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반복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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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반복된 죽음

2022년 11월 7일 / Vol.36

국가의 부재 속 유명을 달리한 동료 청춘들의 명복을 빕니다.

참사 현장에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당한 분들의 완전한 회복을 바라며,

친구, 연인, 가족을 잃은 아픔을 함께 나누고 기억하겠습니다.

고통과 공포 속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남은 이들이 할 수 있는 게 있으리라 믿습니다.

공동체의 일원을 잃은 아픔을 딛고,

대학알리는 대학언론의 본분을 다하겠습니다.

대학알리 일동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 인파가 몰려 156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올해는 인파가 훨씬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인력 투입은 예년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이에 지난 2일에서 4일, 이태원 참사 청년추모행동(이하 청년추모행동)이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추모행동을 진행했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청년들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및 책임자들의 사과와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검은 마스크를 쓰고 ‘이태원 참사, 국가 책임 인정하고 사죄하라!’는 문구가 쓰인 검은 종이를 들었습니다. 해당 추모행동에는 일평균 120명 남짓의 시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년정의당 김창인 대표는 "첫날엔 100여 명, 오늘(3일)은 150여명의 청년들이 함께 했다"며, "10월 29일 18시 34분부터 공백이었던 국가의 자리를, 청년들이 추모의 마음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더 많은 마음을 모아, 국가에게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제대로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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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면 돼?

국민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묵념했습니다. 국화꽃을 내려놓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국가추모기간이 끝났지만, 묵념은 계속되는군요. 이 정도면 됐다고, 수습되었다고, 안타까운 사고를 '정치화'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렇군요. 혹시 우리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통하는 원시사회에 살고 있나요? 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사회에서 되묻기를, 국가의 역할이란 대체 무엇입니까.

"침수된 반지하 거주민, 스토킹 범죄자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 공장에서 빵을 만들던 청년의 죽음도 정치적이지 않으며 그저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사망했다고 말할 것인가. 앞으로 비슷한 일이 있으면 또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하려나. 그렇다면 내 차례는 언제인가."

심하연 기자의 <얼마면 돼?> 칼럼 보러가기

이태원 참사 추모, 어떻게 할까

대학알리가 올바른 추모를 위해, 2차 가해 예방 및 온-오프라인 분향소 정보를 담은 '이태원 참사 추모 가이드' 를 발행했습니다. 희생자 명예훼손, SNS를 통한 유언비어 확대 및 재생산, 현장 CPR 동영상 시청 및 유포 등을 통한 의도치 않은 2차 가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정보를 담았습니다.

비록 이틀 전인 5일 기준 전국 합동분향소의 운영이 중단되었지만, 여전히 온라인 추모소는 운영 중에 있습니다. 특히 '리멤버유'는 네이버, 다음이 운영하는 온라인 추모 공간과 달리 자유롭게 댓글을 달아 추모의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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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음 위에 만들어진 빵을 거부한다

여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죽음이 있습니다. 지난 10월 15일, 경기도 평택시 SPC그룹 계열 SPL 제빵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을 아시겠지요. 사건 이후에도 공장 측은 해당 직원이 사망한 기계를 흰 천으로 덮어 둔 채, 별다른 조치 없이 다음 날부터 작업을 재개해 논란이 번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뒤인 23일, 또 다른 SPC 계열사 제빵 공장에서 기계에 노동자의 손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더했습니다. 공장 측은 ‘근로자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의료 지원을 회피했습니다.

SPC 불매 운동 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10월 17일 SPC 본사 앞에서 SPL 제빵공장 청년 사망 사건의 해결을 요구하는 청년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본 기자회견은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를 비롯한 36개 단체 아래 주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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