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2일_30번째 다카포 페이퍼

2020년 10월 22일 목요일

글: 유니쓰 / 편집: 유니쓰와 루바토

당신의 감성을 찾아 줄 클래식 음악 페이퍼, 다카포입니다.

서곡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Meeresstille und Glückliche Fahrt op.27)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

안녕하세요. 유니쓰입니다. 바쁜 날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오늘 다카포페이퍼가 30번째 발송되는 날이네요. 저희는 많은 분이 클래식 음악을 최대한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려고 이메일을 매개로 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최근 이러한 플랫폼에 변화가 필요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새로운 일을 앞두고 있을 때, 듣는 곡을 소개해드릴게요. 마침 익명의 다카포리님께서 지난번 페이퍼를 읽으시고 ‘중요한 날을 앞두고 듣는 음악이라든가, 마음 상태에 따라서 소개해 주시는 음악이 또 궁금해요~’ 라고 말씀해주셨거든요. 오늘의 선곡은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의 서곡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Meeresstille und Glückliche Fahrt op.27)입니다.

멘델스존은...

펠릭스 멘델스존

사진 출처: wikipedia

파니 멘델스존

사진 출처: wikipedia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음악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매주 가정에서 음악회를 열었고, 전속 오케스트라까지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또 어렸을 때부터 음악뿐만 아니라 문학과 미술, 철학 등을 가까이하면서 다양한 예술가들과 교류하기도 했어요. 이러한 배경으로 멘델스존의 곡은 대체로 밝고, 여유로우며, 우아한 느낌이 들어요. 평생을 가난했던 슈베르트나 가난한 말년을 보낸 모차르트의 음악과는 달리 티 없는 맑음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러나 돈독한 우애를 나누던 친누나 파니 멘델스존(Fanny Mendelssohn, 1805-1847)이 죽자 멘델스존은 큰 충격에 휩싸였고, 그 여파 때문인지 시름시름 앓다가 만 38세의 젊은 나이에 뇌졸중으로 사망합니다.

곡에 대해서 설명해볼게요

1828년에 작곡된 곡으로 제목은 멘델스존이 지은 것이 아니라 괴테의 동명의 시 두 편에서 가져온 것이에요. 이 시들은 당시에 엄청난 유행을 끌고 있어서 청중들이 음악을 이해하기도 수월했어요. 이렇게 멘델스존은 어릴 때부터 문학에 관심을 많이 가지며 시나 극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쓰곤 했어요. 그렇다면 오늘 소개해드린 곡에 해당하는 시 내용을 아래에 써드릴 테니 음악과 함께 음미해보세요.

Meeresstille

Tiefe Stille herrscht im Wasser,

Ohne Regung ruht das Meer,

Und bekümmert sieht der Schiffer

Glatte Fläche ringsumher.

Keine Luft von keiner Seite!

Todesstille fürchterlich!

In der ungeheuern Weite

Reget keine Welle sich.

Calm sea

Deep silence weighs on the water,

Motionless the sea rests,

And the fearful boatman sees

A glassy surface all around.

No breeze from any quarter!

Fearful, deadly silence!

In all that vast expanse

Not a single ripple stirs.

Glückliche Fahrt

Die Nebel zerreißen,

Der Himmel ist helle,

Und Äolus löset

Das ängstliche Band.

Es säuseln die Winde,

Es rührt sich der Schiffer.

Geschwinde! Geschwinde!

Es teilt sich die Welle,

Es naht sich die Ferne;

Schon seh ich das Land!

Prosperous voyage

The mists disperse,

The sky is bright,

And Aeolus loosens

The fearful knot.

The winds are blowing,

The sailor’s alert.

Make haste! Make haste!

The waves are parting,

The distance approaches;

I already see land.

시: Johann Wolfgang von Goethe / 번역: Richard Stokes, author of The Book of Lieder

아주 작고 느리게 시작하여 점차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으로 전개돼요. 악기들이 하나씩 추가되고, 화음이 한 음씩 쌓이며, 셈여림이 조금씩 커지거든요. 제목과 같이 잔잔하고 조용한 바다 위에 배가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 그림이 그려지는 곡이에요. 그러다가 플루트의 짧은 독주 파트를 기점으로 곡의 분위기가 밝고 찬란하게 변하는데요. 행복하고 낭만적인 멘델스존 음악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랍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타악기가 더해지면서 더욱 웅장해지고, 금관악기까지 멜로디에 가세하면서 이 여정을 더욱 희망차고 기쁘게 하고 있답니다.

당신이 조금 더 알고 싶은 TMI는요..

멘델스존보다 누나인 파니 멘델스존의 피아노 실력이 더 뛰어났다고 해요.

당시 사회적 배경 때문에 누나가 빛을 발하진 못했지만

둘은 서로의 음악에 힘이 되어주는 우애 깊은 오누이었답니다.

🎧 감상 포인트 ?

위의 내용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들어보세요. 시의 내용도 읽어보시고, 그에 따라 음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이러한 변화를 위해 멘델스존이 어떤 방식으로 곡을 썼는지도 섬세하게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다시 감상하기 🎧

🙋 유니쓰의 감상평: 음악을 들으면 정말 잔잔한 바다 위에 배가 순조롭게 항해하다가 기쁨을 맞이하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하지만 시를 읽고 나면 그게 오해였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당시의 배는 바람을 통해서 나아가기 때문에 바람 없는 잔잔한 바다에서는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이 사연을 알고 나면 음악이 또 새롭게 들린답니다.

🙋 루바토의 감상평: 같은 제목으로 베토벤이 쓴 작품도 있는데 대신 거기에는 합창이 들어가요. 고전 시대와 낭만 시대 음악의 차이를 느끼면서 두 곡을 듣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 오늘의 음악 이론 : 서곡

서곡은 본래 오페라나 연극, 발레 등이 시작하기 전에 연주되는 곡이에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독자적인 성격을 띠며 연주되고 있어요. 특히 오늘의 곡은 종속적인 의미의 서곡이라기보다는 독자적인 곡이라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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