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에게 드리는
#04 네 번째 화요일 이야기 
(2020. 08. 11)
🍊
도시락을 싸며
_김정화 편집자

엄마로서 저마다 아이에게 해 주고 싶은 것이 있을 테다. 나는 유독 도시락에 욕심을 부린다. 요리에 영 소질이 없는데도 말이다. 

어릴 적에 사랑과 정성이 담긴 도시락을 싸 간 적이 없다. 부모님과 몇 년간 떨어져 지내기도 했고, 함께 살 적에도 맞벌이하며 먹고살기 바쁜 부모님은 도시락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친구들 도시락이 늘 부러웠다. 고기나 햄, 소시지, 달걀 프라이 반찬은 물론 정갈하게 담은 밥과 국을 보노라면 내 도시락이 초라해지곤 했다. 소풍날엔 천 원짜리 김밥이라도 사 가면 다행이었다. 그렇지 못한 날에는 속 재료가 김치나 채소뿐인 김밥을 부끄러워하며 먹었다. 

나이 들면서 부모님의 고생을 헤아리게 된 뒤에도 도시락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다. 평소 다른 부분에서 부모님의 관심이나 사랑을 느끼지 못한 이유도 있는 듯하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첫 소풍 가는 날, 인터넷 검색 끝에 캐릭터 도시락을 만들었다. 그맘때 아이가 좋아한 미니언즈 캐릭터였다. 다음 해 소풍날에는 스마일 김밥에 도전했다. 

일 년에 한 번이니까, 라며 기꺼운 마음으로 준비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유치원 방학 2주 동안 도시락을 싸 보내야 했다. 두 번의 경험으로 엄마의 도시락을 잔뜩 기대하고 있는 아이를 보노라니……. 힘드니까 한두 번만 특별한 도시락을 싸 주자는 남편의 말에도 마음이 동하지 않는 건 왜일까. 

도시락 레시피를 검색하고, 장을 보고, 일찍 일어나 밥을 하고, 김과 치즈로 눈동자를 만들어 붙이면서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도시락은 아이가 아닌, 사랑과 관심에 목말랐던 어린 나에게 건네는 위로일지도 모른다고그래서 피곤함을 무릅쓰고 조금이라도 더 정성을 쏟으려는 것일까. 

내가 받지 못했던 혹은 갖지 못했던 무엇을 다른 누군가에게 주는 일이 그 시절의 나를 어루만지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나를 아껴 주고, 나아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아픈 기억 위에 새 기억을 쌓는다면. 도시락을 싸며 미소 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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