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사실 제가 마음에 품고 있다가 12월에 소개하려고 했는데 조금 일찍 알려드리네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작품은 이상하게도 새해나 연말에 들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가득해요. 아마 이러한 이유는 매년 1월 1일, 빈 필하모닉의 신년 음악회 때문이겠죠. 1920년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항상 빈 춤곡을 대표하는 폴카나 왈츠 등의 연주를 해요. 요한 슈트라우스 2세를 포함하여 다른 작곡가의 작품도요. 당연히 내년 1월 1일에 저희도 감상할 수 있어요. 물론 그 시기에 다시 정보를 알려드릴 계획이에요. 이러한 정보를 살짝 넣을 때 음악 전공자로서 뿌듯함을 느끼는데 거두절미하고 작품에 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볼게요.

   오늘은 작품 소개를 하기 전에 먼저 작곡가 언급을 하는 것으로 순서를 바꿀게요. 지금까지 연주자면서 작곡가인 경우가 종종 페이퍼에 나오긴 했는데 지휘자면서 작곡가는 처음 소개하는 것 같아요.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그렇습니다. 평상시랑 다르게 제가 계속 풀네임을 쓰는 이유가 슈트라우스 음악가가 많기 때문이에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도 있고 '프란츠 슈트라우스' 등 다양해요. 그런데 흥미롭게도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죠. 요한 슈트라우스 2세 같은 경우에는 지휘자면서 작곡가였어요. 물론 그는 '왈츠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왈츠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춤곡을 500곡 이상 작곡했어요. 대표적으로 '봄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을 들어보시면 고개를 끄덕하실 거예요. 

   이 작품은 1858년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파블로프스크에서 여름 콘서트 때 공연한 곡이에요. 그리고 같은 해 11월에 빈에서 처음으로 공연했죠. 트리치-트라치는 가십, 허튼소리를 의미해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시끄럽게 수다를 떠는 듯한 것을 비유한다는 말도 있어요. 빈에서 당시의 반응이 "신선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색채와 같다."라는 평을 받았어요. 이 작품을 György Cziffra가 피아노 솔로로 쓴 게 있어요. 물론 위에 같이 감상 링크를 올렸습니다. 개인적으로 피아노 버전은 작곡가 리스트가 편곡한 것과 같은 냄새도 나는 것 같아요. 리스트 특유의 건반 전체를 활용하면서 오밀조밀한 반음계적 진행과 도약이 널뛰는 옥타브 이상의 진행을 들어보면 그런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중간에 라 캄파넬라 변주에서 사용된 비슷한 음형도 들리고요. 원곡과 비교 감상하는 것도 재밌을 거예요.

   춤곡의 감상은 다른 곡에 비해서 부담을 덜 가지셔도 될 것 같아요. 오늘의 폴카는 빠른 2박자의 리듬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 역시 박자를 느끼면서 파티장 혹은 무도회에 왔다고 생각해보세요. 하지만 기존의 작곡 배경을 제외하고 음악으로만 접근해서 감상하고 싶은 분들은 꾸밈음(3번째 다카포 페이퍼 음악이론 설명)을 통해 분위기와 가벼움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음에 어떻게 도달하는지 선율의 진행과 악기들의 음역을 느껴보는 것도 재밌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