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평택의 SPC 계열사인 SPL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하는 기계에 빨려 들어가 숨졌습니다. 작업 규정상 덮개를 덮고 작업해야 했지만 하루에 정해진 생산량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30만원이면 설치할 수 있는 자동 정지 장치는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안전을 위한 2인 1조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사측이 사전에 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사실보다 충격적인 것은 사고가 난 후 사측의 대응이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사고가 난 것과 유사한 기계를 쓰지 못하게 하자, 회사는 사고 현장을 흰 천으로 가리고 노동자들에게 사고 현장에서 기계가 아닌 수작업으로 일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고 고용노동부가 작업중지명령을 내리자 사측은 다른 공장에서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사고가 난 공장의 직원을 다른 공장으로 파견보내기까지 했습니다. 이처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보다는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기 때문에 사고 엿새만에 SPC 그룹의 허영인 회장의 대국민 사과의 진심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10월 23일 SPC의 다른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노동자의 손가락이 끼어 잘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올해 1월 27일 시행되기 시작한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이 사전에 안전보건조치를 강화하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 중대재해를 예방하도록 하기 위해 제정되어 시행되었습니다. 1월 시행된 이후로 9월 말까지 8개월 동안 총 156건이 입건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중 85%는 여전히 조사중이며 경영인이 구속된 사건은 단 한건도 없습니다. 조사하는데 시간을 끌고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법을 무력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노동자의 투쟁은 멈추지 않습니다. 민주노총은 10월 19일부터 "노조를 만들어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행동권을 온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비정규직은 없다. 국회는 노조법 2조와 3조를 개정해 비정규 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부터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투쟁에 나선 것입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투쟁은 현 윤석열 정부는 불법으로 취급 받고 있습니다. 51일간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을 상대한 한 파업투쟁을 했던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은 노동자에게 하청 노동자 1명이 1489년 동안 갚아야 하는 470억의 손해배상청구액이 청구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1990년부터 30년동안 사측이 노동자에게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총 3,160억원입니다.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외쳐야 할 때입니다.
11월 12일 오후 3시 국제전략센터도 함께 외치기 위해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합니다.
많은 분들과 함께 외쳤으면 좋겠습니다.
이대로는 살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