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회는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일터와 삶터를 살아가며
평등과 존중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수많은 후원회원, 지지자들과 함께 길을 만들어왔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평등의 길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연결되어 왔고,
연결되기 위해 노력해왔는지를 풀어내고자 합니다. 

후원의밤 전까지 매주 2-3편,
전국의 여성노동자회와 연결된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어려운 이땅의 노동자의 삶은
희망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살았던 제 삶과 너무도 닮아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저 역시 기꺼이 웃으며 이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경득 님 퇴임식 영상 중




14년 간의 <평등의 전화> 상담 활동,
퇴임 이후로도 지속된 부산여성회와의 연결??!! 🙊

한 번 부산여성회 활동가는 평생 부산여성회와 함께한다!! 😍

퇴임 이후에도 부산여성회와 함께 하고 계신 '박경득 님'의 이야기를 만나보아요!

박경득 님은?
2001년부터 부산여성회 평등의전화 자원활동으로 시작해 소장까지, 14년 간 평등의 전화에서 상담활동을 했습니다그동안 수많은 여성노동자와 만나며 울고웃었습니다상담교육을 통해 그들을 만났고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법, 제도화와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토론회집담회를 매년 열기도 했습니다. 2014년, 오랜 활동을 마무리 하는 퇴임식을 가졌습니다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퇴임은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지금은 '직장내성희롱예방강사'로 활동하며 부산여성회와 지속적인 연결을 하고 있습니다.

Part 1. 부산여성회 × 박경득

Q.
박경득 님께서는 14년 간의 긴 활동을 마치시고도 계속 부산여성회와 연을 이어가고 계신데요, 정말 긴 인연이지요!! 😍 박경득 님께서 부산여성회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처음엔 자원 활동으로 시작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내 안의 어떤 열망에 의해 이끌렸던 것 같네요. 우연이라는 건 불가사의한 것이 아니라 결국 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었어요. 부산여성회와의 만남은 좋은 인연이었고 어쩌면 행운이기도 했지요. 사회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구조에 대한 문제 의식과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유일한 공간이었으니까요.

Q.
정말 멋진 만남이네요! 🥰 그런데 처음엔 자원 활동으로 시작해서 이후에는 평등의 전화 상담 활동을 하게 되신 거지요? 어떻게 평등의 전화 활동을 시작하게 되신 걸까요? 😮

자원 활동을 할 때 '박오숙 전 대표'를 만났습니다. 따뜻하지만 날카로운 사람이었어요. 70년대 ~90년대까지의 제 직장 이력을 보고 "평등의 전화 활동을 해 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무심하게 제게 던졌죠. 그 제안이 참 매력적이었어요. 강하게 권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제 자리 같았어요. 결국 그 무심한 꼬임(수법)에 넘어가 버린 거죠!! 😂

Q.
무심한 꼬임!! ㅋㅋㅋ 🤣 그렇게 긴 인연이 시작되었군요!
이후로는 14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평등의 전화 활동을 하셨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활동이 무엇이실 지가 정말 궁금해요!

아무래도 일을 시작한 첫 해가 기억에 남아요. 2001년 간접고용으로 전환될 위기에 처한 00공항공사의 중장년 여성 7명의 부당전직사건이었어요. 그곳에서 10년 이상 일한 여성 노동자들이었죠. 부당전보에 대응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일하는 여성노동자의 힘을 깨달았습니다.

햇병아리 시절에 부족하고 힘든 나에게, 그분들의 의지와 단단함은 오히려 제 정신을 번쩍 들게 했어요. 우리가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내담자들을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생계가 달린 일터에서 사용자와 맞서 싸울 수 있는 '강단', '내가 옳다는 신념'을 갖고 싸우는 내담자들에게서 역으로 용기를 배우고 위로를 받아요

함께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많은 조언과 참고자료 등을 활용해 중노위에서 부당 전보를 인정받고 복직 되는 과정은 그야말로 감동이었죠.
 
Q.
'우리가 내담자들을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내담자들에게서 역으로 용기를 배우고 위로를 받는다.'는 말이 정말 마음에 남습니다. 궁금해지는 게, 평등의 전화 활동을 통해 '나'의 삶이 변화한 점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활동 전에는 나의 문제는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살았어요하지만 활동하면서 다양한 곳에서 부당함에 대처하며 꿋꿋하게 그 한계를 헤쳐 나가는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그분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함께하는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세상과 삶에 객관적 시각을 갖고 상대를 타자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속에 있지만 혼자 있던 외톨이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

[사진 1] 2001년 평등의전화 송년회

Part 2. 성평등 노동 × 박경득

Q.
이제부터는 사실 조금 어려운 질문일 수 있는데요, 여성들에게 있어 노동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숨을 쉴 때 공기를 의식하지 않듯, 여성에게 노동이란 자연스러운 삶의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퇴직 후 많은 다양한 여성노동자를 만나면서 자립적이고 독립적인 온전한 삶의 확보는 노동현장에 있다고 느꼈습니다. 아무리 근사하고 그럴싸한 말을 해도 현장과 떨어진 말들에서는 공허함이 느껴졌어요. 노동이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현장에서 진짜 나를 찾는 과정이고, 자신을 만나며 삶의 기초가 단단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진 2] 2001년 비정규직 여성 권리 찾기 캠페인
Q.
여성에게 노동이란 자연스러운 삶의 부분이라는, 공기와 같은 것이라는 말은 정말 명언 같아요. 그렇다면 다른 질문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박경득 님이 생각하는 성평등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온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

성평등이란 말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예요여성들은 동일노동을 할 기회조차 갖지 못 해요비정규직 일자리만 돌면서 제대로 일을 배우거나 내 자리라고 애착을 갖고 일할 만한 자리를 배정받지 못 해요.

여성들이 존중받는 자리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면서 독립생계를 꾸려갈 임금을 받으면 좋겠어요또 성평등을 요구할 필요 없이 성평등이 온전히 우리 사회 기준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Part 3. 지속 가능한 연결 × 박경득


Q.
처음에 소개드렸다시피, 박경득 님은 평등의전화 퇴임 이후에도 부산여성회와의 연결을 계속 이어나가주고 계신데요, 😉 이렇게 긴 기간 동안이나 성평등 노동을 위한 길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가 궁금해집니다!

워낙 활동가들이 바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 고충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었어요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강사로 나가는 것은 계속 외부로 돌아다녀야 하는 일이라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일이에요말을 해서 많은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구요또 강의를 나가면 의외로 상담을 받게 되는 일도 많은데 '제가 좀 도와주면 좋겠다' 싶었죠퇴임은 했지만 부산여성회와 느슨하나마 끈을 이어가고 싶었고자기 공부도 되는 좋은 기회였던 거예요

평등의전화에서 일하면서 여성노동자들이 현장의 요구와 문제들을 외부에 알려내며 싸우는 과정에 늘 함께 했어요. 더디지만 조금씩 개선되고 변화되는 것을 체감하며 살았죠그게 저에게는 큰 힘이었어요현장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사진 3] 2013년 고용노동유공자 표창 수여
Q.
부산여성회와의 연결을 위해 계속 애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혹시 부산여성회와 지속 가능한 연결을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저는 이후로도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강사단 활동을 이어나갈 거예요. 부산여성회의 SNS등을 통해 다양한 활동 상황을 보며, 그 속에서 내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갈 거구요

그러기 위해서 부산여성회가 끊임없이 함께하는 이들에게 다양한 권유와 제안을 해 주길 바랍니다. 저 같은 이들이 주변에 많이 있을 거고 있어야 해요. 늘 함께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Q.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인터뷰였는데요.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건 개인적으로도 무척 궁금한 질문인데요! 혹시 선배 활동가로서 후배 활동가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

다양한 체험을 해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때론 샛길이나 안 가보던 길도 도전해보세요. 전혀 새로운 경험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고 삶의 자양분이 됩니다.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시고요


박경득 님의 퇴임식 영상 중,
어려운 이 땅의 노동자의 삶은 
희망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살았던 제 삶과 너무도 닮아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저 역시 기꺼이 웃으며 이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는 이야기는 모두에게 큰 울림을 주는, 무척 인상 깊은 말이었어요.
박경득 활동가님! 언제까지나 부산여성회와 함께 해 주실거죠? 😘


우리의 노동이 보편이 될 때까지, 평등과 존중이 가득한 삶으로 바뀔 때까지,
연결되어온, 그리고 앞으로 연결될 무수한 시간을 기대하며,
여성노동자회에서 온라인 후원의 밤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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