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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국내외 가격비교…"소비자 혜택"vs"수박 겉핥기"

방통위, 5월2일부터 17개국 단말기 가격 비교 공시
업계 "각국 시장상황 있는데 단순 가격비교 무의미"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18-04-22 07:00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방송통신위원회가 5월2일부터 국내외 스마트폰 판매 가격을 비교 공개하는 것을 두고 '소비자 혜택 강화'와 '수박 겉핥기식 정책'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방통위는 20일 위원회 회의에서 다음달 2일부터 방송통신이용자 정보포털(www.wiseuser.go.kr) 등에서 국내외 단말기 판매가격을 비교해 공시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단말 가격 비교 공시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와 출고가 인하 유도가 이뤄져 국민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초점은 '구형폰'…"소비자 혜택 기대"

방통위의 이 같은 결정은 최신 스마트폰보다는 구형 단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방통위가 비교대상 단말에 포함한 갤럭시S8의 경우 국내에서는 93만5000원이라는 출시 당시 가격이 지난달까지 약 1년 동안 지속됐다. 가격이 인하된 시점은 신제품 갤럭시S9 시리즈가 출시되고 나서도 1개월 여 지난 이달 초 무렵이다. 
비교 대상국인 스페인의 경우 갤럭시S8 가격은 같은 기간 809유로에서 579유로로 230유로 내려갔다. 조사 당시 환율 차이는 있지만 원화로 환산하면 약 24만원 인하된 셈이다.

캐나다는 같은 기간 1169캐나다달러(CAD)에서 959CAD로, 독일은 799유로에서 601유로, 미국은 818달러에서 755달러로 각각 가격을 인하했다. 비교 대상 국가 중에 단말기 가격을 국내처럼 한 번도 내리지 않은 국가는 이탈리아로 829.99유로를 1년이상 유지했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외국의 경우 갤럭시S8 단말기 가격은 출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빠르게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며 "그러나 국내는 93만5000원이란 출시 당시 가격을 계속 유지하는 등 인하 속도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방통위는 스마트폰 가격을 출시 시점 뿐만 아니라 매월 시기별로 조사해 비교공시함으로써 가격인하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측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최신 스마트폰보다는 1년 정도 지난 구형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방통위의 이번 결정이 즉각적인 출고가 인하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국내 출고가가 비싸다는 국민적 여론이 조성될 수 있는 근거는 될 수 있다"며 "국회에서 계류 중인 분리공시제까지 도입되면 소비자들은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단말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국내외 출고가 비교 공시가 합리적 스마트폰 구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갤럭시S7을 이용하는 정모씨(32)는 "약정도 끝났지만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어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새 스마트폰을 바꾸더라도 최신 단말은 사지 않을 예정이어서 이번 정책이 효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S8. © News1
갤럭시S8. © News1

◇"단순 출고가 비교, 그 이면엔 아무도 관심 없어"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격 비교 공시가 '수박 겉핥기식'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나라별 시장 상황과 세금, 유통 마진, 경쟁 모델, 모델 사양 등이 다른 점을 고려할 때 단말기 가격만 단순 비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한 이동통신 전문가는 "나라별 단말기 가격은 각 국 이통사 홈페이지만 들어가도 확인할 수 있는 단순한 내용"이라며 "중요한 것은 출고가가 다른 복잡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조업계 역시 각국의 시장 상황 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단순 출고가만을 비교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정부의 결정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고가는 각 나라의 시장 상황에 맞게 책정되는 데다, 출시 당시 가격은 알려진 바와 달리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서 "해외 출고가가 국내보다 더 저렴한 것처럼 보도되곤 하지만 이는 세율이나 유통가격 등을 제외한 가격일 때가 대부분이며, 이를 모두 포함한 가격은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당 국가의 판매량이나 수요예측 결과 등에 따라 각기 다른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기업의 자율 권한"이라면서 "출시이후 가격변동 역시 시장상황에 따르는 것인데, 이를 무시한 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ic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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