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가기 전 충분히 분노하세요

충분히, 깊이 분노하세요
이번주에 저는 화가 많이 나 있었습니다. 무력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한 주 동안, 이해할 없는 판결도 안타까운 죽음도 도저히 애도 없는 죽음도 목격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주 내내 "분노할 수 있는 힘" 이라는 문장을 계속 검색했습니다. 화를 억누르는 에너지가 너무 심하게 소모되고 있기에, 충분히 분노할 있다는 것이 중요하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분노와 폭력을 마주한 사람들에게 조금 더 위로가 될 수 있는 문장을 추려봤습니다.
첫 번째 문장
자기 안에 갇힌 분노가 아니라 타협의 여지가 없는 인간의 권리에 대해서 인간으로서 분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분노할 일에 분노하는 것은 자신의 존엄성과 자신이 서 있는 곳,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는 [분노할 수 있는 힘]이라는 제 검색어 결과에 가장 많이 등장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30쪽밖에 안 되는 팸플릿에 가까운 책인데 이로 인해 여러 사회운동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위의 문장은 사실 책의 직접적 문장이 아니라, 반디앤루니스 에디터인 저작자가 쓴 추천사 중 일부입니다.
제가 위로받은 부분은 [분노할 일에 분노하는 것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일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강조한 것은 분노를 바꾸기 위한 행동이라고 합니다. 이 문장을 보고 나의 분노를 인간으로서 분노하는 것으로 바꾸기 위해 이 분노의 원인을 이름짓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제가 화를 내고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한 행동에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터무니없이 작거나, 바뀌는 것이 없어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도 말이죠.
두 번째 문장
나는 계속 싸울 것이다. 그리고 조그마한 좋은 것이라도 꼼꼼하게 챙겨서 어린이에게 것이다. 거기까지가 일이다. 그러면 어린이가 자라면서 모양이 잘못 잡힌 부분을 고칠 것이다.
여러 이유로 저와 남편의 미래 계획에 아이는 없습니다. 이 부분을 글로 쓰면 편지 세 개는 나올테니 지나갈게요. 그러더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 듭니다. 주변에 아이들이 없어서 길에서 눈이 마주친 아이들에게 힘껏 웃어보이려고 하는데 잘 전달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쓴 김소영 님은 비양육자이지만 어린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아이들을 대하고 성장시키는 일원으로서 기여하고 계시죠. 이 칼럼 전반에 아이들을 마주하면서 더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고민한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사회의 안 좋은 일이 있을때 포기하고 싶다가도, 이 부분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요.
사회에 부정적인 감정이 들어 마냥 무시하고 싶을때, 자라나는 아이들은 좀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물려줄 사회가 조금이라도 좋은 곳이길 바라며.
세 번째 문장
폭력적이고 냉소적인 현실 앞에서, 그것은 연약하고 부질없는 희망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꺾이지 않고 더 나은 더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야기해 가는 차분하면서도 긴 호흡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상상하는 힘은 그 과정에서 찾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일보, "벽에 갇혔어도 자유를 말하라" 하루키 감동 연설
혹시 여기에 높고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부딪쳐서 깨지는 알이 있다면, 나는 늘 그 알의 편에 서겠다.
저는 사실 하루키 소설이 잘 안맞아서, 몇 권 안 읽어봤습니다. 그럼에도 하루키의 문장을 가져온 이유는, 그가 끊임없이 폭력과 부당함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하루키의 생각을 드러내는 문장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래 인용한 예루살렘 시상식 기념강연인 [벽과 알]입니다. 그리고 몇 년 뒤 독일 벨트문학상 수상 때에도 꾸준히 비슷한 생각을 전하고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힘이 나지 않고 무기력함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치지 않고, 자유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말할 수 있을까요? 
분노하는 일이 버겁지 않으려고
이번주에 이 주제를 쓸지 무척 많이 고민했습니다. 뉴스레터가 조금 가벼워져도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은 입장에서는, 어쩌면 이번 편지가 버거우실지도 모른다 걱정했습니다. 아니면, 저의 분노에 공감할 수 없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분노와 우울함을 무시하고 이번 호에 예쁘고 가벼운 이야기를 쓰게 된다면, 저는 더이상 편지를 계속 쓸 수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저와 괴리감이 생겨버리니까요. 그래서 차라리 쉬어갈까,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주에 제가 가진 감정을 이대로 지나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는 제 부정적인 감정을 일단 좀 내려두고, 분노할 일이 있을때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문장들로 골라보았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충분히 분노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다음에, 앞으로 어떻게 계속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할 때 여러분들께 이 문장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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