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유행하는 솔로GP의 펀딩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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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덱 톺아보기
자금조달 및 IPO/M&A에 성공한 해외 스타트업의 피치덱을 분석합니다.
Worklife VC - Fund I (2019년 9월)
  
실리콘밸리의 트렌드가 된 솔로GP의 대표 주자 브라이아나 키멜의 펀드레이징 전략

실리콘밸리에서는 몇 년 전부터 '솔로GP'라는 투자자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팀이나 조직 없이 오로지 혼자 움직이고, 모든 펀드 관련 백오피스는 아웃소싱을 하면서 단독으로 라운드를 리드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을 보유한 벤처캐피탈리스트들입니다.

한 때 유행했던 '슈퍼엔젤'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1) 기관 자금까지 맡아서 운용하고 2) 초기 뿐 아니라 멀티-스테이지 투자까지 전천후로 참가하며 3) 해외투자나 구주투자 등에 있어서도 유연한 전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투자자 형태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2021년 혼자서 7천 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 Elad Gil, 94년 생으로 17살에 스트라이프에 합류하여 프로덕트헤드를 역임한 후 현재는 5천 억 원 규모 펀드를 혼자서 운용 중인 Lachy Groom, 유명 팟캐스트인 20VC를 운영 중인 Harry Stebbings 등이 대표적인 솔로GP입니다.


솔로GP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K9 Ventures의 마누 쿠마(Manu Kumar)로 알려져 있습니다. Lyft 시드투자, Carta 공동창업자, 그리고 국내의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의 초기투자자이기도 한 마누는 예전 한 팟케스트에서 솔로GP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의외로 수많은 벤처펀드들이 내부 파트너 간의 경쟁과 반목, 이해관계 불일치 등으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합니다. 의사결정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죠. VC펀드의 파트너쉽의 깨지면서 펀드 운용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심지어 문을 닫는 경우도 심심차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저는 LP들에게 물어봅니다. 내가 갑자기 사망해서 펀드 운용이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과 파트너들이 반목하면서 파트너쉽이 깨지는 상황 중 어느 것이 더 '키맨' 리스크가 높은지 말이죠."
2009년 설립된 프리시드 전문 펀드 K9 Ventures의 포트폴리오
현재 Worklife VC라는 자신의 벤처캐피탈을 운영하는 브라이아나 키멜(Brianne Kimmel)은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싸이자 인플루언서입니다. 젠데스크의 '고투마켓'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키멜은 스타트업의 성장을 자문하기 위해 만든 사이드 프로젝트 SaaS School을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엔젤 투자를 시작하였고, 2019년 자신의 이름을 건 Worklife VC의 $5Mn 규모 1호 펀드를 모집해 전문투자자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매거진처럼 꾸며진 홈페이지와 트위터 파워 유저로도 유명한 키멜은 최근에는 유명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미드 '실리콘밸리'의 배우 Jimmy Yang과 사귀며 셀러브리티와 투자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캐릭터입니다.  
 
오늘 소개할 피치덱은 바로 키멜이 $5Mn 규모 Worklife VC의 첫 펀드를 모으기 위해 사용한 자료입니다. 안데르센호로위츠의 마크 안데르센과 크리스 딕슨, Zoom의 창업자 에릭 위안, 현재 YC CEO 개리 탠 등이 LP로 참여한 1호 펀드는 유니콘에 등극한 Pipe, Hopin, Public, Deel을 편입하며 3년 만에 펀드의 7배 수익을 올렸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VC들, 특히 최근 등장한 솔로GP들의 피치덱을 보면 스타트업의 피치덱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수많은 실력있는 VC들이 즐비한 가운데 자신만의 독특한 전략은 무엇인지, 왜 전문 펀드 운용 경험이 없이도 펀드를 잘 운용할 수 있는지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Product-Market Fit'을 내세우는 것처럼 GP들도 'GP-Strategy Fit'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1p. 표지
    2p. 요약 - 펀딩 및 LP 현황
    3p. 소개 - GP는 누구인가?
    4p. 테마 - B2B 소프트웨어의 B2C화 (Consumerization of the Enterprise)
    5p. 테마 - 바텀업 SaaS
    6p. 테마 - 일하는 방식의 변화 - 인플루언서,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7p. 테마 - 소프트웨어의 브랜드 화
    8p. 테마 - '워크라이프'가 곧 아이덴티티 - 커뮤니티 & 디스커버리
    9p. 펀드 전략 - 새로운 일하는 방식과 관련한 스타트업에 투자
    10p. 트랙레코드 - 엔젤투자 트랙레코드
    11p. 개인 브랜드 - Venture Stories 팟캐스트 및 SaaS 스쿨 운영
    12p. 개인 브랜드 - 미디어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유명 인사
    13p. 소싱 전략 - SaaS 스쿨을 통해 초기 기업과 접점 형성
    15p. 소싱 전략 - 엔젤 및 투자자 네트워크, 소셜미디어를 통해 투자 기회가 유입됨 
    16p. 평판 -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딜을 소개해 줌
    17p. 평판 - 포트폴리오 기업도 나에게 투자 기회를 추천함
    18p. 펀드 개요 - 하드캡, 건 당 투자 금액, 투자 기간, 수수료 구조
    19p. 펀드 개요 - 스트라이크 존: 기술력과 전문성을 보유한 팀
    20p. 펀드 개요 - 스트라이크 존: 제품과 일정 사용자를 보유한 초기 기업

    그럼 지금부터 Worklife VC1호 펀드 피치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 3 페이지: 표지 및 도입
    표지 및 요약
    • 창업자들이 스타트업을 한 문장의 캐치프레이즈로 제시하는 것처럼 솔로GP 펀드 또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
    • 특히 펀드 운용 경험이 없는 경우 '왜 내가 투자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설득하는 내용들로 피치덱을 구성함
    • 시드 단계에 집중하는 초기 펀드라면 '왜 매력적인 기회가 나에게 찾아오는가'를 설득력있게 제시하는 것도 중요함
    4 - 8 페이지: 펀드 테마 (어떤 기회를 노리나)
    새로운 솔로GP는 기존의 유명 VC들이 놓치고 있거나 집중하지 않는 영역, 또는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를 제시하는 차별성이 핵심
    • Worklife VC가 제시하는 영역을 기존의 용어로 풀어보면 SaaS의 특정 버티컬에 집중하는 평이한 전략으로도 볼 수 있음. 이런 하위 세그먼트에 'Work-Life'의 변화라는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추가하여 새로운 전략으로 탈바꿈시킨 것임 
    • 결과적으로 Worklife VC는 크리에이터와 인디 개발자, 프리랜서, 리모트 워크, 커뮤니티 등 새로운 '일하는 방식'에 주목하는 전략으로 2019년에 투자를 시작하였는데 '팬데믹' 기간동안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의 매출이 수직 상승하며 단기간 내 투자 성공으로 이어진 사례
    9 - 12 페이지: 펀드 전략 및 트랙레코드
    초기 단계에 집중하는 벤처캐피탈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브랜드를 보유하는 것이 핵심 
    • 자신만의 인사이트, 뉴스레터, 소셜미디어 팔로워 등 차별화될 수 있는 포인트를 설득력있게 제시 
    • 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결국 네트워크 싸움 - 실리콘밸리 인사이더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전략
    • 특히 키멜과 같이 처음 투자자의 커리어로 진입하는 경우는 개인 엔젤투자 트랙레코드를 제시하는 것도 유용함
    13 - 15 페이지: 소싱 전략
    일 년에 수 백개의 기업을 검토해야 하는 초기VC는 모든 딜을 찾아다닐 수 없음 👉 좋은 딜이 나에게 오는 전략은 무엇인가?
    • SaaS School을 통해 성장을 원하는 초기 SaaS 기업과 접점 형성하여 투자로 이어진 사례 제시
    • 엔젤 및 창업자 네트워크, 타 투자사들과의 관계, 소셜미디어 등
    16 - 17 페이지: 레퍼런스 (평판)
    레퍼런스 체크의 중요성
    • 이메일을 캡쳐하는 방식으로 직접적으로 자신에 대한 평판을 소개
    • 트랙레코드가 부족한 1호 펀드의 경우 각종 근거들을 동원하여 자신의 평판을 어필할 필요가 있음
    18 - 20 페이지: 펀드 운용 계획
    펀드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 구체적인 펀드 규모 및 딜 당 규모 등 펀드 설정 시 필요한 내용들을 명확하게 제시
    • 블라인드펀드 👉 어떤 기업들을 편입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 (스트라이크 존)
    이상으로 Worklife VC의 브라이아나 키멜이 자신의 첫 펀드를 모집하기 위해 사용한 피치덱을 살펴보았습니다. 솔로GP의 제안 자료이기도 하지만 전문 투자 커리어가 없던 오퍼레이터가 어떻게 자신의 펀드 성공 전략을 설득하는지 참고해볼 수 있는 유용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 사이드 프로젝트, 미디어 노출, 소셜미디어 팔로워 등 영혼까지 끌어모아 자신의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어필하는 전략

    • 전문 펀드 운용은 처음이지만 이미 엔젤 투자 실적이 있고 '소싱 - 밸류업 - 회수'까지 경험했기 때문에 '뉴비(Newbie)'가 아님을 강조

    • 수많은 펀드들이 경쟁하는 실리콘밸리 초기기업 투자에서 왜 'Worklife VC'가 차별화될 수 있는지 제시

    최근 스타트업의 피치덱은 국내와 실리콘밸리 사이의 간극이 많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미 다양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고 창업자들의 경험 및 정보력 또한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아직까지도 두 지역 간 가장 큰 간극을 보이는 영역이 벤처캐피탈들의 펀드 제안서입니다. 여전히 정부 제안 입찰의 형태를 띄는 국내 펀드레이징 환경 때문에 판에 박히 전략도 트랙레코드만 출중하다면 얼마든지 출자 사업에 선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민간 출자자 및 해외 출자자를 공략하는 펀드들이 많아진다면 국내에서도 차별화된 펀드 피치덱도 볼 수 있는 시기가 곧 도래하리라 봅니다.

    오늘의 피치덱 분석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다음에는 더 유익한 피치덱 분석으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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