 539개)의 패럴림픽 게임이 열리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불사조, 비상하다>엔 더 높은 곳을 위해 땀 흘려온 많은 장애인 선수들이 등장합니다. 이탈리아 휠체어 펜싱 선수 베베 비오 비어트리스는 비장애인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펜싱을 했지만 수막염으로 인해 양팔과 양다리를 절단해야만 했습니다. 얼굴에도 큰 화상자국이 남았죠. 하지만 그는 사랑하는 펜싱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발로 시위를 당기는 독특한 자세로 인해 패럴림픽의 스타가 된 메달리스트 맷 스터츠만은 어렸을 때 자신을 '보통의 아이'로 키워준 부모님 덕에 다양한 것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fig.4> '비상하는 불사조rising phoenix'라는 별명을 지닌 이탈리아의 휠체어펜싱 선수 베베 비오 비어트리스

그들은 장애인이라는 이름으로 무력한 존재로 정의됐던 자신의 몸을 해방시킵니다. 이들은 장애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장애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지우려는 사회에 맞서 나 역시 성취할 수 있는 존재라는 희망과 도전을 그려낸 것입니다. 그들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요.

<불사조, 비상하다>의 엔딩곡 가사 중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나는 '보통Normal 사람'이야. 하지만 그들은 날 결코 '보통'으로 보지 않았지...그들은 내게 장애라는 딱지를 붙였고, 내가 보통의 삶을 살 권리를 앗아갔어. 그래서 난 태양처럼 빛날 수밖에 없었지."

【5.맺음말】

2020년 도쿄패럴림픽을 앞두고 공개된 'WeThe15(위더15·세계 전체 인구의 15%인 장애인을 위한 국제 인권운동)' 캠페인 영상 속 장애인들은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유모차를 끌고다니며 TV쇼를 보는 '보통 사람'들입니다. 영상에선 시각장애인 부부가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해변에서 활짝 웃으며 말합니다 "그이와 나는 블라인드 데이트로 만났어요!" 사원에서 기도하는 한 시각장애인 중년 여성은 장난스럽게 말합니다 "내가 눈이 낫게 해달라고 빌었냐고요? 아뇨. 새 핸드백을 위해 기도했어요"

2020년의 도쿄올림픽은 세계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리우올림픽 4관왕 미국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의 영광스런 포기였습니다. 이는 올림픽 선수들은 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이며, 이들의 모든 아픔과 삶이 금메달을 향한 '연료'가 될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였습니다.

해릴린 루소가 말했듯 대중이 장애인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극단적입니다. - 불쌍하거나, 혹은 대단하거나요. 4년동안 "파티도 가지 못하고, 놀지도 못하고" 한 가지 일에 전념해온 이들의 노력과 성취는 장애인, 비장애인 상관없이 분명히 값지고 멋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장애인이 그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선 몸을 태워 불사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남은 패럴림픽 기간도 선수로서 그들의 '성취'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 기간이 되길 바랍니다.

해릴린 루소, 허형은 옮김,『나를 대단하다고 하지 마라』, 책세상, 2015.

☞에디터의 한마디: 저는 원래 유머러스한 사람이 쓴 에세이를 읽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해릴린 루소의 글은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표현이 간결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해 계속 키득거리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일상에서 소수자성을 관찰하는 시선도 탁월하고 섬세합니다. 읽으면서 미처 생각치 못했던 많은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킴 닐슨, 김승섭 옮김,『장애의 역사』, 동아시아, 2020. [💬이길보라의 깊게 읽은 서평]

☞에디터의 한마디: <아픔이 길이 되려면> 등을 쓴 김승섭 교수가 번역한 책입니다. 미국 역사를 장애라는 키워드를 통해 바라보는 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정작 책을 읽어가다보니 재미나게 읽혔습니다. 이주민 정착기부터 남북전쟁기, 세계대전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엔 모두 국가가 시민의 '몸'을 어떻게 규정하는지의 문제가 깊게 얽혀있었습니다.

[다큐] 넷플릭스 <불사조, 비상하다>, 105 min, 2020. [💬넷플릭스 링크]

☞에디터의 한마디: 이탈리아 펜싱 선수 베베를 중심으로 다양한 패럴림픽 선수들의 스토리와 노력을 그려냅니다. 사실 <fig.1>의 캡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마도 "올림픽에선 영웅이 탄생하고, 패럴림픽엔 영웅이 출전한다"는 이 다큐에서 발췌한 대사일 확률이 높습니다만 이 다큐의 전반적인 취지는 그들의 삶을 단순히 타자화하고 영웅시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이 다큐에도 등장한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과거 런던 패럴림픽 인터뷰에서 "경기는 경기일 뿐이다. 장애가 아닌 성취에 주목해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근까지 패럴림픽의 발전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좋은 다큐입니다.

“패럴림픽 선수, 바람이 어느 방향이든 그 힘으로 전진하는 이들” [💬링크]

🖍글 속 한 문장 : “패럴림픽 선수들은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불든 그 힘을 이용해 전진할 수 있다는 걸 안다. 용감하게, 날개를 펼치고 비상한 높이까지 도달할 수 있다”

패럴림픽 9연패 노리는 ‘보치아’를 아시나요 [💬링크]

🖍글 속 한 문장 : "장애인 운동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종합경기대회는 패럴림픽만 있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장애 유형에 따라 참가선수들이 구분되는 서로 다른 국제대회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태극기 3개가 나란히…“애국가 부르다가 울컥했다” [💬링크]

🖍글 속 한 문장 : “탁구를 하면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절망하지 않게 됐고, ‘장애를 입었지만 이 길도 사는 맛이 나네’라는 마음을 갖고 살게 됐다”

아프간 선수 2명, 극적 ‘카불 탈출’ [💬링크 ]

🖍글 속 한 문장 : "(패럴림픽) 여자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남자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가 호주의 항공편으로 카불 공항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을 무사히 탈출했다”

저번 레터에서 "아프간 여성들의 삶에 대해 더 잘 알 수있는 콘텐츠"를 추천해달라고 부탁드렸었습니다. 양배추찜 연구자님 좋은 작품 추천감사드립니다.

👤양배추찜 연구자님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파르바나-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을 추천합니다! 가족들을 지키고 납치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소년이 되기로 결심한 아프간 소녀의 이야기인데요. 호쾌한 영웅담은 아니고 차분하게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슬픈 역사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프간 관련 컨텐츠를 접하기가 어렵다보니 우연히 넷플릭스를 찾다가 이 작품을 발견했을 때 굉장히 반가웠어요.

다음 레터엔 "2020 도쿄패럴림픽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선수나 경기"를 간단하게 소개해주시면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레터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남은 한주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구독하기

💌편지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