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의 따뜻한 이불, 큰 눈을 기대하는 무렵

마음살림편지
2020년 12월 7일 대설大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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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풍경                                               


                                                         여류如流 (이병철 마음살림연구위원회 자문위원)


   길을 묻는 이에게  

어느 길이 빠른 길인가 묻지 말고
어느 길이 바른 길인가 물으시게
 
사람들 무리 지어 달려가는
저 넓은 길이 좋은 길인지
가는 이 드물어 돌부리 거친
저 굽이도는 오솔길이 바른 길인지는 알 수 없네
 
앞으로 나가는 길만이 바른 길이라고 말하진 말게
길섶에 누워 올려다보던 하늘빛 얼마나 눈부시던가
돌아보면 지나온 거기에도
새롭게 열리는 길이 있다네
 
서둘진 마시게
세상에 길은 많다네
가는 길을 시비하지만 않는다면
걷는 길 저마다의 의미를 전해줄 걸세
 
에돌아가는 길이
늦은 길이라 말하진 말게
샘들이 모두 바다에 이어져 있듯
모든 길이 다 그렇게 이어져 있네
 
바쁜 길 가더라도
설렘만은 놓지 마시게
길을 걸을 땐
한 발짝, 한 걸음에만 마음 두게나
 
만나는 모든 존재에게
눈인사 한번, 미소 한 자락 보낼 수만 있다면
그대 걷는 길 가운데
축복의 길 아닌 게 없다네.
 당신에게.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달, 섣달입니다.
언제 세월이 이리 흘렀지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것처럼 올 한 해는 정말 경황없이 보낸 것 같습니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지구촌 전역을 휩쓴 역병으로 떠밀리듯이 이 섣달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큽니다.

 세밑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 남은 날들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우선 멈추어 서서 돌아봅니다. 그때, 또는 그 일에서 나는 무슨 생각과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던가. 그 경험을 통해 느꼈던 것, 알아채거나 깨달을 것은 무엇이었던가를 떠올려봅니다. 지난 기억들이 흐릿하고 느낌이 아련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난 그 시간, 그 세월의 경험을 통해 ‘나’라고 하는 존재가 여기까지 와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걸어온 그 길을 존재의 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생을 여정이라고 하는 것이 그런 의미라 싶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이번 생이란 여태 내가 걸어온 길에서의 경험과 같은 것이고, 남은 생이란 앞으로 걸어갈 길과 함께 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한 해의 세밑에서 새삼 길을 생각하는 까닭입니다.
나는 올해, 어떤 길을 걸어왔던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것은 앞으로 걸어갈 길의 이정표를 그리기 위해서입니다. 여기까지 지나 온 모든 길이 내게는 처음으로 경험하는 첫 길이었음을 다시 깨닫습니다. 이 자각은,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보다 그 길을 어떻게 걸었던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게 합니다.

 지나온 길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릿해집니다. 바삐 길을 서두느라 함께하는 그 길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도, 그것에 제대로 고마워하지도 못했다는 마음이 따라 듭니다.  그 길 모두 나를 위한, 처음의 길이었음에도 나는 그 길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그 길을 잘 즐기기도 못했구나 하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함께 합니다.
앞으로 걸어갈 남은 길을 생각합니다. 생이란 결국 길과의 동행이라고 한다면, 생이 끝난다는 것은 이 여정이 끝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내가 걸어갈 수 있는 남은 길은 얼마일까요.  그 길은 좀 더 마음 모아 걸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새롭게 합니다.
 더 많이 설레고 더 많이 감탄하고 더 많이 감사할 수 있기를,
그렇게 깨어서 걸을 수 있기를, 
그 길에서 들숨 날숨마다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이번 생의 내 만트라를 
잘 챙길 수 있기를...
 당신이 걷는 세밑의 그 모든 길들, 그 모든 발걸음에도 깊은 평화와 기쁨이 함께하기를, 그렇게 맞는 새해의 여정에서 당신의 길 또한 더욱 눈부시기를 두 손 모읍니다.

고맙습니다. 
이즈음 절기이야기

모심(侍天)과 기름(養天)과 살림(體天)의 수(數)와 빛깔 그리고 동지팥죽


                                                                 학산鶴山 (이정훈 마음살림연구위원)


 입동(立冬)과 소설(小雪)을 지나 올 한 해의 절기(節氣)도 이제는 대설(大雪)과 동지(冬至)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태양의 둘레를 도는 지구의 궤도를 24 등분하여 각 등분점에 태양의 중심이 오는 시(時)를 가지고 하늘과 땅의 어울림 즉 이십사기(二十四氣)를 나누었는데 이 하늘(太陽)과 지구의 운행 현상이 사람 안에서도 동시(同時)에 일어나고 있으니 하늘(天)과 땅(地)과 사람(人)은 하나의 살림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천지의 소식(消息)에 부합하는 하나의 살림살이를 꾸려 나가기 위한 약속이 우리 겨레의 본래 시절(時節) 행사(行事)였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농사(農事) 뿐만이 아닌 생명의 농사(農事)가 그 중심에 있었으며 그 모든 농사(農事)에는 하늘과 땅과 사람의 어울림의 질서(秩序) 즉 차례가 있었습니다. 이 질서(秩序)를 수(數)라고 하며 이 수(數)의 선후(先後)와 왕래(往來)를 역(易)이라 하고 또 력(曆)이라고도 합니다. 동사(動詞)로서는 차례 즉 질서(秩序)라 하고 또한 명사(名詞)로서 그 수(數)를 다시 점검(點檢)하고 약속(約束)하는 것으로 차례 즉 제사(祭祀)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우리 겨레의 시절행사에 차례(祭祀)가 빠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첫 번째 하늘(하나:1)을 바탕으로 종시(終始)의 경계가 지어진 두 번째 하늘(둘레:2)이 일어나고 두 번째 하늘을 바탕으로 세 번째 하늘(서이:3-立)인 생명이 일어나니 모든 생명은 그 속에 하늘(하나.두레)을 모셔서 살아가고 있는 세 번째 하늘(서이:3-立)이라는 것입니다. 그러한 서이(立:3)가 지구라고 하는 이 땅에 넣어져(너이:4-四大: 氣水火土)서 사대(四大)로 닫혀서 선(닫서閉立:5-五行) 상태가 우리가 밟아온 수(數)이며 차례(秩序)입니다.

 이제 밟아갈 수(數)와 차례(秩序)는 그 오행의 닫힘을 열고 서서(엿서開立:6-三陰三陽), 12경락(三陰三陽)의 생명운동으로 오행(五行)을 일구어서(일고耕作:7), 열고(天)닫음(地)(여덟開閉:8-八脈, 八宮)을 자유자재로 하여, 내 안의 모든 생명을 아우러서(아호和:9), 마침내 모두 열어(여루開天,體天:10) 가야 한다는 수(數)의 약속이 있을 따름입니다. 그 약속은 망각하였지만 아직도 우리는 그 수를 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의 머리에는 하늘이 모셔져 있고(上丹田), 배에는 두 번째 하늘인 땅이 모셔져 있으며(下丹田), 이 두 하늘은 여섯 갈래의 기운으로 연결되어 작용하고 있는데 그 중심자리가 마음이 작용하고 있는 가슴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은 모셔진 하늘과 땅이 만나고 있는 현상(現像)이며 이것을 일러 소식(消息)이라 하고 12소식괘(消息卦)라고 합니다. 중단전(中丹田)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아직은 사람이 ‘하늘이 땅에 닫혀져 운영되고 있는 오행(五行)으로, 닫혀서 선(5) 존재’이기 때문이며, 스스로 열고 서서(6) 하늘과 땅을 일구어(7)내기 위하여, 끊임없이 생명의 수(數), 생명의 차례를 각 절기(節氣)마다 상기시켜 왔던 것입니다.

 아직은 닫고 서 있을 뿐인 생명(生命)의 빛깔 즉 ‘빛’의 ‘꼴’은 ‘바라빛’(보라빛 紫色)입니다. 그리고 닫서(5) 즉 오행(五行)의 홀림을 끊고 스스로 하늘을 열고 서서(6) 천지(天地)의 소식(消息)을 일구어(7) 갈 때 이 보라빛 가운데에서 밝은 쇠빛(白色光)이 일어나 마침내 황금색(黃金色)으로 되어가면 여닫을 수(8) 있게 되며 내 속의 닫혀있는 모든 생명들을 아울러(9) 열어가게 된다면 그 황금색을 중심으로 닫힘의 자빛들이 모두 열매 맺게(10) 됩니다. 

 예부터 이것을 나타내는 말이 금단자조(金丹紫調)입니다. 그래서 사람 가운데 마침내 하늘을 이룬(體天:10) 사람을 천자(天子) 즉 가장 고귀한 자라고 하며 천자가 머무는 곳을 자금성(紫金城)이라고 하였습니다. 천자(天子)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겨레가 우리 겨레였으며 이 말은 권력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이룬 사람이라는 뜻이며 그렇게 하늘을 이룬 사람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운영하였기 때문에 그 습속이 남아 지금도 뜻없이 쓰여 오고 있을 뿐입니다.

 하늘과 땅이 한번의 돌림을 맺고 새로운 살림을 일구는 종시(終始)의 절기가 동지(冬至)입니다. 사람의 생명도 천지의 소식을 좇아 양기(陽氣)가 이날 자시(12시 35분)에 오른쪽 갈비뼈 하단에서부터(남성은 왼쪽 갈비뼈) 다시 위로 차례차례 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동지(冬至)를 ‘작은설’이라고도 하며 설날에 떡국을 먹듯이 동짓날에는 쌀로 빚은 동그란 ‘새알심’을 넣어 팥죽을 만들어 먹습니다. 이 동지팥죽이 상징하는 것이 또한 금단자조(金丹紫調)입니다.

 금단(金丹)의 우리말이 '쇠알'이며 팥죽은 닫서(五行)의 빛깔인 보라빛(紫色)이니 동짓날 ‘쇠알’을 넣은 팥죽을 먹는 것은 하늘과 땅의 소식을 내 안에 들이면서 살아온 이 한 해 동안 얼마만큼 열고 서서 모셔진 하늘과 땅을 일구었는가? 즉 ‘나는 지난 한 해 동안 얼마만큼 금단자조(金丹紫調)의 소식(消息)을 이루었는가?’ 라는 질문이라 하겠습니다.
이즈음 먹거리 - 팥죽              

                                                 살림연합 식생활센터 절기식문화연구분과 자료제공  

재료 : 햇팥1, 굵은소금 1/4큰술, 설탕 1큰술, 1/2, 찹쌀가루 1/2,

만드는 법: (4인분)
     1. 햇팥은 2시간 정도 충분히 불려 40분정도 푹 삶는다.(묵은 팥은 8시간 정도 불림)
     2. (1)에 물 1컵을 넣고 곱게 간다.
     3. 쌀도 충분하게 불려 믹서에 간다.
     4. 찹쌀가루는 뜨거운 물로 익반죽하여 새알심을 동그랗게 빚는다.
     5. (2)에 물 4컵을 넣고 끓인다. 약불에서 눌지 않도록 저어준다.
     6. (5)에 (3)을 넣어 약불에서 걸죽하게 팥죽이 되면 (4)를 넣어 한소끔 더 끓인다.
     7. 기호에 따라 소금과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추고 잣을 올린다.                  
이즈음 마음살림 소식


하나, 한살림연수원 마음살림팀의 마지막 프로그램 [한살림명상 ‘마음닦기’] 온라인 과정에 초대합니다.
모두에게 낯설었던 2020년을 
마무리하는 시점,   
외부로 향해 지쳐있는 마음을
내부로 거두고,
나를 위해 촛불을 켜는 시간,
'지금 여기 깨어있기'를 통해
밝고 고요한 기쁨을 체험해보세요.
둘, '함께, 몸마음살림연습' 인증밴드
 '끝이 좋으면 다 좋다!!'

2020년 마지막 달도 야무지게~
매일, 나에게 선물을 준다는 마음으로
기분좋게, 가볍게, 
여럿이 함께라서 더~ 즐겁게
좋은 습관 만들기!!
다시, 처음뵙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한살림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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