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2020년 만족하시나요?
'인간 강혁진'은 513명의 구독자분들께서 함께 보고 계십니다. 님 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이 편지가 2020년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편지가 되겠네요. 저는 매년 연말, 연초가 되면 꼭 하는 일이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내가 한 해 동안 어떤 일들을 했고, 어떤 성취를 이루었는지 정리해봅니다. 일 년 동안 있던 일들을 한 번에 기억해내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스마트폰의 도움 없이는 말이죠. 우선 스마트폰의 사진첩을 열어봅니다. 한 해 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차례로 열어보며 누구를 만났고 어디를 다녀왔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브런치에 들어가 1년간 제가 남긴 글과 사진을 찾아봅니다. 그렇게 기억해 낸 일들은 하나씩 메모하며 아래 그림처럼 트리를 목록으로 만들어 봅니다. 많이들 사용하시는 마인드맵을 사용합니다. 저는 크게는 워크(일)과 라이프(삶)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주요한 성과들을 큰 분류로 묶었습니다.
그다음에 할 일은 브런치에 글로 써내려 가는 일입니다. 글에는 단순하게 ‘ㅇㅇ을 했다'라고만 쓰기보다는 어떤 배경으로 그 일을 하게 되었는지, 그 일을 해나가는 과정은 어땠는지, 그 일을 하고 난 뒤에는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등도 상세히 적습니다. 필요한 사진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진첩에서 하나씩 내려받아 함께 첨부합니다. 이렇게 하나씩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아래의 글로 한 해의 기록을 남겼습니다입니다. https://brunch.co.kr/@mfsaja/101
한 해를 정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무엇보다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3년째 해오고 있는 이 일은 만 하루가 꼬박 걸리거나 4~5시간씩 이틀이 걸리기도 합니다. 사진을 찾고 쓸 일들을 목록화하고 그때의 기억들을 떠올려 글을 쓰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누구에게 방해받지 않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자연스레 집이 아닌 곳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제주를 찾습니다. 제주에 내려가 며칠씩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한 해를 뒤돌아보는 일을 합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 하지만 서울과는 완전히 단절된 지역, 한 해를 정리하고 남은 시간에는 영감을 충전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과 자연이 있는 곳. 제주는 저에게 그런 공간입니다. 누군가는 ‘비용과 시간을 들여 굳이 제주를 가야 하느냐?’고도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전 ‘그럴 가치가 있다. 당신도 꼭 해보길 바란다'고 대답합니다. 한 해를 정리하며 내가 어떤 일을 해왔는지 복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해를 기록함으로써 내가 어떤 발자취를 남겨 왔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정리하지 않는 것들은 그대로 흘러갑니다. 기록으로 남아야 조금 더 선명하게 머릿속에 각인됩니다. 아무리 좋은 여행을 했어도 사진이나 동영상을 남기지 않으면 흐릿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남긴 발자취를 기억한다는 것은 앞으로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는 것과 같습니다. 시즌제로 이어지는 드라마도 이전 시즌의 이야기와 주제를 이어받아 다음 시즌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우리의 시즌도 어떻게 지나왔는지를 정리해야 다음 시즌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겠죠. 한 해를 정리하며 내년에 해야 할 일들 역시 노트에 마인드맵으로 그려가며 정리해두었습니다. 다음 주 부터는 명확하게 계획을 세워 추진해 나가려 합니다. 이 역시 올 한해를 구체적으로 마무리했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님도 지나간 한 해를 기록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코로나 때문에 한 해가 순삭되었다고는 하지만 찬찬히 뒤돌아보면 ‘내가 이런 일들도 했었어?’라며 놀랄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한 해를 정리할 때마다 생각보다 1년이 꽤 긴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곤 하거든요. 모쪼록 남은 며칠이 님의 2020년을 차분히 마무리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전 2021년, 내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 혼자 하기 힘든 분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모여 함께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다음 주 인간 강혁진을 통해 소식 전하겠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