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의 열한번째 이슈페이퍼를 전합니다. 

나영정 기획운영위원은 여성가족부의 성교육 책 회수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짚어보았습니다. ‘조기성애화개념이 공격하는 것이 무엇인지, 포괄적 성교육이 왜 필요한지 등을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나영 대표는 지난 해 윤정원 기획운영위원과 함께 토론토와 벤쿠버의 연구자와 의료인, 활동가를 만나 진행한 인터뷰와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캐나다의 임신중지 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캐나다 사례를 통해 보는 임신중지 비범죄화 2편에서는 캐나다의 의료보장 체계와 원칙, 유산유도제 도입 1년 만에 불필요한 규제 절차를 모두 폐지하기까지의 과정, 당사자의 동의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하는 상담과 정보 제공 과정 등을 다룹니다.
 
김정혜 연구위원은 셰어가 준비하고 있는「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에 관한 글을 썼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모성보호를 중심으로 한 법과 정책이 아니라 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이 필요한지 이야기합니다 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  은 모든 사람의 성∙재생산 권리와 건강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하여 꼭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담 코너 "무엇이든 물어보셰어" 9월 상담 사례를 소개해드립니다. 
보다 많은 분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 성과 재생산 건강에 관련한 질문들을 받고 관련 상담 내용을 소개하는 칼럼 형태의 코너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트랜지션에 대한 상담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성건강, 성관계, 피임, 임신, 임신중지, 성별 확정 케어(성전환, 트랜지션 등) 등 궁금하거나 고민되는 내용을 편하게 물어보시면 셰어의 기획운영위원인 최예훈, 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상담 내용 중 매월 하나의 상담 사례는 보내주신 분의 동의를 얻어 셰어의 이슈페이퍼를 통해 공유할 예정입니다.

그럼, 이번 호도 재밌게 읽어주시고,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들과 널리 공유해 주세요 :) 

[에브리바디 플레져랩] 
성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과정이 포괄적 성교육이다.

여성가족부의 성교육책 회수 사건을 보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포괄적 성교육’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어떤 투쟁이 필요한가를 드러내고 실천하는 것이다. 도대체 우리가 무슨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면 ‘포괄적 성교육’을 쟁취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포괄적 성교육’은 인권으로서의 교육받을 권리, 즉 교육받는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 모두 주체로서 인정받고, 때로 갈등하며 기존의 규범을 비판하고 대안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포함한다. 노동인권 교육이 노동자로서 주체성을 가지고 갈등관계를 이해하며, 부당한 억압에 맞서는 과정을 포함하는 것처럼 성교육 또한 그런 점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지금 성적 권리를 억압하고 침묵하고 역량을 박탈하는 세력을 투명하게 드러낸 것이 바로, 여가부의 나다움 책 전량 회수 사건이며 ‘조기성애화’라는 개념으로 포괄적 성교육을 공격하는 움직임이다.  

캐나다 사례를 통해 보는 임신중지 비범죄화 (2): 
공공의료 체계를 통해 무상으로, 안전하게 임신중지 지원하기

정부와 의료인은 임신당사자의 결정을 신뢰하고 특정한 조건이나 허용 여부를 따지는 대신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살핀다. 임신중지를 고려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회경제적 조건은 의료적 조치와 사회경제적 지원을 포함하여 당사자에게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고려된다. 당사자의 동의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하며, 상담 과정에서는 당사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방식으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각 병원이나 클리닉의 의료환경, 의료진의 기술, 시설 등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병원과 클리닉이 임신 전 기간의 임신중지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경우 타 병원이나 클리닉과 연계하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유산유도제에 관한 현장과 정책의 변화 과정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번 호에서는 이와 같은 보건의료 영역을 중심으로 캐나다의 사례를 살펴본다.

모성보호를 거부한다

임신에서 출산으로, 육아로 이어지는, ‘어머니 되기에만 집중하는 정책은 사람들이 생애 동안 직면하는 수많은 필요와 욕구를 놓친다. 여성들과 남성들, 그리고 이분법적 성별로 대표되지 않는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부모가 되는 것 말고도 많다. 자신에게 맞는 피임법이나 성매개감염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접근가능성을 확보하는 것, 원치 않는 임신을 하도록 강요당하지 않는 것,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면 안전하게 임신을 중단하고 사후 관리를 받는 것, 평등하고 안전한 관계를 맺는 것, 피임이나 성관계에서 실질적 협상력을 확보하는 것, 강요당하지 않고, 파트너와 함께 또는 혼자서 그리는 삶의 전망 속에서 자녀를 계획하는 것, 생식력 손상의 우려가 없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것, 나이나 장애, 언어의 제약 없이, 성과 재생산 관련 정보에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고 자신의 몸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는 것, 완경 이후의 건강 관리에 대한 정보와 서비스 접근가능성을 확보하는 것, 성과 재생산 관련 진료가 필요할 때 이용가능한 의료기관이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의료기관 이용에서 차별이나 낙인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 인구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않지만 건강한 삶을 위해 핵심적인 요소들이다. 

[무엇이든 물어보셰어] 9월호: 
트랜지션을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은 것 아닐까요?
  
지정 성별 여성의 의료적 트랜지션, 다시 말해 남성화 호르몬 치료(masculinizing hormone therapy)와 수술, 그리고 건강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할까요. 제가 보았던 한 사이트(https://genderqueer.me)에서는 트랜지션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 ‘트랜지션이란 자신에게 편안한 상태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모두가 다르게 느끼고 또 특수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지요. 사회적으로 견고한 성별의 벽을 넘나든다는 것은 결코 이상적일 수 없는 선택들 가운데에서 끊임없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곤란을 겪어야 하는 마치 목적지가 없는 여행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것이 곧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연속적이므로 트랜지션은 그 자체로 과정이자 목적지이고, 목적지는 정해진 것이 아니고 언제든지 변할 수 있지요. 따라서 가장 존중되어야 할 당사자의 결정이 무시된 채 법적인 성별변경 요건으로 성기 제거 수술을 강제하거나 성별을 재전환할 가능성이 없음을 명시한 진단서를 요구하는 것은 젠더에 대한 몰이해와 누군가의 삶 자체를 불가능하게도 만드는 매우 폭력적인 처사임이 틀림없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셰어” 상담 링크는 여기! https://forms.gle/NqDnTGc3iD9tP1cw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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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는 차별과 불평등을 없애고 재생산 정의를 실현할 법과 정책을 연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성 관련 건강, 피임, 임신, 임신중지, 출산, 성폭력 등에 관한 권리 상담과 의료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포괄적 성교육과 의료 가이드라인에 관한 정보와 교육 제공을 통해 보건의료, 
교육 현장을 바꿔나가기 위해 활동합니다. 
후원회원 분들께는 셰어의 활동 소식과 함께 셰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자료와 이슈페이퍼를 보내드립니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변화, 이 사업은 아름다운 재단의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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