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atue가 시드부터 투자한 AI 스타트업의 피치덱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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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덱 톺아보기
자금조달 및 IPO/M&A에 성공한 해외 스타트업의 피치덱을 분석합니다.
nate - 시리즈A 라운드 (2021년 6월)
  
Coatue와 Canna Partners가 시드부터 투자한 온라인 쇼핑 자동화 서비스 nate의 시리즈A 피치덱 분석

시작부터 꽃길을 걸었던 온라인 쇼핑 자동화 스타트업 nate가 자신의 비전을 설득하는 방법
(* 이번 포스팅은 반전이 있습니다. 궁금하시다면 끝까지 읽어주세요!)
 
우리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온라인 쇼핑은 모든 번거로운 클릭 단계를 제거하고 상품 선택 즉시 받아볼 수 있는 궁극의 경험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온라인 쇼핑 경험은 '검색', '비교', '선택', '결제', '배송'과 같은 지난한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온라인 쇼핑 과정이 복잡할수록 각 단계마다 고객 이탈도 증가합니다. 쇼핑몰의 최대 고민은 유입에서 결제와 배송까지의 과정을 어떻게든 물흐르듯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과정으로 전환하는 것일 겁니다. 쿠팡과 아마존이 쿠폰 자동 추천, 원클릭결제, 로켓배송과 같은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것도 사실 고객이탈을 최대한 줄여 구매와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일환인 것이죠.

nate는 2020년 '유니버설 쇼핑앱', 'AI를 활용한 쇼핑 자동화'를 기치에 내걸고 등장한 서비스입니다. nate의 제시하는 새로운 쇼핑 경험이란...

  1. 우선 nate앱을 설치하고 선호하는 결제 및 배송방법을 설정합니다.
  2. 어떤 쇼핑앱이나 페이지에서 원하는 상품을 발견하면 'Share'를 클릭합니다.
  3. 그리고 nate앱을 선택합니다. 이후 단계부터는 nate의 AI엔진이 결제부터 배송까지 모두 자동으로 처리합니다.
온라인 쇼핑 자동화 서비스 'nate' 
nate는 아이디어와 데모만으로 2020년 3월 Coatue Management와 Canna Partners로부터 무려 8백만 달러에 달하는 시드 펀딩을 이끌어냅니다. 당시만 해도 팬데믹으로 인해 벤처캐피탈 투자가 급격히 움츠러들던 분위기였지만 창업자인 알버트 새니거(Albert Saniger)의 패션 스타트업 창업 및 아마존 근무 경험, 그리고 당시 주목받던 원클릭 체크아웃의 진일보한 서비스로 주목을 받으며 대형 투자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그리고 1년 3개월 뒤인 2021년 6월, nate는 500억 원 ($38million) 규모의 시리즈A 펀딩에 성공합니다.
  • 기존 투자자인 Coatue Management와 Canaan Partners는 물론, 컨슈머 전문 VC인 Forerunner와 Renegate Partners까지 합류하면서
  • 당시 컨슈머 분야에서 손꼽히는 대형 시리즈A 라운드에 성공하였고
  • 책정된 기업가치는 무려 4천억 원(Post-money $300 million)에 달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피치덱은 nate의 시리즈A 덱입니다. 기업가치 및 조달 금액과는 무관하게 회사는 여전히 사업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필수 내용 위주로 구성된 간략한 덱을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게다가 이미 특A급 투자자를 시드에 확보했고, 팔로우온 투자도 확정하였으니, 최대한 간결하게 회사를 소개하고자 한 의도도 엿보이는 자료입니다.

    2p. 비전 - The World's Only Universal Shopping App
    3p. 시장 - 100조 원 규모의 TAM (Total Addressable Market)
    4p. 서비스 - nate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
    5p. 서비스 - 구매 정보는 사생활 보호의 영역
    6p. 로드맵 - 출시 예정 서비스
    7p. 사업모델 - 다양한 과금 모델을 통해 거래액의 최대 5%를 매출로 확보
    8p. 성장 전략 - 시장 및 고객 확보를 위한 멀티채널 전략
    9p. 성장 전략 - 대형 소셜, 쇼핑, 결제 기업과 파트너쉽 체결
    10p. 성장 전략 - 파트너사 예시
    11p. 성장 전략 - 파트너사 예시
    12p. 성장 전략 - Chime과의 협력 사례
    13p. 마일스톤 - 2021년 백만 명 -> 2022년 천만 명 사용자
    14p. 팀 & 문화
    15p. 미디어 소개 사례

    그럼 지금부터 nate시리즈A 피치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 2 페이지: 회사의 비전 및 목표
    Universal Shopping App
    • 고객 결제 - 간편결제가 사업의 핵심
    • 소셜 기능 - 쇼핑 경험의 공유
    • 쇼핑 과정의 자동화

    회사의 비전과 지향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장표
    3 페이지: 유효 시장 분석
    nate가 유효 시장을 계산하는 방법
    • 아마존을 제외한 모든 쇼핑몰이 nate의 잠재 채널 
    •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해 아마존이 아닌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주문을 넣는 모든 고객
    • 사업적인 고려보다는, nate가 현재 개발한 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최대 확보 가능한 시장 규모를 추정함 
    4 - 5 페이지: 서비스 개요
    '유니버설 쇼핑앱'이라는 키워드에 걸맞게 다양한 쇼핑 서비스를 포괄하는 메타서비스 지향
    • 체크아웃 자동화 > ShopPay 대체
    • 쿠폰 자동 추천 > Honey 대체
    • 할부 서비스 > Afterpay 대체
    • 저장 및 공유 > Pinterest 대체
    • 개인정보 및 결제정보 보호 >Privacy.com 대체
    6 페이지: 제품 로드맵
    앞으로 (자금 조달 후) 추가할 기능
    • Social
    • Activity
    • Profile
    • Rewards
    • Wallet
    7 페이지: 과금 모델
    향후 계획하고 있는 과금 모델
    • 결제 수수료 (PG의 역할)
    • 앱 사용료 (월 1달러)
    • 가맹점 수수료 (가맹점 마케팅 비용)
    8 - 12 페이지: GTM 전략
    Go-to-Market 성장 전략
    • '컨텍스츄얼 커머스' 👉 '컨텍스츄얼 애드'에서 차용한 용어로 문맥을 파악해 연관성이 높은 광고를 띄우는 것처럼 다양하게 수집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연관성이 높은 제품을 추천하는 이커머스를 지향 
    • 소셜 서비스, 가맹점, 결제 및 관련 서비스 기업들이 충성도 놓은 고객을 확보하기위해 'nate'와 제휴을 맺고자 함
    • 챌린저 은행인 Chime과 협약을 맺고 결제 서비스 제공
    13 페이지: 마일스톤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 2022년 천 만명 사용자 확보
    • 월 고객 당 거래금액 500달러
    • 월 고객 당 수익 25달러 (거래액의 5%) 
    14 - 15 페이지: 팀 및 미디어 소개 사례
    경영진의 백그라운드 대신 기업 문화 및 다양성 강조  
    • 여성 비율
    • 퇴사율 5%
    • 20개 국적
    이상으로 'Universal Shopping App'을 만들고자 한 nate의 2021년 6월 시리즈 A 피치덱을 살펴보았습니다. 참고로 해당 자료는 핵심만 담긴 요약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피치덱의 내용을 살펴보셨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과연 이게 잘 만들어진 발표 자료인가? 만약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면 서두에 언급했던 유명 투자자 이름들, 조달했던 자금 규모, 기업 가치등을 무시하고 다시 내용을 살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실, 해당 자료는 시리즈A 단계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질적인 내용이 없는 수준 이하의 피치덱입니다.

    • 피치덱 내용 만으로 회사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사실 'Universal Shopping App'이란 것은 당시 투자자들의 보고서와 언론 기사를 통해 이해하게된 내용입니다.

    • 사업계획의 실상은 유명한 기업의 로고를 나열해놓고, 앱 화면만 캡쳐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어떤 실질적인 계획이나 의미, 또는 업에 대한 통찰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 시리즈A 임에도 불구, 구체적인 성과 지표도 찾기 어렵습니다. 월간 지표도 없고, 대략적인 연간 목표만 제시되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피치덱의 구성이나 내용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시리즈A 펀딩 이후 밝혀진 nate란 회사의 민낯입니다. 

    • 2021년 11월, nate는 해외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영국의 핀테크 API 기업 Rapyd와의 파트너쉽을 발표

    • 2022년 3월, nate는 가상자산을 통한 결제를 구현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

    • 2022년 5월, nate는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nate앱을 홍보하는 인플루언서를 위한 리퍼럴 마케팅 프로그램을 시작 (비디오 클립 📽️)

    외부에 알려진 기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내용만 간추린 부분입니다. 사실 삐딱한 시선으로 본다면 핫한 키워드에 편승하고자 두서없이 이것저것 던져보는 모습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2022년 6월 TheInformation의 폭로 기사가 나옵니다. nate가 'AI 기술을 활용한 쇼핑 자동화'라고 홍보한 것과 달리, 실상은 필리핀 아웃소싱 기업을 통해 수동으로 쇼핑 오더를 처리해왔으며, 앱이 제대로 동작하지않아 사용자가 하루에 100명도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내세운것이 앱 다운로드와 사용도를 높이기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었는데, 실상은 수백개의 계정을 생성해 프로그램을 돌려 리워드만 챙기는 스캠에 노출되며 의미있는 사용 실적을 만들어내지도 못했습니다.

    nate는 기사가 공개된 직후 진행중이던 시리즈B 펀드레이징이 중단되며 직원 20%를 해고하였으며, 2022년 12월 예고없이 인플루언서 프로그램을 중단하며 또다시 논란에 휘말립니다. 그리고 올해 1월, 대부분의 직원들을 내보내고 앱 서비스 또한 중단하게 됩니다. 


    nate란 회사는 '유명 투자사'가 시드 단계부터 참여하고 있었고 유난히 펀딩 당시에도 비밀스런 '스텔스' 단계의 기술을 강조한 기업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외부자의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안되더라도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겠다고 생각하는 편향 오류에 빠지기 쉬운 투자 건입니다.

    사실 벤처 투자 업계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명성있는 투자자가 거금을 투자했다고 하면 '똑똑한 사람들이' '열심히 실사를 하고' 투자했을 것이라고 믿어버리는 것이죠.

    요즘 국내에서는 2,100억 원을 조달한 그린랩스의 구조조정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유난히 데이터, ESG, 해외 진출을 강조하던 기업이었습니다.

    그리고 2월 16일 미국에서는 FTX 이용자들이 미디어를 통해 FTX와 샘뱅크먼프리드를 찬양했던 세콰이어캐피탈, 토마브라보, 패러다임에 대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지난 2년 간의 열병이 이제 서서히 홍역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아마 nate, 그린랩스, FTX와 같은 사태는 앞으로 전개될 무수히 많은 추한 사건들의 전조라고 보여지기도 합니다.

    nate의 피치덱을 보면서, 한 명의 투자자로서 과연 이런 기업을 검토하게 된다면 자신있게 경고음을 울릴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됩니다.  

    오늘의 피치덱 분석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다음에는 더 유익한 피치덱 분석으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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