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중 가장 독보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둬 눈길을 끈 곳이 바로 구글입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실적발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보다 35%나 많은 순이익 206억 달러(약 31조원)를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웹3’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구현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플랫폼 중심의 인터넷 구조를 비판하며 개인 유저 중심의 새로운 인터넷을 추구하는 웹3 구축 움직임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새로운 서비스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와 디지털 소유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모델의 비전인 웹3를 작업하는 회사들에 돈을 쏟아 왔는데요. 특히 메타, 트위터 등 많은 다른 기술 회사들은 디지털 토큰을 활용한 결제 서비스에 대한 계획을 밝히며 이런 열기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동안 구글은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적발표에서 피차이 CEO는 이 기술에 대해 "광범위한 응용 분야에서 매우 흥미롭고 강력한 기술”이라고 강조하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블록체인 관련 자체 팀을 꾸린 구글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기업에 대항할 새로운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현재 해당 플랫폼에서 거래, 저장, 신상품 배치 등의 기능을 매끄럽게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그는 구글의 증강현실 투자를 선전하면서 앞으로 사람들이 사용할 가상세계에 지도와 유튜브 같은 핵심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구글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혁신을 동시에 이끌고 있는 피차이는 인도계 미국인으로 40대 초반이었던 2015년 CEO 자리에 올랐습니다. 당시 창업 멤버도 아니고 나이도 어린 인도 출신 피차이가 CEO가 된 것에 대해 업계에선 우려를 나타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피차이는 구글이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혁신가적인 면모를 보여주면서 우려를 기우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인도 공과대 카라그푸르, 미국 스탠퍼드대·펜실베니아대 등에서 전기재료공학·경영학 등을 수학한 후 2004년 구글에 입사했는데요. 입사 후 4년 후인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웹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대체하는 크롬을 선보여 주목받았습니다.
검색엔진 ‘구글’과 휴대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로 성장한 구글은 피차이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사업 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이번 발표처럼 블록체인 기술에 뛰어들어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면 당분간 구글의 승승장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