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_4번째 다카포 페이퍼

2020년 7월 16일 목요일

글: 유니쓰 / 편집: 유니쓰와 루바토

당신의 감성을 찾아줄 클래식 음악 페이퍼, 다카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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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d and Done

닐스 프람(Nils Frahm, 1982- )

우리는 클래식 음악하면 시간을 이백 오십 년쯤 거슬러서 베토벤을 떠올리게 돼요.

그런데 오늘은 지금도 살아있는 작곡가의 곡을 소개하려 합니다.

시간을 한 10년 정도만 거슬러 가볼까요? ⏳⌛️

오늘의 음악은 2009년에 발표된 닐스 프람(Nils Frahm, 1982- )의 Said and Done입니다.

저도 우연히 갤러리 겸 카페에 갔다가 알게 된 곡이에요.

어디선가 계속 반복해서 울려퍼지는 음 ‘시’를 듣고

이건 분명히 현대음악이구나! 하면서 스피커 앞의 재생 목록에 써진 곡의 이름을 적어갔죠.

여러분도 지금 어디선가 들리는 음악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현대음악이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알고보니 이 작곡가 아주 멋진 사람이더군요😮

닐스 프람은 1982년에 독일에서 태어난 작곡가로 주로 클래식 피아노를 중심으로 전자 음악을 결합시킨 형태의 작품을 많이 작곡해요. 아버지는 독일의 유명한 음반사 ECM레코드 커버를 디자인한 사진작가인데, 아무래도 그의 예술적인 감각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어요. 그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작곡을 배웠는데, 놀라운 점은 차이코프스키의 마지막 제자인 나홈 프로드스키에게 오랜 시간 피아노를 배웠다는 것이에요.

그래서일까요? 피아노에 대한 그의 사랑은 남다르답니다.

우선, 피아노에 대한 독창적인 접근 방식을 들 수 있는데요!

피아노 제작자인 데이비드 클라빈스(David Klavins, 1954- )와 협력하여 새로운 피아노를 만들고, 이를 활용한 곡을 만들기도 해요. 이 새로운 피아노의 이름은 ‘우나 코르다(Una corda)’입니다. 보통의 피아노는 건반 하나당 1~3개의 현을 가지고 있지만, 이 악기는 건반 하나당 딱 1개의 현만 가져요. 소리를 들어보면, 하프같이 여리고 따듯한 울림을 가지면서도, 기타처럼 빈티지한 소리를 낸답니다. 닐스 프람은 2014년 쇼케이스를 통해 이 악기를 선보여요. 뿐만 아니라 다음 해에는 위의 피아노와 같은 피아노 제작자에 의해 만들어진 370cm 높이의 피아노 ‘modell 370’으로 연주한 음반 Solo(2015)를 발매하기도 한답니다. 하나의 악기를 두고 다양한 연구와 함께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피아노에 대한 찐사랑이 느껴지네요.

'우나 코르다'의 음색이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눌러보세요.

닐스 프람의 피아노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피아노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피아노의 날을 만들었어요.

피아노 건반 수가 모두 88개인 것에 착안해서 매년 88번째 날을 세계 피아노의 날로 지정한 거죠!

그는 매년 피아노의 날을 기념하는 각종 이벤트를 열고, 피아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요. 덕분에 전 세계에서도 이날을 위한 각종 이벤트가 열리고 있답니다. 비록 올해는 코로나의 여파로 취소된 이벤트도 많지만..😥 그는 2021년 피아노의 날인 3월 29일을 기약하며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피아노에 애정을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답니다!

이제 이 곡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게요.

같은 음을 끊임없이 치는 것으로 시작해서 도대체 몇 번을 쳐야 이 곡이 끝나는 거야? 하는 물음을 갖게 해요. 이 곡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12개의 음이 묶여서 반복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걸어둔 공연 실황 링크를 기준으로 그는 무려 12개의 음을 200번 이상 반복했어요. 그러면 같은 건반을 총 2400번 넘게 눌렀다는 거죠. 이렇게 최소한의 음 단위로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는 음악을 우리는 미니멀 음악이라고 해요. ‘단순성’과 ‘반복성’을 특징으로 하는 12개의 음으로 된 패턴에 서정적인 화성이 얹어지면서 그는 청취자들로부터 강력한 몰입을 이끌어냅니다. 걸어둔 링크의 음원 버전은 공연 실황보다 훨씬 더 빠른 템포로 연주되는 대신 연주시간은 훨씬 더 짧으니, 반복되는 12개의 음 패턴이 몇 번이나 나오는지 집중해서 들어보세요.

당신이 조금 더 알고싶은 TMI는요..

위에서 닐스 프람이 여러 가지 피아노를 제작하고, 연주할 수 있었던 것은 데이비드 클라빈스라는 피아노 제작자의 역할이 매우 컸는데요. 그가 ‘model 370’에 이어 ‘model 450i’라는 피아노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이 피아노에 대해 수직적인 구조가 피아노 소리의 새로운 잠재력을 극대화한다고 설명하는데요. 사용자에 맞게 높이나 사이즈 조절이 가능하고, 색상, 구조물의 철제 및 조명까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고 해요. 처음부터 주문 제작으로 만들어지는 피아노이다 보니 명시된 가격은 없지만 보기만 해도 억 소리 날 것 같은 비주얼이네요.🤑😮 앞으로 또 클라빈스가 어떤 피아노를 만들지 궁금합니다.

사진 출처: https://www.klavins-pianos.com

🎧 감상 포인트 ?

같은 음을 치고 있지만, 다 다른 소리가 나는 게 느껴집니다. 연주자가 어떠한 마음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음악은 고조될 수도 있고, 사그라들 수도 있어요. 이 세상에 같은 것은 없답니다! 특히 시간 예술이라 부르는 음악은 그러한 면이 더욱 부각돼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음악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편안하게 듣기보다는 좀 더 긴장된 자세로 음 하나하나를 적극적으로 들어보세요.

다시 감상하기 🎧

🙋🏻‍♀️ 유니스: 개인적으로 실감나는 라이브 영상을 통해, 곡의 즉흥적인 면모와 작곡가의 열정적인 연주를 보는 것을 추천해요! 위에서 설명한 백 마디 말보다 피아노에 대한 그의 뜨거운 사랑을 더 잘 느낄 수 있답니다.

🙋🏻‍♀️루바토: 무엇을 기준으로 듣느냐에 따라 음악이 새롭게 다가오네요. 반복되는 동음이 주가 되고 중간에 나오는 화성이 부가 될 때랑 동음이 부가 되고 화성이 주가 될 때랑 음악적 느낌이 다르네요. 관점에 따라서 다양하게 음악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게 단편적으로 이 곡에서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 비슷한 곡: 필립 글래스(Philip Glass)의 매드 러쉬(Mad Rush)

비슷한 곡 감상하기🎧

✏️ 오늘의 음악 이론 : 피아노 뚜껑을 열면?

사진 출처: 야나기다 마스조, 『악기구조교과서』

어렸을 때, 피아노 학원을 다녀보셨다면 뚜껑 안에 도대체 뭐가 있길래 여기서 소리가 날까?

궁금하셨던 적이 있을 거예요. 사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뚜껑을 열면 건반 끝에는 동그란 해머가 달려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는 순간 시소처럼 반대쪽에 있는 해머가 올라가면서 위에 있는 현을 치는 거죠. 이렇게 피아노 속에는 음의 높이에 따라 건반 하나당 현이 1개에서 3개까지 달려있답니다.

가까운 음악회 소식

Ensemble Eins "segment / element v"

○ 일시 : 2020년 7월 16일 (목) 오후 7시

○ 장소 : 수애뇨 339(평창동)

○ 프로그램

·이중현 - Etude-Suite for flute solo (2020, World Premiere)

·라재혁 - Three Shell Game I for clarinet in Bb and tape (2019, Kr Premiere)

·레드몬드 제레드 - The Book of Ingenious Devices I for oboe, violin, violoncello and piano (2020, World Premiere)

·오예민 - “Distinct Species” for string quartet, live video and electronics (2020, World Premiere)

·김봄이 - 줄타기 II for violin, violoncello and piano (2020, World Premiere)

·유도원 - 비망록(Memorandum) for flute, violin, viola and violoncello (2015/2020r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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