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나 했을까. 서울 한복판에서 많은 사람들이 압사로 죽을 줄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영상들과 사진들이 아니면 할로윈 단체 코스프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아 현실과 비현실을 혼자 왔다 갔다 할 때 즈음 아직도 잔상이 가득한 사진을 보고 말았다.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서서 몸과 몸이 꽉 끼어버린 채 멈춰져 있는 사진이었다. 사진만으로도 각각 인물들의 생과 사를 구분할 수 있었다. 그 사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SNS에 돌아다니는 이태원 소식을 일부러 보지 않았다.
아직 이 슬픔이 마음 속에서 요동을 치고 있었다. 다음 날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소식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듣고 내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무엇하나 제대로 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책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를 펼치게 된 것은 이 “왜?”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