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맘때에 나온 책, 요즘 다시 펼쳐보면 좋을 시집을 소개합니다. 왜인지 5월과 잘 어울리는 시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표제작인 「새 인간」은 화자가 동묘앞 시장에서 '새 인간'을 사오는 이야기입니다. 'bird'와 'new'의 의미를 동시에 지닌 '새 인간'은 작고 연약합니다. 화자는 마음 먹고 구입한, 이 '새 인간'이 다치지 않을까 소중하게 보살피고 전전긍긍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새 인간'은 작고 연약하지만 두꺼비집도 내릴 정도로 '빛나는' 것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겉으론 보잘 것 없지만 실은 무한한 빛을 숨기고 있는, 무언가를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한테 그것은 저만 알고 있는, 제 마음 속의 어떤 의지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때때로 오히려 저를 불안하게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소중하고 빛나는 어떤 것이죠. '새 인간'이 여러분에게는 어떤 존재로 읽힐지, 여러분의 '새 인간'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그 외에도 시인은 매, 양, 물고기, 벌레, 빈방 등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제가 또 좋아하는 시는 '다정한 사람들이 많이 오는', 그러나 매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모임에 관한 시 「모임」입니다. 그 매는 무엇인지, 당신의 매는 무엇인지, 시집에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