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마음가짐을 생각해보기

연애의 기술 아니고, 사랑의 기술
"사랑"이라는 단어가 넘쳐나지만, 저는 때로는 연애와 결혼과 혼용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사랑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오늘의 문장은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 생각한 문장들입니다.
첫 번째 문장
사랑받고 사랑하려면 용기, 어떤 가치를 궁극적인 관심으로 판단하는 - 그리고 이러한 가치로 도약하고 이러한 가치에 모든 것을 거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만이 아닌 결의이자 판단이고 약속이다" 책 뒷페이지에 가장 크게 인용된 말이죠. 첫 번째 문장은 이 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문장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모든 것을 거는 용기"는 단순한 비극적인 사랑이나, 만용과는 다른 것입니다. 에리히 프롬은 무솔리니가 2차세계대전 패배 이후 연인과 동반자살한 사건은 "삶에 대한 파괴적 태도를 보이는 허무주의적인 용기다"라고 못박고 있거든요.
저는 이 문장을 읽고 이별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는 용기나, 지금 있는 사랑을 지키는 용기가 더 크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문장
사랑의 영역에서는 생산적이고 그 밖의 모든 영역에서는 비생산적이라는 방식으로 우리의 생활을 분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이다. (...) 다른 분야에서 비생산적이라면 우리는 사랑에서도 생산적일 수 없다.
흔히 (성애적) 사랑이란 사랑으로 빠져서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로 묘사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사랑 말고도 일과 가족, 친구들 같은 다양한 삶의 부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 문장을 읽고 "내가 행복하고 좋은 삶을 살아야 잘 사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있을 때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곽정은 작가의 인터뷰도 생각이 났고요. 그리고 지금의 내가 주는 사랑때문에 나와 상대방이 힘들어하지 않아야 바람직한 방향의 사랑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세 번째 문장
사랑은 활동이다. 내가 사랑하고 있다면 사랑받는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적극적 관심을 갖는 상태에 놓여있다. 내가 게으르다면, 내가 끊임없는 각성과 주의와 활동에 있지 않다면 나는 사랑받는 사람과 능동적으로 관계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빠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완벽한 대상'과 '사랑을 하게 된다'면 사랑은 끝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사랑은 사랑이 시작된 이후가 진짜 이야기의 시작일 겁니다. 
그래서 사랑은 다른 세계에 대한 관심이며 한 사람이 오는 것은 그 사람의 삶 전체가 오는 것이라는 글을 볼 때마다 동의합니다.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그 사람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경청해주는 것. 그리고 나 하나가 아닌 둘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 사랑이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끊임없이 사랑하기 위한 시행착오
사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에 다섯 번 실패했다고 합니다. 사랑의 기술 말미에 제자가 쓴 글에 그렇게 나오더라구요. 책을 읽으면서 "사랑의 기술"을 쓰다니,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대가일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책의 흐름 자체가 사랑을 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담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사랑에 도전한 것도 대단한 에너지라 생각했어요. 저라면 세 번째쯤에선 포기하고 싶었을듯 하니까요.
저는 사실 에리히 프롬의 문장을 읽으면서 알랭 드 보통의 책인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 문장들은 다음 번에 또 소개하도록 할게요.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오늘의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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